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셧다운' 현실화... 대규모 계약취소 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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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대출 셧다운' 현실화... 대규모 계약취소 사태 우려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10.1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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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채무보증에도 은행 한도 막혀 중단
LH 공공분양 단지도... "대출 어려울 수도"
'중도금 유이자'도 버거운 데 대출 불가까지
갈수록 커지는 불안감, 계약자 반발 예상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금융당국이 가계 빚 관리를 위해 신규 대출을 제한한 가운데 중도금 대출 중단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분양 계약자는 건설사가 채무보증을 서는 경우 중도금을 무이자 또는 유이자로 빌릴 수 있지만 이마저도 은행 한도에 막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 소재 A아파트 중도금 대출이 일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가 수천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결정하고 중도금 대출을 지원했지만 은행 대출 잔고가 부족해진 탓이다. 이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대단지 아파트이다.

B은행 측은 "문자를 받으신 해당 세대는 현 시간부로 은행 대출 한도로 인해 잠시 중도금 대출이 중단됐다"며 "은행 내부 결정 전 중도금 대출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해당 은행은 하루 만에 내부 협의를 거쳐 대출을 재개 했지만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파로 은행권 대출 중단이 현실화된 셈이다.

문제는 대출 중단 사태가 은행권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위 단지의 대출 은행은 중도금 대출이 많은 상위권 은행들이 대다수 포함됐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말 만기가 돌아오는 중도금 대출 잔액은 5조7279억원(5만3023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중 은행 중 중도금대출이 가장 많은 곳은 하나은행(1조8928억원·9403가구)이고, 우리은행(1조4359억원·1만7332가구), 신한은행(1조2794억원·1만4887가구), 국민은행(1조1189억원·1만1401가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사업도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LH는 지난달 검단신도시 B단지 입주자모집공고에서 "금융권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로 인해 중도금 대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할 경우 수분양자 자력으로 중도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계약 취소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행사는 무순위 청약을 통해 계약 취소분을 분양할 수 있다. 연이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미분양에 대한 우려는 적지만 기존 계약자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도금 대출 중단을 우려하는 청원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생애최초주택 구입 꿈 물거품, 집단대출에 막혀 웁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집단대출을 막는다는 날벼락같은 기사를 접하고는 가슴이 답답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호소했다.

글쓴이는 "집단대출을 막는 바람에 고금리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선착순으로 은행들이 대출을 받고있고 있다"며 "힘들게 청약에 당첨됐는데 생애 첫 주택구입을 막는 것은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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