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AI가 식품 속 이물질 잡아낸다... '초분광 기술' 정확도 99%"
상태바
[스타트업人] "AI가 식품 속 이물질 잡아낸다... '초분광 기술' 정확도 99%"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12.24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물질 검출 AI 솔루션, '엘로이랩' 유광선 대표
초분광 기술 활용, 자동으로 이물질 골라내
해외 진출 우선, 다른 산업으로 확장 목표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대신하는 것"
엘로이랩 유광선 대표. 사진=시장경제DB

"인공지능과 초분광 카메라를 이용해 식품 공정 중 발생하는 이물질을 검출함으로써 소비자에게는 더욱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고, 근로자들에게는 보다 편리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식품 공장에서 이물질을 선별하는 일은 먹거리 안전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기업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이물질 혼입을 막고 있지만 확인이 쉽지 않아 불안감을 안고 사는 것이 현실.

식품 이물질 혼입 사례는 매년 끊이지 않는다. 식약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식품 내 이물 신고는 2018년 3,061건, 2019년 3,898건, 2020년 4,044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이러한 제조업계의 문제를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해결한 기업이 있다. 빛의 보이지 않는 스펙트럼까지 감지해 물질의 특성을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한 엘로이랩이 그 주인공이다. 

엘로이랩의 '인공지능(AI) 초분광 솔루션'은 빛의 보이지 않는 스펙트럼까지 감지해 물질의 특성을 분석하는 초분광 기술에 인공지능을 결합해 제품의 변질, 변형상태 등을 검출한다. 기존에 운영되는 검출 시스템들보다 더 정확한 시각적 분류가 가능하다. 현재까지 검출 정확도는 99%이며, 실시간 검출이 가능해 근로자들이 수작업으로 하는 속도보다 3배 이상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 대기업 식품회사를 비롯해 중소기업, 해외 등 많은 곳에서 주목하는 스타트업이다. 

엘로이랩 유광선 대표. 사진= 이기륭 기자.
엘로이랩 유광선 대표. 사진=시장경제DB

엘로이랩 유광선 대표는 한국, 중국, 베트남 등 많은 제조업 현장에서 연구개발 업무를 해온 인물이다. 그는 자동화 기술로 해결 안되는 공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한다. 사람의 육안 검사는 오류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은 업계 공통의 고민이기도 했다. 

유 대표의 고민은 엘로이랩 창업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벽은 높았다. 개발 완료 후 고객사 한 곳을 어렵게 확보해 PoC(시장에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성능을 검증하는 것)단계까지 갔지만, 상용화 문제에 부딪혀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도 했다. 새로운 기회가 열린 것은 초분광 기술을 접하게 되면서다. 유 대표를 만나 어떻게 상용화에 성공했는지 들어봤다.

- 엘로이랩은 어떤 기업인가.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세상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제조업의 문제들을 인공지능으로 해결하기 위해 창업한 산업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이다."

AI 초분광 솔루션은 인공지능과 초분광 카메라를 이용해 식품 공정 중에 발생하는 이물질을 검출하는 솔루션. 사진= 이기륭 기자.
AI 초분광 솔루션은 인공지능과 초분광 카메라를 이용해 식품 공정 중에 발생하는 이물질을 검출하는 솔루션. 사진=시장경제DB

- 엘로이랩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AI 초분광 솔루션'이 쉽게 이해되지는 않는다.

"우리의 'AI 초분광 솔루션'은 인공지능과 초분광 카메라를 이용해 식품 공정 중에 발생하는 이물질을 검출하는 솔루션이다. 

초분광 기술이란 빛을 많이 분리해 물질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빛 안에 있는 스펙트럼에는 물질의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초분광 기술에 우리가 직접 개발한 인공지능을 적용해 이물질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 AI 초분광 솔루션을 생산 라인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나.

"식품 공장의 원료 선별 공정에 기계 설비 형태로 돼 있는 엘로이랩 솔루션을 도입해 접목한다.

현재 식품 공장에서는 대부분 자동화가 잘 돼 있지만, 이물질을 골라내는 원료 선별 공정에는 자동화가 돼 있지 않다. 기술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수작업으로 작업자들이 이물질을 선별하고 있다. 우리는 이 부분을 인공지능으로 해결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15일 엘로이랩의 유광선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시장경제DB
15일 엘로이랩의 유광선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시장경제DB

- 솔루션의 분석 시간과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검출 정확도는 약 97.6 ~ 99% 정도이다. 검출 속도는 최대 FPS 80으로 실시간 검출 가능한 수준이다. 작업자들이 수작업으로 하는 속도보다 3배 이상 빠르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 국내 어떤 기업들과 협업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비밀유지협약(NDA)이 돼 있어 구체적으로 기업 이름을 공개 못 하는 점 양해 바란다. 현재 7곳의 기업과 협업하고 있고, 다양한 공정에 적용돼 있다. ▲O사 잼류 이물 선별 ▲O사 그래놀라 재료 이물 선별 ▲C사 소시지 재료 이물 선별 ▲ D사 어묵 탄화물 선별 ▲H사(A) 계육 이물 선별 ▲K사 쥐포 이물 선별, 육포 수분 함량 측정 ▲H사(B) 게맛살 이물 선별 등이다. 최근에는 식품 산업 외에 다른 제조업에서도 문의를 받고 있다."

- 비파괴검사를 원하는 다른 분야에서도 니즈가 많을 것 같다. 식품 제조사 외 주시하고 있는 시장이 있나.

"식품 시장 이외에 육안으로 구별이 어려운 다양한 판정 시장에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든다면 플라스틱을 분류하는 리싸이클링 시장, 질병을 진단하는 의료 분야, 생육 상태를 체크하는 농업 분야, 불량을 선별하는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분야, 화학 성분을 확인하는 제약 분야 등으로 확장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제조업의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시장경제DB
유 대표는 "제조업의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시장경제DB

- 향후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단기적인 계획과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 단기적인 계획으로는 제품 고도화와 안정화 이후 솔루션을 SaaS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 목표로 하는 구매 계약 성과를 가지고 내년 하반기에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할 것이고, SaaS 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팀 빌딩을 할 예정이다. 이후 식품 시장의 해외 진출과 식품 산업 외 다른 산업으로의 확장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계획은 제조업의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는 결국 노령화로 인해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이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분야 중 하나는 제조업이 될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가로채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노동력을 대신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 기술이 지닌 가치에 대해 설명해달라.

"인공지능으로 사람들을 돕는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 현재의 기술이 작은 한 부분일지라도 영향력은 많은 사람에게 전달된다.

사람들은 내가 먹는 음식이 안전한가에 대해서 걱정을 한다. 우리 솔루션을 통해 안전하고 깨끗한 식품을 공급 할 수 있도록 돕겠다. 식품 이물질 검출뿐만 아니라 아직도 많은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하고 있는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재활용 분류 문제라든가 기존 제조 공장에서 사용되는 머신 비전과 비파괴 검사 산업에도 확장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