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5분 뒤 비번 자동변경... 보안 극대화 '스마트 도어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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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 "5분 뒤 비번 자동변경... 보안 극대화 '스마트 도어락'"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12.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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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키위스마트락 대표
도어락 본질인 '보안' 집중... 차별화 전략 성공
설립 2년 만에 매출 30억... 해외 비중 50%
고정형 비밀번호 방식 '취약한 보안' 맹점
스마트폰 OTP 프로그램, 도어락 적용
5분 뒤 비번 자동 변경... 보안 성능 획기적 개선
지문 남지 않는 특수 재질로 코팅... 안전성 강화
김도현 대표. 사진=시장경제DB
김도현 대표. 사진=시장경제DB

은행에서 일하는 K는 퇴근후 돌아온 집에 도어락이 반쯤 열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불안감에 비밀번호를 바꾸고 집으로 들어간다. 그날밤 누군가 도어락을 여는 소리에 K는 잠에서 깬다. 현관문 밖에 있는 누군가는 미친듯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K는 밤새 공포에 떤다.

2018년 개봉한 영화 '도어락'의 한 장면이다. 이 작품은 거대화된 사회구조 속에서 고립된 개인의 일상 속 불안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했다. 영화에서 도어락은 외부의 침입 혹은 개입으로부터 개인의 일상을 지키려는 현대인의 방어본능을 상징한다. 

영화 개봉과 비슷한 시기에 김도현 대표는 스마트 도어락을 개발, 제조하는 키위스마트락을 설립했다. 일회성 비밀번호를 발급하는 OTP(One Time Password) 기능, 키패드 지문 도용 방지 기능 등 보안에 최적화된 도어락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설립 2년 만에 연 매출 30억원을 넘어서면서 자립 기반을 확보했다. 연 매출 30억원은 초기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탈을 비롯한 외부 투자자의 도움 없이, 자체 제품 경쟁력만으로 경영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국내 도어락 시장은 전형적인 레드오션 영역이다. 중국와 동남아국가에서 제조돼 라벨만 바꾼 2~3만원 대 저가형부터 편의기능을 대폭 강화한 수십만원 대 고급형까지 다양한 제품이 출시돼 있다. 그러나 도어락의 보안 성능에 대한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 고급형 제품들도 '보안'보다는 '편의'에 중점을 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회사만의 차별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출범 당시부터 도어락 본래의 기능인 '보안'에 집중했다. 그 전략은 높은 구매 만족도로 되돌아왔다. 특히 일회성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OTP와 지문 도용 방지 기술을 도어락에 적용한 김 대표의 전략이 주효했다. 

김도현 대표는 세계 3대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앤드컴퍼니 출신이다. 이곳에서 글로벌 IT 기업의 사업 전략을 자문하던 그는 미래 주거방식의 혁신적 변화 흐름에 관심을 가졌다. 특히 김 대표는 새로운 주거 트랜드의 필수 아이템 중 하나로 도어락을 주목했다. 

키위스마트락 제품이 키워드는 '안전'과 '보안'으로 정리할 수 있다. 스마트론 OTP 기능을 적용한 이 회사 제품은 5분 단위로 비밀번호가 변동돼, 보안성을 극대화했다. 비밀번호가 5분 단위로 변동되기 때문에 비밀번호 유출에 의한 침입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특수 가공한 폴리카보네이트로 키패드를 코팅, 지문이 남지 않는다는 점도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키 발급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개발 중인 디지털 키 발급 시스템은 국내외 도어락 시장에서 큰 차별점이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R&D 투자와 연구를 통해 더 많은 시장에서 보안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질의 응답 주요 내용이다. 

사진=키위스마트락 홈페이지
사진=키위스마트락 홈페이지

- 도어락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2008년 컨설팅펌 재직 시절 미래 주거방식의 변화를 관심 있게 살펴봤다. 향후 이 분야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했다. 주택 자동화의 시작과 끝이 되는 '문'을 컨트롤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스마트락’을 기획하게 됐다. 2018년 창업해 제품을 선보였다.
 

- 도어락에 적용된 OTP 기능이 인상적이다. 이런 기능을 고안한 이유가 있나?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세계 1위다. '스마트폰'과 '도어락'을 연결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실생활에서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집을 비운 사이 친인척들이 집을 방문하거나 외부인이 청소를 위해 가정을 방문하는 경우 등 도어락의 비밀번호가 유출될 위험은 곳곳에 상존한다. 집을 매도하는 경우 부동산업자가 매수 희망자와 방문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기존의 고정형 비밀번호 방식 도어락은 본인이 비밀번호를 변경해야만 하는 불편이 따른다. 반면 OTP형 도어락은 이런 위험을 사전 차단할 수 있다.

OTP를 통해 생성된 비밀번호는 단 5분 동안만 유효해, 추가 비밀번호 변경과 같은 불편이 없다. 실제로 'OTP 간편 초대' 기능은 개인뿐 아니라 공유 오피스, 공유 숙박업체 등에서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 지문이 남지 않는 스마트 도어락을 개발했다고 들었다. 어떤 재질을 사용했나?

도어락의 불안전 요소 중 하나는 키패드를 통한 지문 채취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지문이 잘 남지 않는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한 특수 재질을 활용했다. 100% 지문을 남기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지문이 잘 묻지 않아 보다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 B2B에서도 매력적인 사업으로 보인다. 협업 진행 중인 기업이 있나?

회사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하면 도어락 개폐시마다 출입 이력이 기록된다. 기업에서 활용한다면 편리하게 구성원 출입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호텔에서도 예약 정보를 기반으로 객실의 도어락에 임시 비밀번호를 발급해 주는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관리가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도어락을 사용하면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공간 관리가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면 무인화 시스템 구축에도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본다.

- '키위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도어락 설치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는데 설명 부탁한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프로그램으로, 제품 설치 교육은 물론 유니폼과 전동드릴 등 장비를 무상 지원한다. 빠르고 정확한 설치를 위해 활동 시작 후 최대 5회까지 본사 직원이 동행한다. 월 1회 정기 미팅을 통해 판매 노하우 등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지고 있다. '세컨드 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모집 인원을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기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나?

키위스마트락은 일본, 홍콩, 미국, 태국 등 25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했다. 특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50% 이상은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디지털 도어락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 시장의 경우 B2C 판매보다는 기업 간 거래를 통한 B2B 판매 시스템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성격에 맞는 마케팅을 진행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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