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놀자] 순대국밥·국수·내장탕... '계미있는' 진주맛집 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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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놀자] 순대국밥·국수·내장탕... '계미있는' 진주맛집 즐비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11.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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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중앙유등시장] 경남서 가장 오래된 곳
진주 문화의 중심지... 밤낮으로 화려한 유등, 한복·실크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진주중앙유등시장은 경남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올해로 127년을 맞았다. 이름난 비단의 고장답게 포목점, 주단, 한복가게가 유명하다. 시장에서 한복패션쇼를 열고 실크 수의도 만든다. 진주시가 매년 실크 페스티벌도 열고 있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1년 내내 밤낮으로 화려한 유등을 감상할 수 있어 유등시장이란 이름이 붙었다. 저울 인심 후한 과자점 등 이름난 가게도 많고 먹자골목, 활어시장 등 전문시장가와 이어지고 금융기관, 의료시설도 가까워 진주의 물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 주변에 논개의 절개로 유명한 ‘촉석루’와 남북을 S자 모양으로 흐르는 남강의 절경이 있어 관광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진주 중앙시장에서 형형색색의 맛깔스러움을 느껴보자.

진주 중앙유등시장 - 제일식당 육회, 이윤자 사장
진주 중앙유등시장 - 제일식당 육회, 이윤자 사장

맛있기로 유명한 진주 음식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비빔밥이다. 진주비빔밥이라면 보통 육회 비빔밥으로 호박, 간 고기, 시금치, 콩나물이 들어가고 그 위에 양념된 육회가 올라간다. 쓱쓱 비벼 한 입 먹으면 입 안에서 어우러지는 각 재료의 맛과 살살 녹는 육회 맛에 숟가락질이 급해진다. 함께 나오는 시원한 무국과 비빔밥의 조화로 입안 가득 웃음이 퍼진다.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아 60년간 장사를 해온 제일식당 이윤자(61) 사장은 “진주비빔밥은 육회비빔밥이다. 여기에 제철 나물을 얹어 조선간장과 고추장으로 비벼 먹는다. 밑반찬은 김치 동치미 오징어채무침 딱 세 가지뿐이다. 여기에 선지해장국이 곁들여진다. 육회 비빔밥은 담백하고 깔끔하다. 단순한 맛인데도 여운이 길다. 혀끝에 오래 남는다”고 예찬했다. 진주를 가게 된다면 꼭 다시 찾아가고 싶은 맛집이다. 육회비빔밥 小 7,000원, 大 8,000원

진주 중앙유등시장 - 함양식당 순대국밥, 김경자 사장
진주 중앙유등시장 - 함양식당 순대국밥, 김경자 사장

두 번째 맛집은 순대국밥. 어디서나 친근하게 만나볼 수 있지만 각 지역마다 양념과 국물에 따라 차이가 있다. 중앙유등시장의 순대국밥은 담백하면서도 은근한 맛을 선보인다. 13년 넘게 순대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함양분식 김경자(53) 사장은 “순대와 돼지고기를 함께 요리해 맛을 더욱 깊게 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다 즐길 수 있도록 담백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 6년간 단골이라는 대학 새내기 최미진(20), 이향민(20), 황보미(20)씨는 “함양식당은 최고의 맛집이고 이곳에서 추억이 가득해요. 이제 다른 지역으로 대학을 가서 자주 오지는 못하지만 방학마다 친구들과 다시 올거예요”라며 식당을 추켜세웠다. 순대국밥 4,000원, 돼지국밥 5,000원

진주 중앙유등시장 - 함양유림식당 아구찜, 이옥하 사장
진주 중앙유등시장 - 함양유림식당 아구찜, 이옥하 사장

세 번째로 경상도의 맛 ‘아귀찜’을 소개한다. 아귀를 잡아 배를 갈라보면 갖가지 생선이 들어 있어 아구어(餓口魚·굶주린 입을 가진 생선)’라는 이름이 붙었다. 50~60년 전 어부들은 그물에 아귀가 잡히면 못생긴 생김새 때문에 재수가 없다며 바로 바다로 던져 버렸는데 그때 ‘텀벙’ 소리가 나 ‘물텀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찾는 사람이 늘고, 맛의 진가를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아귀는 ‘귀하신 몸’이 된 지 오래다.
“아귀를 콩나물과 함께 조선된장, 매운 고춧가루로 양념을 해 칼칼하고 화끈한 경상도의 맛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육질도 담백하고 쫄깃하다. 아귀는 찜 외에도 탕과 수육으로 상에 오른다. 탕은 해장국으로 좋고 수육은 술안주로 그만이다. 뼈를 제외하고는 껍질부터 내장, 아가미, 지느러미, 꼬리까지 버릴 것 없이 모두 사용된다.”
어머니 때부터 35년간 중앙유등시장에서 장사를 한 함양유림식당 이옥하(54) 사장은 “아귀찜 맛이 수년동안 변함이 없어 단골이 많다”고 자랑했다.

아내와 함께 온 김지명(54. 진주 신앙동)씨는 “다른 어느 집보다 아귀가 싱싱하다”며 “집에서 형님과 함께 소주 한잔 더 하기 위해 수육과 찜을 포장을 해 가려고 한다”며 아내 이시연(51)씨의 눈치를 살핀다. 中 30,000, 大 35,000원 아귀수육 中 35,000, 大 45,000원 

진주 중앙유등시장 - 하동복집 복국, 주현숙 사장
진주 중앙유등시장 - 하동복집 복국, 주현숙 사장

네 번째로 복국이다.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복어를 두고 죽음과도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라고 극찬했다. 숙취해소나 감기에 걸렸을 때 복국을 찾지만 서민들이 즐기기에는 비싼 음식이다. 2대째 이어온 60년 전통의 하동복집 주현숙(60) 사장은 “비싼 복과 해장국의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 맛있으면서도 저렴한 복국을 손님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복국 속에 있던 콩나물과 미나리를 그릇에 담고 밥과 김, 양념으로 비벼서 먹으면 더욱 얼큰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주영(36. 진주시 평거동)씨는 “어머니와 시장을 꼭 같이 오는데 시원한 복국을 먹으러 일부러 이 가게에 들린다”며 “서부경남일대에서 하동복집이 가장 유명하고 맛있다”고 추천한다. 복국 9,000원

진주 중앙유등시장 - 중앙국수, 정경희 사장
진주 중앙유등시장 - 중앙국수, 정경희 사장

다섯 번째로 소개할 스타맛집은 국수집이다. 요즘은 국수가 주요리가 되어 간판에 ‘**국수집’이 많아졌지만 예전엔 손을 꼽을 정도였다. 취재를 위해 상인들에게 맛집을 물어보니 “중앙국수집에는 ‘계미’가 있어”라고 답한다. ‘계미’는 경상도 사투리로 입맛을 땡기는 맛이라고 한다. 38년째 국수집을 운영해온 중앙국수 정경희(56) 사장은 “보통 국수는 멸치육수를 쓰는 데 우리는 디포리육수를 써 최고의 국물을 만들어낸다”며 “봄에는 부추, 겨울에는 봄동나물을 쓴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마산에서 한복을 보러 왔다는 이지형(42)씨는 “시원한 국수 맛을 잊을 수 없어 자주 오게된다”면서 “중앙국수 집에는 계미가 있어요”라고 또 ‘계미’타령이다. 온국수 3,500원, 비빔국수 4,000원

진주 중앙유등시장 - 중앙국수, 정경희 사장
진주 중앙유등시장 - 중앙국수, 정경희 사장

마지막으로 소개할 맛집은 내장알탕이다. 2대째 가게를 운영하는 조재경(36) 사장은 외국계 제약회사에 다니다가 아버지 조국영(71)씨의 가게를 이어받기 위해 진주로 내려왔다. 조국영씨는 서울 W호텔 초밥 조리장으로 있다가 진주에 내려온 ‘초밥의 달인’이다. 30년 전에 진주 중앙유등시장에 송강식당을 열었다.

조사장은 “냉동 알이 아닌 싱싱한 알을 쓴다”며 “다른 내장알탕보다 얼큰해 술 안주에도 좋지만 밥과 함께 먹으면 꿀맛일 것이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온 정지영(34. 진주시)씨는 “쌉쌀한 생선내장 알탕의 맛이 중독성 강하다. 땡초를 넣어 칼칼하고 시원한 맛이 생각나서 자주 찾는다”고 칭찬이다. 내장탕 8,000원, 대구탕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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