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받고 40대도 떠난다... 은행원 4천명 희망퇴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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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받고 40대도 떠난다... 은행원 4천명 희망퇴직 전망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1.11.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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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인력 절반 떠날 수도
지난달 SC제일은행 500명 퇴사 결정
사진=시장경제 DB
사진=시장경제 DB

올해 희망퇴직으로 은행권을 떠나는 인력이 4,000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좋은 희망퇴직 조건을 내건 데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점포·인력이 대폭 축소된 영향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달 8일부터 15일까지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만 42∼50세 이상, 근속 기간 10년 이상 직원들이 대상이었다. 그 결과 약 500명이 신청서를 제출해 29일자로 퇴사했다.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퇴직 규모다. 이들에게는 최대 6억원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됐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부문 직원 등을 대상으로 10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업계에선 노사가 합의한 조건을 감안할 때 현재 3,400여명인 씨티은행 직원 가운데 소매금융 인력을 중심으로 절반 이상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사는 만 3년 이상 근속한 정규 직원과 무기 전담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7억원 한도에서 정년까지 남은 급여를 100% 보상하는 희망퇴직 조건에 합의했다. 창업·전직 지원금 2,500만원도 추가로 지급키로 했다.

앞서 희망퇴직을 실시한 시중은행에서도 대거 이탈자가 나온 상태다. KB국민은행이 올해 초 실시한 희망퇴직에선 1월 30일자로 800명에 달하는 인원이 희망퇴직했다. 2018년 희망퇴직자(407명)의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신한은행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각각 220명, 130명이 희망퇴직을 접수해 회사를 떠났다. 우리은행에서도 지난 1월 말 468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자리를 비웠다.

하나은행은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574명이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올해 퇴직자 규모는 지난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주요 은행들의 희망퇴직 행렬을 종합하면 약 4,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짐을 쌀 것으로 예상된다. 각 은행별 근무 기간과 직급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상 국내 시중은행의 부지점장급 인력이 희망퇴직하면 특별퇴직금까지 더해 4억∼5억원 정도를 받는다.

이들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 당시 300여명에서 4년 만에 임직원수를 3배 이상 늘렸다. 케이뱅크 직원은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정도 확대됐다. 

토스뱅크도 경력직 모시기에 한창이다. 최근 토스뱅크에서 시행한 경력자 채용에는 시중은행과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들이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월 기술 분야 경력직 채용 당시에는 새로 합류하는 팀원에게 직전 회사의 최대 1.5배에 달하는 연봉을 제공한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토스뱅크 측은 일부 직원에게 스톡옵션이나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은 좋은 조건을 통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고 회사는 고질적인 인사 적체를 해소할 수 있으니 상황이 맞물려 많은 인원들이 희망퇴직 신청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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