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식품 뮤지엄] 유산균 개척 50년... '발효유' 역사가 된 야쿠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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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식품 뮤지엄] 유산균 개척 50년... '발효유' 역사가 된 야쿠르트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12.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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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유산균 발효유 야쿠르트 50년째 인기 누려
판매초기 병원균으로 오인받아 소비자 외면
'야쿠르트 아줌마' 마케팅으로 소비자에 어필
식약처 인증받고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변신
1971년 출시된 국내 1호 유산균 발효유 '야쿠르트'. 사진=  hy(옛 한국야쿠르트)
1971년 출시된 국내 1호 유산균 발효유 '야쿠르트'. 사진= hy(옛 한국야쿠르트)

"이 작은 한 병에 건강의 소중함을 담았습니다"

hy(옛 한국야쿠르트)가 1971년 국민에게 첫 선을 보인 국내 1호 유산균 발효유 '야쿠르트'는 유산균 발효유의 대명사처럼 인식될 정도로 대중화돼 있다. 건강식품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소비자 건강증진에 기여해 음료 범주를 건강까지 확대시킨 제품이다. 

1969년 hy(옛 한국야쿠르트)는 '건강사회건설'이라는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국내에 유산균 발효유를 처음 소개했다. 당시 이름조차 생소했던 ‘유산균 발효유’가 50년째 장수 브랜드로 인기를 누릴 줄은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다.

유산균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만큼 야쿠르트 출시 초창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1970년 야쿠르트 시제품을 생산했지만, 판매를 위한 제품 등록과 법적 기준도 부족했다. 정부기관에서 조차 기준이 없어 혼란을 겪었다. 

어렵게 농수산부가 발효유와 관련된 업무를 관장했지만, 제품을 검증할 수 있는 기술조차 미약한 수준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검사를 위해 가져간 야쿠르트 제품에서 유산균이 검출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고, 한국야쿠르트 직원이 직접 검사기관을 방문해 균수를 확인하고 측정하는 기술을 전수할 정도였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생산된 제품을 소비자에게 신선하게 전달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했다. 당시 법 기준으로 발효유는 섭씨 0도~10도로 냉장 보관을 해야했고, 유통기한도 7일에 불과했다. 이에 한국야쿠르트는 공장에 저온 창고 시설을 설치하고, 보냉 운송차량까지 갖췄다. 영업센터(현재의 지역지점)에서도 냉장고를 24시간 가동했다. 

사진= hy(옛 한국야쿠르트)
사진= hy(옛 한국야쿠르트)

 

국제학술 세미나·연구소 설립 "엉터리 유산균 상식 지우기"

hy의 또 다른 숙제는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유산균 상식을 전달하는 일이었다. 야쿠르트가 판매되던 초창기에는 유산균에 대한 정보가 없어 "발효유를 먹으면 배가 아프다", "야쿠르트를 먹으면 이가 상한다"는 등 유산균을 병원균으로 오인하는 사례도 있었다. 특히, 고객들에게 '균(菌)을 판다'며 외면받기도 했다. 

hy는 이런 인식을 바꾸고자 국내의 저명한 농학·의학·보건학 박사를 중심으로 학술고문 제도를 마련했다. 또한, 1979년부터는 국제규모의 ‘유산균과 건강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야쿠르트에 사용되는 균은 산이나 담즙에 사멸되지 않은 강한 균인 야쿠르트균(락토바실러스 카제이)을 사용한다. 위액이나 담즙에 강하게 살아남은 것만을 골라내 제품에 사용하는 누대배양을 한다. 배양하는 기간만도 총 13일에 달한다. 특히 배양 기간 중 7일은 맛과 풍미를 높이는 과정도 거친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산에 견딜 수 있는 내산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한국야쿠르트는 1976년 식품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균 연구에 나섰다. 각고의 노력 끝에 1981년 자체적으로 야쿠르트 제품 생산에 필요한 종균배양에 성공했다. 야쿠르트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한지 10년 만에 성과다. 이후 연구소에서 직접 종균 공급을 하면서 본격적인 관리 연구를 하게 됐을 뿐 아니라 새로운 유산균 발효유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한걸음 다가섰다.

방문 판매시스템을 도입. 사진= hy(옛 한국야쿠르트)
방문 판매시스템을 도입. 사진= hy(옛 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 아줌마' 방문판매 시스템 도입

hy는 직접적인 소비자와의 접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야쿠르트아줌마'라는 방문 판매시스템도 도입했다. 유통의 활력화와 견본 증정, 교육자료 배포로 빠르게 소비자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마케팅'인 셈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는 서울 종로 지역을 중심으로 47명에서 시작됐다. 1975년 1000명, 1983년 5000명, 5년 뒤 1998년에는 1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전국 프레시매니저(야쿠르트 아줌마)는 1만10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의 유니폼과 카트도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돼왔다. 시행 초기에는 야쿠르트 가방을 들고 방문해 판매하는 형태로 시작됐다. 야쿠르트 아줌마가 입는 노란색 유니폼은 야쿠르트를 대표하는 색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후 많은 양을 보유·판매할 수 있는 수동카트(리어카)도 도입했다. 현재는 타고 다닐 수 있는 냉장카트 '코코'로 배달을 한다. 코코는 세계 최초 탑승형 냉장카트로 2004년 12월 도입됐다.

유니폼도 다양해지며 색상도 변했다. 기존 노란색과 분홍색이 아닌 베이지색 바탕의 파란색의 포인트를 준 유니폼으로 달라졌고, 동복, 춘추복, 하복뿐만 아니라 우천 시 착용 가능한 우의까지 생겼다. 

이런 한국야쿠르트의 노력은 판매 고공행진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발매 첫해 일평균 2만개에 그쳤던 야쿠르트는 1994년 630만개 판매고를 올리며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경쟁제품이 출시되면서 점차 감소했지만, 2000년 이후 200만~250만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누계 판매량은 500억개에 이른다. 

국제학술 세미나·연구소 설립 "엉터리 유산균 상식 지우기"
hy(옛 한국야쿠르트)

 

야쿠르트의 비밀... '건강' 키워드 내세워 차별화 행보

야쿠르트의 끊임없는 변화도 고객사랑의 주요인이다. 한국야쿠르트는 보수적이고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적극적인 변화를 추구했다.

2016년 4월에는 기존 야쿠르트 병을 거꾸로 뒤집은 혁신적 디자인의 '얼려먹는 야쿠르트가 출시됐다. 또한, 지난해 4월 출시한 '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는 용량은 더 키우고 건강해졌다. 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는 기존 야쿠르트(65ml) 대비 약 53% 커진 100ml 용량으로 출시됐다. 500억 프로바이오틱스의 풍부한 유산균 함량을 자랑한다.

또한 hy는 2021년 2월 액상 프로바이오틱스 3종(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 거꾸로 먹는 야쿠르트, 멀티비타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식약처 인증을 완료하고, 이어 7월 야쿠르트 라이트 제품까지 식약처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인증을 마쳤다.

유산균 연구 기술력으로 개발한 특허받은 면역 유산균 'HY7712'를 넣어 기능도 강화했다. 'HY7712'는 김치에서 유래한 기능성 유산균으로 면역 강화뿐만 아니라 항산화 활성에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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