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초대석] "카카오, 동네 헤어숍까지 위협... 相生 진심이면 협약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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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카카오, 동네 헤어숍까지 위협... 相生 진심이면 협약 나서라"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10.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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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초대석]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11월 초까지 위드 코로나 도입 필요"
"영업시간 제약 풀되 위험 업종 방역 강화"
"카카오 확장 플랫폼 158개... 골목상권 잠식"
"카카오, 사전 협의도 없이 상생안 일방 공개"
"알맹이 없는 면피용 대책... 진정성 의심"
"소상공인단체와 상생 모색하고 협약 체결 필요"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사진=시장경제신문DB.

'1년 6개월.' 코로나가 일상을 앗아간 기간이다. 예상보다 길어진 거리두기 기간 동안 소상공인들은 폐업을 넘어 삶 자체를 위협받는 엄혹한 상황에 내몰렸다. 법정단체이자 영세 자영업자들의 사실상 유일한 대 정부·국회 소통 채널인 소상공인연합회 주최 기자회견과 연합회 명의 성명, 논평, 입장문 등이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를 띤 배경이기도 하다. 

올해 8월30일 소상공인연합회는 대의원 투표를 통해 오세희 신임 회장을 수장으로 맞았다. 신임 회장 취임 이후 연합회는 영업시간 제한을 비롯한 정부 방역 방침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했다. 카카오로 대표되는 대기업 주도 온라인 플랫폼 사업모델의 확산이 소상공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5일 <시장경제>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오세희 신임 회장을 만났다. 취임 후 그의 첫 업무는 소상공인 분향소 설치였다. 그는 코로나 확산에 생계 위협에 극단적 선택을 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분향소를 마련하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 초 시작된 코로나 확산은 지금까지 모두 4차례의 대유행을 거쳤다. 정부의 방역은 700만명이 넘는 소상공인들의 희생을 전제로 시행됐다. 매출 절벽에 몰린 소상공인들은 대출로 근근히 버텼으나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최근엔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상공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왼쪽부터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김기홍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사진=소상공인연합회
국회 앞 소상공인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고 있는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김기홍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취임 첫 업무 '소상공인 분향소 설치' 
정부에 '위드 코로나' 정책 변화 요구  

오 회장은 "소상공인들 사정이 어려워지다보니 할 일도 많고 처리할 현안도 많았다"며 "나름대로 여러가지 현안을 가지고 조직도 정비하고 있지만 먼저 국회 앞에 분향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부터 (카카오)플랫폼 이슈 등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소상공인들에 대한 연합회의 신뢰를 쌓아가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 회장은 무엇보다 정부 방역방침의 전면적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정책수립과 집행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것이 그가 밝힌 최우선 목표이다. 

현재 일본, 영국, 싱가포르 등은 이미 위드 코로나 제도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도 위드 코로나 도입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6일 김부겸 국무총리는"단계적 일상 회복이 불가피하다"며 "11월 일상회복 첫걸음 단계까지 큰 틀에서 몇 가지 방향을 정하고 맞춰가겠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도입의 필요성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 한해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백신 패스’ 역시 검토해보겠다"고도 했다.   

 

"카카오 상생안 진성성 의문
대기업 플랫폼 사업, 정부 규제 필요" 

최저임금위 사용자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오세희 회장. YTN 뉴스 화면 캡처.
최저임금위 사용자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오세희 회장. YTN 뉴스 화면 캡처.

오 회장은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에는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식당 등만 인원, 시간을 제한하는 근거가 부족한 것 같다"며 "11월 초까지는 위드 코로나 제도 도입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드 코로나를 도입하되 확진자가 많이 확산되는 특정 업종에 대해서는 '핀셋 방역'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백신 패스와 함께 환기를 제대로 시행하는 사업장은 거리두기 제한을 풀어주는 방침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카카오로 대표되는 거대기업의 플랫폼 사업 확대 움직임에 대해서도 그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적 고려를 촉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에 카카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플랫폼 기업 관련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오 회장은 "헤어샵부터 대리기사 시장, 택시까지 카카오가 확장한 플랫폼이 158개"라며 "다 같은 생활 밀착형 골목상권"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그는 "소상공인들이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며 "한 부분을 내주더라도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모색과 함께 협약 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플랫폼 확장을 된다면 골몰상권 잠식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연합회의 판단이다. 앞서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기사 시장 진출에 앞서 전화콜 대리업 시장에 선진출했다. 전화콜 대리업체들은 전화를 받아 고객과 대리운전기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카카오는 2019년 전화콜 업계 2위 '콜마너'를 인수한데 이어 올해는 1위 기업인 코리아드라이브와 협업해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했다. 전화콜 시장 점유율 1, 2위 기업과 손잡은 카카오는 기존 업계 공통 20%로 책정돼 있던 대리운전 수수료를 3% 대로 낮췄다.

앞서 카카오는 '골목상권 상생안'을 공개한 바 있다. 상생안에는 ▲택시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와 프로멤버십 이용료 인하 ▲3000억원 상생기금 조성안 등이 담겼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 개인 회사인 '케이큐브 홀딩스'를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카카오 상생방안에 대한 연합회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사회적 비판을 희석하기 위한 면피용 방안에 불과하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28일 여의도 연합회 회의실에서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탈 규제'를 정부에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오 회장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발표한 상생안은 알맹이 없는 면피용 대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소상공인단체와 전혀 합의되지 않은 상생안으로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일부 업종을 내주고 다른 시장은 공략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오 회장은 끝으로 소상공인연합회의 신뢰 회복을 약속했다. 그는 "어느 단체나 흔들림이 있다"며 "공정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소상공인들이 기댈 수 있는 단체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약력>

-한국인체예술학회 부회장

-화장품심의원회 제도분과위원회 위원

-동반성장위원회 위원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 회장

-수빈아카데미 대표이사

-現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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