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보단 안정"... 실적부진 홈쇼핑 대표 전원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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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보단 안정"... 실적부진 홈쇼핑 대표 전원 유임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12.29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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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전반에 걸친 인사 칼바람과 대조
모바일·온라인 밀리고, TV시청자 줄고
홈쇼핑 4사4색 라이브방송 차별화 안간힘
사진= 롯데홈쇼핑
사진= 롯데홈쇼핑

홈쇼핑 4사(롯데, GS, 현대, CJ) 대표들이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모두 유임됐다. 유통 전반에 혁신과 위기극복을 내세우며 칼바람이 불었던 것과 대조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치뤄진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양사 홈쇼핑 대표들이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7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합병하며 새로 출범한 GS리테일의 각자 대표인 김호성 홈쇼핑 사장도 이달 인사에서 자리를 유지했다. 더불어 27일 진행된 CJ그룹 임원인사에서 허민호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이사도 연임에 성공하며 홈쇼핑 4사 대표 모두가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유통 산업 전반에 걸쳐 위기의식이 고조되며 혁신과 변화를 이유로 대거 물갈이가 된 것과 대조되는 현상이다. 

업계는 교체로 인한 변화보다 안정이 우선이라는 의식이 팽배한 것을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 홈쇼핑 산업은 초기 케이블 TV의 부흥에 힘입어 연평균 50%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모바일, 온라인 등에 밀리는 형국이다. 

지난해 코로나 장기화로 '집콕'이 늘면서 반짝 실적을 반등시켰만 올해 다시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뒷걸음쳤다. 같은 기간 현대홈쇼핑 영업이익은 1008억원으로 9%, GS홈쇼핑은 전년보다 27% 줄었다.

이러한 홈쇼핑의 추락은 시대가 변하면서 TV를 보는 사람이 감소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포털에 따르면 TV홈쇼핑사의 채널로 사용되는 유료방송 가입자 비율은 2019년 97%에서 지난해 92% 수준으로 줄었다.

 

생존 위기 홈쇼핑, 라방 승부수

'위드 정길환 골프' 방송 이미지. 사진= 롯데홈쇼핑
'위드 정길환 골프' 방송 이미지. 사진= 롯데홈쇼핑

이번에 자리를 지킨 홈쇼핑 대표들은 라이브 커머스에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홈쇼핑사 매출은 TV에서 모바일로 넘어갔다. 정보통신정책 연구원이 발표한 TV홈쇼핑 구매 매체별 비중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모바일 비중이 72%를 차지했다. TV 주문은 19% 수준이다.

주요 홈쇼핑사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라이브 방송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쇼핑라이브' 3주년을 기념해 '라이브 방송+콘서트'를 결합한 이색 방송을 선보였다. 

CJ온스타일은 올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에서 자체 브랜드 전용 프로그램을 처음 선보였다. PB 전용 프로그램인 '더엣지 라이브쇼'의 고품질 방송 제작을 위해 전용 모바일 스튜디오를 만들고 신규 영상·음향 기술 장비도 도입했다.

GS샵도 라이브커머스 제작 대행 서비스 '문래라이브'를 통해 G마켓·아프리카TV와 함께 크래프톤의 신작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론칭 기념 라이브커머스 방송 콘텐츠를 제작했다. 

롯데홈쇼핑은 예능형 라이브커머스 '불라방'과 협업해 트렌드 상품을 발굴하고 모바일 생방송까지 진행하는 등 신규 콘텐츠를 강화했다. 또한 국제 공인 전문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한 '정길환 프로'와 함께 골프 입문자를 대상으로 수준 진단·레슨까지 진행하는 예능형 모바일 콘텐츠 '위드 정길환 골프'를 론칭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했어도 대표들을 연임시킨 것에는 누가 와도 홈쇼핑 사업의 어려움을 타개하는게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일 것"이라며 "내년에는 연임된 대표들이 올해 진행한 라이브 커머스에 더욱 힘을 주며 위기 극복에 애를 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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