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3Q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디지털 전환 동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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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3Q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디지털 전환 동력' 확보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11.0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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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순익 1조8247억원 기록 경신
수익성·건전성 확보...디지털전환 가속
손병환 회장 "토스 고객관리 배워야"
농협銀, 농협 정체성 담은 디지털 전환
사진=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회장. 사진=농협금융, 시장경제DB
사진=농협금융지주 손병환 회장. 사진=농협금융, 시장경제DB

NH농헙금융지주가 은행과 비은행 부문 모두 선전한 결과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안정적인 실적과 건전성까지 확보한 만큼 향후 손병환 회장의 디지털전환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H농협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8,24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올해 3분기만에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농협금융 3분기 실적공시
사진=농협금융 3분기 실적공시

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24.9%(3,639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은행·비은행 계열사가 균형적으로 성장하고 대손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이자이익은 저원가성 예금 증가, 대출자산 성장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5.9%(3,530억원) 증가해 6조3,134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한 1조5,331억원, 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한 1조4,265억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외환파생손익(1조983억원)도 33.6% 증가하는 등 은행과 비은행 모두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2,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1,220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2%(3,283억원) 늘었고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30.4%(947억원) 감소했다.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2018년 0.89%로 고점을 찍은 이후 2019년 0.58%, 2020년 0.42%, 올해 상반기 0.36%, 3분기 0.30%로 약 3년 사이 3분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농협금융 3분기 실적공시
사진=농협금융 3분기 실적공시

전반적인 그룹 경영효율성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8년 6.49%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하다 올해 1~3분기 각각 10.68%, 11.24%, 10.57%로 상승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농업지원사업비를 제외할 경우 각각 1분기 12.05%, 2분기 12.60%, 3분기 11.92%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2018년 0.35%에서 올해 1~3분기 각각 0.61%, 0.64%, 0.60%로 약 2배가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금융이 농업·농촌을 위해 지원하는 농업지원사업비로 내놓은 3,345억원까지 반영할 경우 실제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583억원이 됐을 것으로 집계된다.

NH농협금융과 주요 계열사들의 자본적정성 지표들도 안정권에 진입했다. 그룹 총자본비율은 2018년 13.86%에서 2020년 15.18%로 15%대에 진입한 이후 올해 1~3분기 각각 15.07%, 15.27%, 15.47%로 당국 권고치 11.5%를 여유있게 넘어서고 있다. 

​사진=농협금융 3분기 실적공시
​사진=농협금융 3분기 실적공시

눈에 띄는 것은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세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한 7,4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어 NH농협생명 1,142억원, NH농협손해보험 876억원, NH농협캐피탈 908억원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두드러진 약진이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사진=농협금융 3분기 실적공시
사진=농협금융 3분기 실적공시

농협금융은 4분기 금리·환율 등 시장변동성 확대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잠재적 부실자산에 대한 리스크관리를 지속해 안정적인 자산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8일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의 설립취지에 따라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농업·농가 지원을 위해 핵심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각종 경영체질 개선, 디지털 전환 등 핵심 과제를 차질 없이 수행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성장위한 디지털전환 박차"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제4차 DT 추진최고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 제공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이 제4차 DT 추진최고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 제공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향후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을 예고했다.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을 특정하며 고객 불편사항 개선 접근법을 배워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손병환 회장은 전 계열사 디지털 최고책임자들이 참여하는 '제4차 DT추진최고협의회'에서 토스와 카카오뱅크를 직접 거론하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몇 년간 디지털 전환 추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 부족하다. (디지털 부문에서) 농협이 놓치고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없는지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

또한 손병환 회장은 "출범 10주년을 맞는 2022년은 농협금융 디지털 전환 인프라가 완성되고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금융을 통해 농협금융의 향후 10년을 대비해 나갈 수 있도록 계열사와 전 임직원들이 역량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NH농협은행 권준학 행장 역시 최근 농협만의 정체성과 사명감이 바탕이 된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특히 '스마트팜' 생태계 조성을 범 농협의 정체성이 투영된 디지털전환의 주력사업으로 지목했다.

권준학 행장은 지난 10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영농인과 귀농인이 농촌에서 안정적 소득을 창출해야만 농촌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농협은행이 농업금융컨설팅을 강화하고 스마트팜종합자금대출 등 스마트팜을 적극 지원하는 이유다. 

앞서 권준학 행장은 올해 1월 취임하면서 취임식 대신 충남 아산시의 스마트팜 '팜앤조이 농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준학 행쟁은 이날 "청년농업인들이 성공적으로 지역사회에 안착하고 지역경제의 첨병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농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왼쪽)이 올해 1월 5일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청년농업인 박세근 대표(오른쪽)가 운영하는 스마트팜 '팜엔조이 농장'을 방문해 격려했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
권준학 NH농협은행장(왼쪽)이 올해 1월 5일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청년농업인 박세근 대표(오른쪽)가 운영하는 스마트팜 '팜엔조이 농장'을 방문해 격려했다. 사진=NH농협은행 제공

보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로 요약되는 4차산업의 첨단기술을 농업을 접목시켜 농업인의 소득 증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고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은 스마트팜의 경우 젊은 영농인들에 대한 범 농협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NH농협은행의 또 다른 디지털 혁신의 축은 '종합생활금융플랫폼' 구현에 있다. IT부문 사업 목표를 △마이데이터 서비스 △정보계 차세대 시스템 구축 △클라우드 플랫폼 고도화로 설정하고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7일 NH농협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마이데이터 서비스 기능적합성 심사를 통과했다. 오는 12월부터 'NH스마트뱅킹'과 '올원뱅크' 앱을 통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향후 정부의 데이터개방 확대 정책에 따라 행정정보, 의료정보, 통신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권준학 행장은 취임 이전부터 농협 가(家)의 대표적인 디지털 전문가로 두각을 보였다. 퇴직연금부장 재임중 빅데이터 기반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NH 로보-프로(Pro)'를 도입해 농협금융의 자산관리(WM)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퇴직연금 분야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활용된 것은 국내 금융권 중 첫 사례였다.

9일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과 전 계열사는 고객 편의와 수익증대라는 금융사로서의 기본 역할과 국가 기간산업인 농업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기관으로서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면서 "최근 실적과 건전성에서 선전하고 있는 만큼 범 농협만의 정체성을 살린 디지털전환과 ESG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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