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BI홀딩스, 신세이銀 적대적 M&A 추진... 'TOB' 두고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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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BI홀딩스, 신세이銀 적대적 M&A 추진... 'TOB' 두고 정면충돌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09.2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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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홀딩스, 'TOB(주식공개매수)' 일방추진 발표
뿔난 신세이은행, "경영권 방어 총력" 결의
대립 관계 선명... 적대적 M&A 가능성 유력
SBI홀딩스, 11월 말 TOB 50일 조건부 연장 제시
신세이銀, 60일로 유예 요청... 신경전 고조
오는 30일까지 거절·무응답 시 방어책 도입 시사
신주예약권 무상 부여, 화이트 나이트 활용 검토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 사진=SBI저축은행 제공
기타오 요시타카 SBI홀딩스 회장. 사진=SBI저축은행 제공

일본 신세이은행이 SBI홀딩스 TOB(주식 공개매수)에 대해 경영권 방어를 결의했다. SBI홀딩스의 조건부 TOB 연장 의견에 대해서도 응하지 않을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 간 전면적 대립관계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적대적 M&A(인수·합병)로의 발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신세이은행은 SBI홀딩스 측에 TOB 기간을 올 12월 8일까지 60일 유예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주주 전체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서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세이은행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 등 절차에 대해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앞서 SBI홀딩스는 조건부로 TOB 기간을 11월 24일까지 50일 연장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TOB란, 'Take-Over bid'의 약자다. 매입대상 기업의 주식을 공개적으로 사들이는 것이다. 인수희망자가 매입가격·수량, 응모 기간 등을 미리 공고한 후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매수 가격은 통상적으로 기존 주가보다 높은 것이 특징이다.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SBI홀딩스의 경우, 당초 신세이은행 주식의 19.85%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 48%까지 지분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본 4대 메가뱅크'를 목표로 완전 자회사화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9일 SBI홀딩스는 신세이은행 상대로 주식 공개매수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달 25일까지 주당 2000엔(9일 종가 기준 약 40% 가산) 등 총 1100억엔 투자해 TOB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신세이은행 측에 관련 사전통보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면서 TOB를 둘러싼 양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신세이은행 측은 SBI홀딩스가 오는 30일까지 해당 제안에 거절 또는 무응답 시 이에 상응하는 인수방어책 도입을 시사했다. 첫 번째 조치로 자본금을 확대해 신주예약권(주주들에게 새로운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행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주예약권이란, 신주 발행회사로부터 일정기간 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일정수의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신세이은행은 SBI홀딩스를 제외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예약권을 무상으로 배부할 계획이다. SBI홀딩스가 주식을 취득해도 주주들의 예약권 행사에 의해 지분율을 강제로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TOB 기간을 60일 유예 요청하기로 결정한 만큼 TOB 자체에 대해서는 찬반을 포함해 관련 입장을 유보한 상황이다. 

'백기사(white knight)'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백기사란, 우호적인 제3세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경영권에 위협이 가해졌을 경우 회사 주식의 일정 지분을 가진 우호적인 기업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매수대상기업을 구해준다는 의미에서 화이트 나이트라는 명칭이 붙었다. 

신세이은행은 현지 여러 기업에게 참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세븐앤아이홀딩스와 소니그룹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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