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달랑 350원"... 더블유게임즈 개미들, 법원에 장부열람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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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달랑 350원"... 더블유게임즈 개미들, 법원에 장부열람 신청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12.15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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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연합 "회사 대표와 임원들, 주주 신뢰 잃어"
보유지분 비율 입증 서면 추가, 법원에 신청서 제출
"회사 영업익 큰 폭 성장 불구, 배당 지나치게 인색"
"3년간 주당 배당 350원... 이사들은 성과급 잔치"
"자회사 거듭된 상장 연기 불구, 담당 이사 성과급 396%"
주주들, 김가람 대표 법인카드 내역도 공개 요구
회사 측 "김 대표, 법인카드 있지만 거의 쓰지 않아"
더블유게임즈 본사앞에서 트럭시위를 하고 있는 소액주주연대. 사진=시장경제DB
더블유게임즈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하고 있는 소액주주연대. 사진=시장경제DB

자회사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의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더블유게임즈가 주주들과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회사 소액주주들은 "지속적인 성장으로 임원들은 300% 성과급을 받았지만 주주 배당금은 3년간 350원으로 고정돼 있다"며 회계장부 등 열람을 요구했다. 열람을 요구한 장부는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DDI 나스닥 IPO 관련 회의록 등이다. 일부 주주들은 김 대표가 회사 공금을 횡령한 의혹이 있다며 법인카드 내역을 열람 대상 장부에 포함시켰다. 

더블유게임즈 소액주주연합은 '장부 열람·등사 요청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주주연합은 "사측의 주주정책 부재로 주주들 이익이 침해됐다"며 신청 이유를 밝혔다. 

앞서 주주들은 올해 10월 사측에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열람을 요청할 수 있는 주식지분 보유 사실 등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추가 서류 제시를 요구했다. 주주연합은 주식 보유 현황 등을 입증하는 서면을 추가해 법원에 신청서를 냈다. 

주주들이 열람을 요구한 장부는 ▲김가람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의 법인카드 내역 ▲경영진 성과 평가 방식 관련 내역서 ▲접대비 명세서 ▲업무용 승용차 운행일지와 관련 비용 명세서 ▲DDI 나스닥 IPO 관련 내부 결재 서류와 회의록 ▲현금성 자산 상세 운용 내역 ▲외화 환전 관리 내역서와 규정 ▲M&A와 주주연대 요구사항 관련 회의록 등이다. 
 

주주들 "이사 성과급 300%... 주주 배당금은 고작 350원"

소액주주연합 측은 "실적 성장에도 배당금은 상승하지 않았으며 임원 성과급만 올랐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DDI 나스닥 상장 연기 전 일부 임원들의 주식 매도 의혹도 제기했다.

더블유게임즈는 2015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매출은 456억원, 영업이익은 32억원이었으며 공모가는 6만5000원이었다. 코로나 확산으로 미국 내 카지노 영업이 금지되며 온라인 소셜 카지노 게임 업계는 되레 실적이 크게 증가했다. 

더블유게임즈 연결기준 실적은 ▲2018년 매출 4830억원, 영업이익 1358억원, ▲2019년 매출 5138억원, 영업이익 1546억원 ▲2020년 매출 6582억원, 1942억원이다.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 24%, 25% 상승했다.

주주들은 "회사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은 3년 동안 350원으로 고정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주들은 "배당금과 달리 임원들은 스톡옵션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차익을 실현했으며, 임원진 성과급은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임원 상여금 기준을 연봉의 0~200%로 정했다. 지난해 임원 성과급은 ▲A부사장 급여 4억원, 상여금 5억9300만원(연봉의 148%) ▲B이사 급여 2억8000만원, 상여금 4억1800만원(연봉의 149%) ▲C이사 급여 1억6700만원, 상여금 6억6200만원(396%) 등이다. 김가람 대표는 배당금 외에 연봉과 성과급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에 따르면 C이사는 DDI 신규사업기획팀 책임이사다. DDI는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던 중 한차례 일정을 연기했으며, 올해 다시 일정을 연기하면서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주주연합은 "DDI의 거듭된 상장 연기와 관련돼 C이사는 책임을 지기는커녕 오히려 막대한 성과급을 챙겼으며, 상장 연기 직전 자기 주식을 매도한 사실도 있다"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연합 측은 최근 더블유게임즈 측이 공개한 주주환원 정책 역시 김가람 대표의 이익을 위한 결정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더블유게임즈는 배당금 확대에 초점을 맞춘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공시했다. 공시 내용을 보면, 올해부터 2023년까지 배당금을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최대 25% 이내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주주연합 관계자는 "개인주주들이 요구한 환원정책은 배당이 아닌 무상증자, 자사주 매입 등"이라며 “배당정책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김가람 대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소송은 주주가치를 외면하는 국내 상장사들에 대한 소액주주 운동의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 "김가람 대표 법인카드 사용량 적어... 배당금 고정은 M&A 때문"

더블유게임즈 측은 주주들의 장부 열람 요청에, "소장 수령 후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가람 대표와 임원들의 '횡령' 의혹은 적극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김가람 대표에게 발급된 법인카드는 없다"며 "3년간 배당금이 고정됐던 이유는 M&A와 부채 상환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상장 후 2년만인 2017년 소셜 카지노 제작사 DDI를 95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인수대금 대출 이자와 원금 상환에 집중했으며 올해 DDI의 나스닥 상장과 함께 대출금을 전부 상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DDI 상장 이후 배당에 대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기준 더블유게임즈의 영업활동현금흐름 규모는 약 200억원 수준으로 올해도 작년과 동일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당금 규모 역시 약 6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4배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더블유게임즈는 기사 보도 후 15일 김가람 대표 법인카드에 대한 입장을 정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확인해보니 (김가람 대표가 사용하는) 법인카드는 발급됐으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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