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통통] 50년 넘은 재래방앗간, 온라인몰 열자 매출 400%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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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통통] 50년 넘은 재래방앗간, 온라인몰 열자 매출 400% '껑충'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1.12.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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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신화 쓴 부산 망미중앙시장 '대현상회'
코로나 타격에 온라인·오프라인 판로 개척
투박했던 디자인... ‘예쁜 참기름’으로 탈바꿈
‘저온 압착 방식’으로 기존 참기름 품질 높여

<편집자주>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은 전통시장·소상공인들에게 큰 타격을 줬다. 한 때 인파로 북적였던 우리네 전통시장은 발길이 뚝 끊기며 혹한의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위드코로나' 시행과 더불어 그동안 억눌려있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전국 방방곡곡 전통시장들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시장경제신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의 콘텐츠 제휴를 통해 '시장통통' 코너를 새롭게 연재한다. 점차 다변화하는 소비시장에 대응해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를 발굴·소개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이 코너가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소상공인·전통시장에 한 줄기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산 망미 중앙시장. 사진=수영구 공식 블로그
부산 망미 중앙시장. 사진=수영구 공식 블로그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고민, 온라인 진출로 이어져

1980년부터 한자리를 지켜 온 망미중앙시장. 부산지역 주민들에게 추억의 향수를 전해주며 한자리를 거뜬히 지켜 온 망미중앙시장이지만 기존 고객층이 고령화되고 코로나로 인해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주로 어르신들이 농사지은 깨를 가져와 참기름을 짜거나 곡식을 빻는 대가로 삯을 받는 방앗간의 타격은 더욱 컸다. 

망미중앙시장에서 50년 넘게 운영되고 있는 재래 방앗간, 대현상회는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현재 망미중앙시장 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비중은 약 80%로 연 매출 400% 성장이라는 성공을 거뒀다.

대현상회 2호점 전경.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공식 블로그
대현상회 2호점 전경.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공식 블로그

대현상회의 전통 방식은 50년간 할머니에서 아들로, 다시 딸로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는 딸인 대현상회 한아름 실장이 운영을 돕고 있다. 그동안 부모님이 장사로 고생하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가게를 하루빨리 접고 쉬셨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아름 실장은 가업에서 미래를 내다봤다. 50년간 유지돼 온 대현상회는 나름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고 “추억 속의 가게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하는 설렘으로 다시 찾는 고객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나선 고객들에게 항상 같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며 다시 한 번의 추억으로 쌓일 수 있길 바라는 마음. 그 마음으로 한아름 실장은 온라인 시장에 도전하며 자신들의 역사를 소신껏 계승한 마케팅을 시작했다.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대한상회 제품. 사진=소진공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현상회 참기름 제품. 사진=소진공

 

투박했던 디자인... ‘예쁜 참기름’으로 탈바꿈

시장 제품은 투박하고 예쁘지 않지만 인심이 좋고 양이 많다는 점이 기존의 특징이었다. 그러나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자신만의 취향을 따지는 2030 젊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디자인과 구성에 신경 썼다. 그 덕분에 ‘예쁜 참기름’으로 인식되어 선물용이나 답례품으로 많이 찾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 고객들은 대형 브랜드 제품이 아닌 전통시장 방앗간에서 갓 짠 참기름을 택배로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코로나 이후 ‘건강, 안전, 환경, 행복, 가족’ 등에 가치를 중시하는 현상이 강화되면서 이젠 비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건강과 안전을 생각해 지갑을 여는 소비, ‘가안비’를 따진다는 것. 이런 사회적인 변화와 맞물려 대현상회의 참기름은 가족들의 건강을 위한 까다로운 선택이라는 인식이 만들어졌다.

대현상회 간판. 사진=망미중앙시장 홈페이지
대현상회 간판. 사진=망미중앙시장 홈페이지

그래서 한아름 실장은 ‘건강’을 우선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저온 압착 방식’을 도입해 기존 참기름의 품질을 높였다. 또한 ‘생들기름, 생참기름, 검은깨 참기름’ 등 새로운 제품을 개발했다. 1~2인 가구를 위해 기존 300~350ml 제품에서 180ml의 소용량 제품도 출시해 시대적 변화에 따른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했다.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대현상회는 부산시 전통시장 우수상품 전시회와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주최한 부산역 상생 마켓 등에 나서며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했다. 소상공인들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알게 되면서 다양한 판로를 알게 됐다. 온라인 진출을 통해 전국에서 판매되다 보니 다양한 고객층을 형성했다. 

한아름 실장은 “고객이 남기는 리뷰에 일일이 답하며 제품 사용 후기들을 분석하고 사용방법을 알려주거나 고객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제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현상회의 입소문난 참기름은 SNS를 비롯해 언론 매체에 소개되며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브랜드 로고를 제작해 굿즈를 출시하는 한편, 제품 구매가 아니더라도 소비가 가능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한류 콘텐츠의 일환으로 아마존과 쇼피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 중이다. 한아름 실장은 대현상회만의 변화가 아니라 부산 전통시장의 변화를 국내를 넘어 세계에 전하고 싶은 꿈을 밝혔다.

"대현상회의 제품을 온라인에서 알게 된 고객 분들이 다시 망미중앙시장을 직접 찾아와서 다른 가게의 제품도 구입하면 좋잖아요. 그래서 망미중앙시장이 살아나고 지역 상권, 부산 전통시장이 살아나면 좋겠어요."

글·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리=유경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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