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식품결산] 합병·이물질·가격인상.. 식품업계 올해도 '다사다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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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식품결산] 합병·이물질·가격인상.. 식품업계 올해도 '다사다난'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12.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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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부자재·운송비 늘어난 영향… 연이은 가격인상
돌파구는 '신사업·M&A'… 선제적 대응 위한 모험
남양유업·던킨·파리바게뜨, 내부잡음으로 도마 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 이기륭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 이기륭 기자

올해 식품업계는 코로나 확산과 연관된 다양한 이슈가 주를 이뤘다. 지속된 코로나 사태로 야기된 곡물과 원재료 값 상승은 제품 가격인상으로 이어졌고, 미래 먹거리를 대비하기 위한 대체식품 발굴도 늘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사업 카테고리 확장이 눈에 띄었다. 이와 관련 인수합병, 신규 사업 진출 등의 소식을 전했다. 기업들도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남양유업은 '불가리스 사태'와 매각을 둘러싼 논란 속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또한, SPC는 민주노총 화물연대와의 마찰로 파리바게뜨 빵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이와 함께 던킨은 제조공장 비위생 제조 제보로 위기를 맞았으나, 해당 영상이 조작 의심 정황으로 논란을 벗었다. 

사진= 오뚜기.
사진= 오뚜기.

 

참을만큼 참은 가격인상... "원부자재·운송비 가격인상 영향"

식품 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식용유, 즉석밥, 라면, 제과 우유, 주류 등 주요 가공식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연초에 식용유 가격이 6~13% 인상됐고 햇반, 오뚜기밥 등 즉석밥의 가격도 7% 가까이 올랐다.

국내 대표 기호식품 중 하나인 라면과 우유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오뚜기가 13년만에 라면값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주요 라면 제조사가 모조리 가격을 올렸다. 10월에는 서울우유가 유제품 가격을 평균 5.4% 올리면서 매일유업, 남양유업도 가격을 올렸다.

연말에는 프랜차이즈 식품인 치킨, 햄버거, 피자 등 인상 도미노의 대미를 장식했다.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 중 BBQ를 제외한 교촌과 bhc가 올 하반기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1만원 이하 중저가 피자를 주력 판매해온 피자 프랜차이즈 피자스쿨은 1,000원, 롯데리아·노브랜드 버거 역시 메뉴별 가격을 올렸다. 롯데리아는 12월 1일부터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4.1% 인상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지난 2월에 제품 가격을 평균 1.5% 인상한 데 이어 올해에만 2번이나 올렸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이 이뤄진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코로나로 인한 운송비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소비자 부담을 우려해 가격을 동결해왔으나 비용 상승을 피할 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아웃백 스테이크. 사진= 이기륭 기자
아웃백 스테이크. 사진= 이기륭 기자

 

미래먹거리 '대체식품' 발굴·아웃백 인수한 'bhc', 투썸은 칼라일로

식음료 업계와 프랜차이즈 업계는 시장·환경 변화에도 적극 대응했다. 특히 대체식품 시장에 주목해 연구와 개발에 주력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코로나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M&A(인수합병)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대체식품은 식물 단백질을 실제 육류와 비슷한 식감과 맛이 나도록 가공한 식품이다. 코로나로 동물 복지나 환경오염 우려, 건강을 위한 채식주의 등 '가치소비'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대체육이 집중 조명됐다. 

CJ제일제당·신세계푸드·롯데푸드·동원·농심 등 식품 대기업들은 대체육을 신사업으로 설정했다. CJ제일제당은 플랜테이블(Plantable)이란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를 만들고, 비건 인증을 받은 100% 식물성 '비비고 만두' 제품을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서 출시했다. 농심도 올해 초 채식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을 내놓고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했다. 최근엔 비건 전문 레스토랑을 연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올해 투썸플레이스·아웃백·TGIF 등 프랜차이즈 업계는 인수합병(M&A)이 주요 뉴스였다. 특히 bhc그룹은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를 인수하며 패밀리레스토랑 사업에 나섰다. 또 다른 패밀리 레스토랑인 'TGI프라이데이스(TGIF)'도 매각됐다. 롯데GRS가 운영하고 있던 TGIF는 지난 7월 ‘매드포갈릭’ 운영사인 엠에프지코리아에 넘어갔다.

CJ푸드빌이 운영해왔던 투썸플레이스는 사모펀드로 넘어간 지 2년여만에 또 다시 주인이 변경됐다. 최대주주인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는 이달 세계 3대 사모펀드로 꼽히는 미국 칼라일그룹에 투썸플레이스를 1조원 수준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민 사과한 남양 불가리스 사태... 마녀김밥·던킨 이물질 '논란'

올해는 기업 내외에서의 잡음이 특히 많은 한해였다. 남양유업은 지난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발표로 인해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전개됐고, 결국 홍원식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퇴진을 발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홍 회장은 또한 남양유업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겠다는 내용도 알렸다. 하지만, 홍 회장은 돌연 매각을 최소한 채 현재까지 논란을 이어오고 있다. 

남양유업의 상식을 벗어난 행동은 매출 타격으로 이어졌다. 남양유업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줄어든 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손실은 230억원, 당기순손실은 159억원에 달했다. 

SPC그룹은 노조와 갈등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 파리바게뜨지회는 지난 9월 과도한 운송량 개선과 배선노선 조정 등을 요구하며 빵·재료 운송을 거부했다. 또한, 민주노총 측은 한국노총 소속 기사들과 서로 짧은 배송 코스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대립했다. 이와 관련 SPC는 하도급법 위반을 이유로 개입하지 않았다. 민주노총 측은 '노동조건 개선'을 내세우며 40여일간 파업을 벌였고, 이에 대한 피해는 오롯이 SPC와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입어야 했다.

던킨 제조공장 위생실태 제보 영상. 사진= 식약처.
던킨 제조공장 위생실태 제보 영상. 사진= 식약처.

올해도 식품업계는 이물질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7월 성남시 분당구의 프랜차이즈 '마녀김밥'에서는 200명이 넘는 고객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으며, 8월에도 고양과 파주의 김밥집에서 식중독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어 지난 9월엔 던킨의 도너츠 생산공장 위생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을 적발,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던킨은 제보 영상에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최근 영상 제보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푸드는 비위생적인 공장 내부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업체는 이후 퇴사한 직원의 악의적인 제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반박했으나, 식약처 조사 결과 '식품위생법' 등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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