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 글로벌 석유화학기업 美 크레이튼 16억 달러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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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케미칼, 글로벌 석유화학기업 美 크레이튼 16억 달러에 인수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9.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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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럽 SBC 시장점유율 1위, 최고의 기술력 보유
'바이오 케미칼' 최대 규모 기업으로 도약
M&A로 확보한 800여개 특허 활용해 핵심 소재 국산화 예고
미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社 SBC 생산 공장. 사진=DL
미 오하이오 주 벨프레(Belpre)에 위치한 크레이튼社 SBC 생산 공장. 사진=DL

DL케미칼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DL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에 나섰다. DL케미칼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의 석유화학회사인 크레이튼(Kraton)의 지분 100%를 주당 46.5달러, 총액 16억 달러(약 1조 8800억원)에 인수키로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크레이튼은 폴리머와 케미칼 2개의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 13개의 생산공장과 5개의 R&D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15억 6300만 달러이며, 조정 상각전영업이익(Adjusted EBITDA)은 2억 6200만 달러다.

크레이튼 폴리머 사업의 주력제품은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로 미국과 유럽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BC는 위생용 접착제와 의료용품 소재, 자동차 내장재, 5G통신 케이블 등에 활용되는 첨단 기술 소재다. 또한 소나무 펄프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정제해 화학제품을 만드는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회사로 유명하다. 바이오 케미칼 생산 능력은 연 70만톤으로 바이오 디젤 같은 친환경 연료부터 고기능성 타이어 재료, 친환경 접착제 등의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 크레이튼 R&D센터 통해 아시아 시장 추가 투자 예고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단숨에 미국과 유럽의 1위 SBC 제조, 최대 규모의 바이오 케미칼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석유화학기업의 고부가가치 스페셜티(Specialty), 바이오 케미칼 시장의 글로벌 석유화학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스페셜티 합성고무, 점접착제 시장 진출이라는 중기 전략 목표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DL케미칼은 중기 전략 실행의 첫번째 단추로서 2020년 크레이튼의 수술장갑용 합성고무 사업부문인 카리플렉스(Cariflex)를 인수한 바 있다. 올해 6월 카리플렉스 브라질 공장 증설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인수 1년만인 올해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의 글로벌 R&D센터를 적극 활용해 친환경 소재 등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를 검토해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으로 위상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사진=DL
사진=DL

◆ “800여개의 특허로 핵심 소재 국산화 할 것”

이번 인수로 DL케미칼이 가장 주목한 것은 800여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크레이튼의 기술력이다. 크레이튼은 1965년 세계 최초로 SBC 상업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서 1972년 SBC에 수소를 첨가해 내열성 및 내화학성이 우수한 수소첨가 SBC(HSBC)를 최초로 개발했다. 크레이튼이 생산하는 SBC는 높은 품질로 합성고무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다. DL케미칼은 이번 인수로 확보한 특허를 활용해 핵심 소재의 국산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석유화학 신소재 분야는 소수의 선진국들이 주도해 해외 기술 및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 DL케미칼은 기술개발을 통해 원천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고 투자확대를 통해서 신소재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 “ESG용 친환경 제품 개발 할 것”

DL케미칼의 이번 인수로 ESG용 친환경 개발도 주목되고 있다. 크레이튼은 지난해 플라스틱의 재활용 능력을 높여 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제품 개발애 성공했다. 재질이 다른 재활용 플라스틱의 혼합을 용이하게 하고, 재활용 제품의 단점인 물성 및 가공성도 개선한 제품인 서큘러(CirKular)를 출시한 것이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PET, HDPE 등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을 별도의 분류작업 없이 한꺼번에 재활용 작업이 가능하다.

이어 바이러스를 포함한 미생물을 99.99%까지 살균할 수 있는 바이액삼(BiaXam)도 개발했다. 바이액삼은 미국 환경보호국으로부터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아 델타항공의 키오스크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추후 최종 사용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고기능성 침대 매트리스 소재 등 혁신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DL케미칼 김상우 부회장은 “DL케미칼은 크레이튼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혁신 제품들을 조기에 상업화하는 한편, DL케미칼의 공정운영 및 설비관리 역량을 접목하여 크레이튼의 수익성을 한 단계 향상 시킬 것” 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인수로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소수의 기술선진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독점해온 핵심 기술의 국산화와 함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편, DL케미칼은 자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한 인수금융으로 필요자금을 조달 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 모든 인수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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