[서평] 백년가게 생존 비결은?... 장수 경영자 송치영의 '백년가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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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백년가게 생존 비결은?... 장수 경영자 송치영의 '백년가업'
  • 김흥수 기자
  • 승인 2022.01.06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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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경영인 송치영의 '백년가업' 신간 출간
'무엇'이 아닌 '어떻게' 하느냐가 백년가게 결정
세대 뛰어넘는 생존비결, ‘기본’에 충실한 자세
'백년가게’의 개념 정립에서 ‘백년가게’ 성공의 의미까지

‘백년가게’는 자신들만의 핵심기술과 비결로 장기간에 걸쳐 점포를 지속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대(代)로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가게를 말한다. 흔히 ‘명품’이나 ‘전설’, ‘노포’ 등의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고 백년기업, 장수기업, 가족기업, 강소기업 등의 개념어로 함께 불리기도 한다.

현장 경영인이 생각하는 백년가게의 비결을 담은 '백년가업'(작품미디어, 저자 송치영)이 출간됐다.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현재 가게를 운영중인 청년·소상공인에게 가업(家業)이 대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경영 노하우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거론한 국내외 백년가게(장수기업)들의 세대를 뛰어넘는 생존비결은 '초지일관(初志一貫) 자세'다. '기본'을 신념으로 삼고 성실하게 수행해 나가는 점포가 바로 백년가게라는 것이다. 여기서 기본은 ‘최상의 품질, 최고의 고객 서비스, 사회에 대한 선한 영향력’ 등 회사의 궁극적 경영 철학을 실현해가는 필수 조건이다. 

저자 송치영
저자 송치영

기본(기본기)에 충실한 그들은 좋은 재료로 명품을 만들기 위해 장인정신으로 최선을 다한다. 이렇게 이루어진 가게의 정체성을 대를 이어 계승한다. 백년가게를 찾는 소비자들은 제품과 서비스, 가게에 얽힌 사연(스토리텔링), 심지어 확장된 문화와 문화적 현상까지 공유한다. 소비자와 백년가게가 한 몸으로 얽혀지는 과정이다.

가게나 기업도 생애주기에 따라 명멸(明滅)하기 마련이지만 사람의 주기와 다른 점은 불멸(不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일생은 유한한 반면, 기업은 무한한 영속성을 가질 수 있는데 저자는 이를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무엇’이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고민 끝에 숙명처럼 받아들인 ‘무엇’이라면 결국은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사업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어떻게 하느냐’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사업에 대한 기본 철학과 본질을 명확하게 파악할 것을 조언한다. 사업의 기본 철학을 구현하는 것이 본업(本業)이라면 선택에 따르는 수많은 번뇌와 고민은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이런 수많은 생각 끝에 찾아낸 일이 결국 자신의 '천직(天職)'이 되고, 이렇게 정립된 천직이 시간을 이겨내고 구현된 모습이 ‘백년가게’이며,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계승돼 대대로 본업이 이어지면 ‘백년가업’이 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또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우선 자신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무슨 업종이, 어떤 분야가 자신에게 적합한지 냉정하게 따져보고,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곧,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하루라도 빨리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한다. 가업을 계승하는 일이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욱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데, 수많은 고민과 번뇌는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청년과 소상공인을 고려하며 책을 썼다는 저자는 1·2부와 부록으로 책을 꾸몄다.

1부는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돌아보는 백년가게'를 주제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백년가게에 대해 떠올리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백년가게의 조건과 국내유명 백년가게 25곳의 성공사례도 같이 실었다.

2부는 '또 다른 백년을 기약하는 백년가게'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해외 유명 장수기업의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백년가게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책 속의 책'이라고 명명된 부록에는 저자가 청탁받은 글들을 실었다. 

한편, 저자는 책의 끝에 ‘맺음말에 앞서’라는 지면을 시론(時論) 형태로 준비했다. 근본적으로 상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개발사업과 백년가게의 생존·보존에 대해 현장 경영인이 아닌 ‘백년가게국민운동본부’라는 시민단체를 이끌고 있는 시민운동가로서의 평소 소회를 풀어 놓았다. 신작 '백년가업'은 우리에게 사랑받던 백년가게가 말없이 스러져 가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단상을 절절하게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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