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잡나 했더니 '아, 오미크론'... 1위 도전 테라, 내년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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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잡나 했더니 '아, 오미크론'... 1위 도전 테라, 내년도 불투명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12.2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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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테슬라' 신조어 만들며 매출 날개
코로나 악재로 유흥시장 판매 '빨간불'
성장 정체되며 '오비맥주 넘기' 전략 차질
홈술 트렌드에 마케팅 전략 대대적 변화 예상
테라 제품 이미지. 사진= 하이트진로
테라 제품 이미지. 사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출시 이후 돌풍을 일으키며 맥주 1위 카스를 거세게 추격했지만 코로나 악재에 주춤한 모양새다. 맥주 1위 탈환은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1위 카스 위협했지만... 코로나 암초 만나

하이트진로가 2019년 3월 처음 내놓은 '테라'는 초록색의 독특한 패키지와 특유의 청량감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대표 소주인 참이슬과 어우러진 '테슬라(테라+참이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판매 신기록을 써나갔다.

이러한 테라의 인기에 10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OB맥주 '카스'의 아성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출시 1년만에 코로나라는 암초에 걸린 상황이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초기 유흥시장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유흥 시장이 위축되며 전체 맥주 소비량이 줄어든 것이 테라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그 속에서도 점유율을 높여가며 카스를 위협한 것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 전체 판매량은 2019년대비 12% 증가했다. 특히 테라는 105%로 대폭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테라의 유흥 중병(500ml) 기준 강원·충청 지역은 2019년 대비 87.9%나 성장했으며, 부산·울산 지역 역시 85.2% 성장률을 기록했다. 가정 시장에서도 전체 23% 이상 판매가 증가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가정용 맥주 점유율은 발포주 포함시 오비맥주 49.5%, 하이트진로 32.9%로 조사됐다. 발포주를 제외하면 오비맥주는 52.7%, 하이트진로 26.7%로 더 큰 격차를 보인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각각 '필라이트', '필굿' 발포주를 판매하고 있다. 맥아가 10%미만인 경우 기타주류인 발포주로 분류된다. 맥주와 맛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격이 저렴해 하이트진로가 처음 '필라이트'를 출시했을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반 소비자들은 발포주도 맥주로 인식하고 있어 이를 점유율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유흥시장과 가정용 시장을 포함한 전체 맥주 시장점유율은 2018년 31.0%, 2019년 35.0%, 2020년 40.0%로 매년 꾸준히 4~5%가량 증가해왔다. 업계는 하이트진로가 오비맥주의 60%대 점유율을 무너뜨린만큼 곧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오비맥주는 테라와 같은 초록색 병의 '한맥'을 출시하고, 카스를 투명병으로 교체하는 '올뉴 카스'까지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사라진 연말 대목... 가정용 시장 집중

테라는 코로나에도 기세 좋게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2년이나 지속된 유흥시장 부진과 연말 오미크론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맥주 1위는 내년으로 미뤄야 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주류 소비가 가장 높은 연말에 만난 오미크론이 하이트진로에겐 야속하기만 하다. 서울지방종합주류도매업협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주류도매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3.1% 감소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조 8,423억원에 달하던 연매출이 지난해 1조 4,160억원까지 줄었다. 올 3분기까지의 매출은 8,568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6% 쪼그라들었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에 따르면 휴·폐업한 업체도 30여개에 이른다.

코로나 확진자 폭증으로 인한 거리두기 강화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류 판도는 유흥시장에서 가정용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가정용 시장에서 아직까지 강세를 보이는 카스의 독주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맥주 업계 관계자는 "집콕, 홈술 트렌드가 다시 부상하면 소비자들은 익숙한 제품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오랫동안 마셨던 카스를 먼저 찾게 되고, 테라의 추격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오미크론과 거리두기 강화로 연말 상권 마케팅은 예정한 것보다 줄이는 분위기"라며 "대신 가정 시장 채널에서의 판매 비중이 늘고 있어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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