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건 다하는 '욜로족' 세상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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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건 다하는 '욜로족' 세상 왔다
  • 이기륭 기자
  • 승인 2017.07.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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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치과의사인 정힘찬(28) 씨는 안정적인 직업을 내버려 두고 여행길에 올랐다.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각국을 돌아다녔다. 그는 의사로서 한 일 보다 타지에서 봉사활동과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 그의 인생에서 더 보람찼다고 밝혔다.

#직장인 김보민(28) 씨는 친구들과 캠핑을 떠난 이후로 캠핑 취미가 생겼다. 1년 동안 텐트, 침낭, 버너 그릴 스토브, 쿠커 세트 등을 캠핑용품을 모았다. 그녀는 장비를 사면서도 아깝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성실하게 월급을 꼬박꼬박 저금을 하거나, 노후자금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해 현재를 채찍질만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과거가 모여 현재가 됐다. 현재가 모여 미래가 된다. 현재가 행복해야 미래도 행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욜로족이 부상하고 있다. 욜로족이란,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로 최근 나타난 신조어다. 한마디로 “한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자”는 의미다. 카르페디엠(CarpeDiem)의 한국판이다.

이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보다는 현재의 행복에 충실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외여행이나 취미생활 등 자신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실현하는 소비패턴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욜로족들의 삶의 가치관은 여행 관광객 수 급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제주도 순유입 인구가 2010년 437명이었지만 2016년 1만4,257명까지 약 31배 급증했다. 장기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연간 출국자는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약 2,490만 명으로 전망된다.

현재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캠핑용품, 골프용품 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올해 1∼4월 문화체육관광 분야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캠핑용품 수입액은 2,773만4,000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9.0% 증가했다. 올해 1∼4월 외국산 골프용품 수입액도 1억3,978만1,0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6% 신장했다.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이 20~30대 성인남녀 830명을 대상으로 ‘욜로(YOLO)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욜로족의 부상을 느낄 수 있다. 응답자 대부분인 84.1%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욜로족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44.5%인 것으로 나타났다. 

욜로족이 고가의 상품보단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고 있는 것도 최근의 변화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욜로세대의 소비 특징에 대해 “싼 게 비지떡이 아니라, 싼데 엄지척인 제품을 소비하는 것 이라며 최근처럼 이자와 물가가 낮은 상황에서는 무언가 아끼고 희생하며 투자한다는 것은 부질없이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전처럼 고가의 브랜드, 명품 의류라는 이유만으로 묻지마 구매를 한다거나 메이커 스포츠 웨어라고 아무 계획 없이 사고 보는 방식에서 탈피했다는 것이다.

박채원(23·여) 씨는 “아직 국내에서 출시가 되지 않은 제품을 구입하거나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해외명품 구매대행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고 있다”면서 “인기 해외브랜드 가방이 백화점에서 200만원에 판다면 이곳보다 50%저렴한 100만원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기존 세대는 미래만 생각해 현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와달리 2030세대는 현재를 즐기려는 경향을 보여 긍정적이다"라며 "정치, 사회 여러 측면에서 불안정하고 불확실함을 안고 사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여행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적 여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도 매주 해외여행을 가는 등 과도한 계획을 세우거나 과소비는 경계해야 한다"면서 "주변에 욜로족을 보면서 '왜 나는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있지?' 하는 등 동조효과로 인해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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