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좋아요' 없앤 닷슬래시대시, 숏폼에 싸이월드 감성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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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 "'좋아요' 없앤 닷슬래시대시, 숏폼에 싸이월드 감성 담았다"
  • 홍성인 기자
  • 승인 2021.11.17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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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닷슬래시대시 대표 인터뷰
기존 숏클립에 이용자들 피로도↑
개인의 역사 담을 수 있는 공간 창출
브랜드 보다 개인의 활동에 초점
인플루언서 자유로운 활동 기대
이창우 대표. 사진=시장경제
텐바이텐, 29cm를 창업했던 이창우 대표가 새로운 형태의 숏클립 시장에 도전한다. 사진=시장경제

텐바이텐, 29cm를 이끌던 이창우 대표가 짧은 숏 클립 영상을 다루는 ‘닷슬래시대시’라는 숏폼 플랫폼을 들고 돌아왔다. 감도 높은 비즈니스로 남들보다 앞선 행보를 보여왔던 이창우 대표가 2년여 만에 선보이는 새로운 사업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 업계에서는 시각적으로 고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영상과 이미지 콘텐츠 제작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활용한 유통업계의 마케팅은 이제는 흔한 일이 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마케팅도 ‘고인 물’이라고 본다. 다양한 콘텐츠들이 범람하고 짧은 영상의 숏폼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비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숏폼은 ‘틱톡’을 중심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틱톡은 10여초 내외의 짧은 영상을 올릴 수 있고 스토리 전달력이 강해 MZ세대가 선호하는 취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초기 숏폼은 개인의 일상을 담는 것이 전부였지만 최근에는 뷰티, 패션 등 다양한 업종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와 제품의 이미지를 강렬하게 남겨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11월 1일부로 정식 론칭한 ‘닷슬래시대시’는 이창우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인 '콘텐츠 감도(感導)'를 극대화 한 플랫폼이다. 스토리 형태의 영상으로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강점. 이창우 대표를 만나 국내 숏폼 시장과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10년 만에 새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전의 29cm는 어떻게 만들게 됐나?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92학번으로 건축을 공부했다. 졸업 후 설계사무소에서 1년, 삼성물산 건축사업부에 1년 있었다. 그러다 2001년도 텐바이텐, 2011년 29cm에 이어 2021년도에 닷슬래시대시를 창업했다. 우연찮게도 10년마다 새로운 일을 하게 된 셈이다.

2009년도 텐바이텐에서 신사업을 고민할 때 국내에 아이폰 3GS가 출시됐다. 아이폰을 직접 쓰다 보니 그동안 우리가 생활하면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이 이쪽으로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그 때 콘텐츠도 우리가 팔 수 있는 물건으로 봐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결국 사람들이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탄생한 것이 29cm이다."

닷슬래시대시 화면들. 사진=시장경제
닷슬래시대시 화면들. 사진=시장경제

- 건축학 전공자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쪽으로 관심을 둔 것이 의외이다.

"내가 패션을 전공하거나 알지는 못한다. 처음에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단지 모바일콘텐츠 커머스로 가장 적합한 카테고리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분야라고 생각을 했다. 십 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상품 공급자와 더불어 기존의 크리에이터들도 공급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브랜드보다 개인에게 좀 더 집중되는 할 수 있다. 개인이 공급 주체가 되면서 소비 주체가 되고 있다고 본다."
 

- 회사명인 ‘닷슬래시대시’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특별한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텐바이텐, 29cm 등 숫자가 들어간 것으로 썼는데 이번에는 뭔가 끝을 맺는 의미를 가지는 단어는 쓰지 말자고 결심하고, 생각나는 문장들을 조합해서 만들었다. 추후 다양한 의미 부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 숏폼 시장에서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

"숏폼을 애초에 취급하지 않던 유튜브나 페이스북도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사실은 이들이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는데 차별되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좀 더 퀄리티 있는 정보성 아카이브를 지향하며 의미 없는 킬링타임 콘텐츠 보다 기록에 가까운 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

한번 보면 그 다음에 또 찾아 들어가게 하고, 올린 사람조차도 내가 이것을 모아서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자 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콘텐츠들 자체가 자신들의 스토리 브랜딩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닷슬래시대시가 다른 소셜과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은 마이페이지를 계속 신경써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다른 소셜에 비해 소통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과거 싸이월드 담벼락에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게재됐다. 그런 것이 늘어나면서 마이페이지는 강화되고 기존 소셜과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닷슬래시대시는 인스타그램보다는 느리지만 유튜브보다는 빠르게 사용자가 의도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 링크를 거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반면 닷슬래시대시는 쉽게 링크를 걸 수 있다. 이는 우리 플랫폼을 통해 마케팅을 전개하는 이들에게는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패션업계는 브랜드 중심으로 흘렀다. 하지만 최근 인스타그램을 보면 브랜드 계정보다 개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이제 개인도 충분한 관심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이 됐다. 닷슬래시대시는 개인 전화번호를 통해 가입하는 것이 기본이어서 브랜드보다는 (개인이) 활동하기 좋게 돼 있다."

이창우. 사진=시장경제
그동안 패션업계의 유통 플랫폼을 리딩하던 이창우 대표의 활동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시장경제

- 소셜 기반의 개인 플랫폼을 보면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주변에서 이제 광고에 대한 수익 모델을 이야기하고, 감독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텐바이텐이나 29cm에서는 사진 레이아웃 하나도 컨트롤하면서 세팅을 했는데, 사실 매번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소셜 기반의 플랫폼이다. 다만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를 어느 정도 실현시킬 수 있느냐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비즈니스는 컨트롤하는 영역을 가능하면 최소화하고, 나아가 글로벌 서비스가 가능한 구조로 준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 초기 투자는 어디서 받았나.

"닷슬래시대시의 씨드 머니는 한스타일을 운영하는 ㈜리앤한에서 마련했다. 리앤한 측이 포스트 코로나 이후 사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우리에게 투자하게 됐다."
 

-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는 ‘좋아요’ 기능이 있지만 우리는 없다. 우리는 기존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가진 피로도를 탈피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인스타그램의 공동구매를 보면 사실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과시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또 화보나 영상 등을 찍으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곳에서 뜬다.

그런 콘텐츠들이 네트워크처럼 연결돼 있고, 소비자들은 같거나 비슷한 상품들을 이곳저곳에서 봐야하는 피로도를 겪어야 한다. 일종의 정보 불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반복적인 콘텐츠보다는 하나의 계정에 스토리처럼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닷슬래시대시는 4분 영상을 총 10개로 나눠 올릴 수 있다. 숏클립 치곤 긴 편이다. 인플루언서들이 보다 자유로운 구조에서 활동할 수 있는 영역으로 자리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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