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맨' 조현익, 대우건설 사장 하마평 '불편한 이유'
상태바
'산은맨' 조현익, 대우건설 사장 하마평 '불편한 이유'
  • 임현호 기자
  • 승인 2016.07.08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금운용팀장·PEF실장·홍보실장·부행장 지낸 정통 '산은맨'

대우건설 차기사장 재공모 시한이 오늘(8일)로 마감된다.

현재 물망에 오른 후보는 △원일우 전 금호산업 사장을 비롯해 △조현익 동부CNI 사장 △이근포 전 한화건설 사장 △현동호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 △최광철 SK건설 사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김동현 대명건설 사장 등 열다섯 명 내외다.

애초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박영식 현 사장과 이훈복 전략기획본부장(전무) 두 사람을 최종후보로 선정, 이중 한 명을 최종선임하기로 했지만 지난달 24일 돌연 입장을 바꿨다. 외부인사를 포함한 재 공모 결정을 내린 것이다.

대우건설 사장선임을 두고 △사장내정설 △청와대 개입설 △낙하산 인사설 등 온갖 설들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다. 사추위 측의 수상쩍은 행보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사추위는 이달 1일로 예정돼 있던 사장후보 재 공모 일정을 느닷없이 8일로 연기, 가뜩이나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게다가 자천타천 KDB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인 조현익(60) 동부CNI 재무담당 사장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루머는 힘을 싣기 시작했다. 조 사장에 대해 일각에선 대우건설 부사장 출신이라고 하지만 면밀히 따지면 그는 정통 '산은맨'에 가깝다.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조 사장은 1982년 KDB산업은행(옛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은) 행원으로 입사, 자금운용팀장을 거쳐 사모투자펀드(PEF)실장·홍보실장·자본시장본부장(부행장)·기업금융본부장 등 주요요직을 두루 섭렵했다.

조 사장과 대우건설 간 인연은 꽤 오래됐다. 2006년 대우건설이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다. 당시 산은 PEF실장이었던 조 사장은 대우건설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조 사장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지난해(2005년) 말부터 대우건설 인수를 희망한 금호아시아나그룹·코오롱건설·대우자동차판매와 접촉한 바 있다"며 "투자금액은 1000억~3000억원으로 정했지만 아직 구체적이진 않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조 사장은 또 2009년엔 업계 최초로 PEF를 통한 투자방안을 마련, 계열사 매각이 필요한 대기업을 상대로 사실상 '기업사냥'을 하기도 했다. 그중에는 대우건설과 동부메탈도 껴있었다.

조 사장이 2011년 초 대우건설 최고재무책임자(부사장)에 선임된 것도, 2015년부터 현재까지 동부CNI 재무담당 사장을 역임하게 된 계기도 이러한 물밑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조 사장의 대우건설 사장 내정설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3년 5월 서종욱 당시 대우건설 사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1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에 사직원을 냈을 때도 후임사장에 조 사장이 내정될 것이란 설이 파다했다.

다만 그때는 조 사장이 직접 사장공모에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정통 '대우맨'인 박영식 사장이 선임될 수 있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부실과 사장 개입설로 곤경에 처한 지금 조 사장이 대우건설 사장인선에 뛰어든다면 여론은 분명 들끓을 테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