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놀자] "강원도서 메밀 빼면 시체지~"... 올챙이국수에 배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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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놀자] "강원도서 메밀 빼면 시체지~"... 올챙이국수에 배 '든든'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11.1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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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중원전통시장] 중앙동 번화가와 나란히
중앙시장 중원시장 자유시장 옹기종기 형성

[원주 중원전통시장] 원주시 중앙동은 번화가와 나란히 중앙시장과 중원시장 그리고 자유시장이 모여 있다. 중앙시장은 생활 잡화와 농산물 도매를 위주로 장이서고 건너편 자유시장은 상가에 가깝다. 

노릇노릇 금빛을 도는 만두와 녹색 송편색을 띠는 만두가 발걸음을 유혹하는 곳은 ‘먹보왕만두’. 당근과 시금치로 만두피의 색을 내 먹기 전에 식욕을 돋운다. 크게 군만두와 찐만두 두 가지가 있는데 만두피가 얇고 속이 꽉 차있다. 군만두는 먹기 좋은 크기로 얼핏 보면 호떡 같이 생겼지만 각종 다진 채소와 고기로 속이 꽉차있다.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두 종류가 있는데 재료를 묵혀서 쓰지 않는다. 모든 만두는 강만철, 고순덕 부부사장이 새벽부터 손으로 직접 만든다.
찐만두 6개 2,500원, 군만두 6개 찐빵만두 5개 3,000원.

동치미, 알감자조림, 꽂게장, 유채나물, 냉이무침, 낙지무침...약 70여 가지 반찬을 마음껏 고를 수 있는 곳은 ‘원주즉석반찬’. 95년부터 반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정란 사장은 반찬 한통을 팔면 같은 반찬은 그날 다시 만들지 않는다. 워낙 많은 반찬 종류가 있어 원하는 반찬을 선택하는데도 꽤나 시간이 걸린다. “1,000원어치도 원하시면 드립니다.” 보통 반찬 가격은 100g 1,500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계절에 따라 계절음식이 많고 재료는 새벽시장을 이용해 구입한다. 3만원 이상 구입하면 무료배송도 가능.

메밀전과 메밀전병은 강원도에서 흔하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두꺼우면 맛이 없어요. 얇게 부쳐야 차분한 맛이 있어요.” 각종 전을 전문으로 하는 ‘엄마손’ 김명순 사장은 특히 메밀전과 전병으로 유명하다. 메밀전은 얇은 전 위에 배추와 부추 그리고 김치가 한 조각씩 소박하게 올라가 있다. 파전이나 해물전처럼 풍성한 볼거리는 없지만 메밀이 주는 담백함과 배추나 김치의 맛이 살아있다. 특히 메밀전병은 콩나물, 무, 당면이 적절하게 들어가 씹는 맛과 함께 칼칼한 맛이 있다. 메밀이 주는 구수함은 막걸리와 잘 어울리고 강원도에서는 메밀전이 경조사 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라고 한다.
메밀전 3장 2,000원, 메밀전병 3장 2,500원.

쑥인절미, 구름떡, 약식, 송편, 계피떡... ‘오복떡집’에는 아침에 만든 떡으로 가득하다. 늦은 오후엔 아침에 만들어 포장해 놓은 떡이 거의 다 나간다. 고현미 사장은 젊을 때부터 오복떡집을 운영해 약 20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고 함께 일하는 직원 10여명도 오랫동안 떡을 만들어 와 이곳 떡 맛은 일정하다. 특히 떡을 재료인 곡물을 엄선해 사용하고 찹쌀은 계약재배로 받아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대형마트의 떡과는 비교가 안 된다. 요즘 잘 나가는 떡케이크는 2만원부터 주문이 가능하고 카드결제와 배달이 가능하다.
오복떡집의 다양한 떡 한 접시 2,000원.

“맛없으면 손님이 안와요.” ‘대박도너츠’ 국문호 사장은 11년째 도너츠를 팔고 있다. 인터뷰 내내 손님이 와 도너츠를 사 가는데 맛을 보라며 덤으로 미니도너츠를 더 넣어준다. 밀가루와 찹쌀을 섞어 반죽하고 좋은 기름에 9분 정도 튀겨내면 도너츠가 된다. 설탕에 버무린것과 버무리지 않은 것 두 가지가 있는데 기호에 맞게 가져가면 된다. 특히 국 사장은 기름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좋지 않은 기름을 쓰면 소화가 잘 안되고 결국 판매가 안 된다고 했다. 대박도너츠의 도너츠는 요즘 나오는 브랜드 도너츠와는 달리 예전에 흔히 먹을 수 있었던 옛날 도너츠다. 찹쌀이 많이 들어가 쫄깃쫄깃하고 잘 넘어간다.
팥도너츠, 찹쌀도너츠 2개 1,000원, 미니찹쌀도너츠 8개 1,000원.

대박도너츠 맞은편으로 ‘대박분식’이 자리하고 있다. 대박분식은 오픈한지 얼마 안됐지만 양파가 가득 들어간 닭강정은 시장에서 인기 있는 음식이다. 닭강정의 반죽은 양파를 강판에 직접 갈아 카레가루와 함께 듬뿍 넣고 튀김가루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양파를 믹서기에 갈면 특유의 양파향이 없어진다며 강판에 양파를 가는 것을 고집한다. “재료값 아끼면 맛이 이상해져” 김구순 사장은 좋은 재료가 좋은 맛을 낸다고 한다. 대박분식 닭강정의 맛은 쫀득하면서 양파향이 개운하게 전해진다. 
프라이드 5,000원, 양념 6,000원.

중원시장과 중앙시장 중간 골목에 올챙이국수를 파는 ‘올챙이할머니’가 있다. 올챙이국수는 강원도사람이라면 다 아는 강원도 향토 음식이다. 옥수수로 죽을 쑤어 작은 구멍이 난 통에 담아 밀어내면 나오는 모양이 꼭 올챙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찬물에 올챙이처럼 생긴 면이 담기고 면 위에 김치가 먹을 만큼 올려져 나온다. 수저가 닿기만 해도 국수 면이 끊어지기 때문에 젓가락으로는 먹을 수 없고 숟가락으로 김치와 버무려 먹어야한다. 일반국수 양 만큼 나오는데 배불리 먹어도 국수 면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쉽게 배가 부르고 뒤돌아서면 금방 소화가 된다. 올챙이할머니는 36년간 장사를 해온 인옥수 할머니고 지금은 인 할머니의 딸 최기순 사장이 14년간 대를 이어오고 있다.
올챙이국수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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