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 "아파트 스마트홈, 초등생 해킹 기술만 있어도 뚫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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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人] "아파트 스마트홈, 초등생 해킹 기술만 있어도 뚫린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9.2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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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솔루션 강자' 누리온 오진탁 대표 인터뷰
국방부·경찰 등 국가기관 해킹 보안기술 특화
아파트 네트워크 보안 시스템 독자 개발
"'해킹 보안' 전문기업으로 사회적 의무 다할 것"
'공공기관 보안 최고 등급' 획득... 군사용 드론 제작도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보유 S건설 등과 협의 계속
누리온 오진탁 대표. 사진=시장경제DB
누리온 오진탁 대표. 사진=시장경제DB

신문 사회 지면을 장식했던 'N번방'의 본질은 성착취, 성폭력이다. 그들이 성착취, 성폭력을 위해 사용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아파트 해킹’이었다. 해킹을 통해 아파트 월패드 카메라로 여성 입주민을 도촬하고, 그 영상을 팔았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홈 네트워크 보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나 적극적 도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유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무지’, 또 다른 하나는 ‘에이 설마 해킹하겠어?’하는 ‘안일함’이다. 관련 제도 역시 표류하고 있다. 공동주택 스마트홈 해킹 방지를 위해 관련 법률 행정규칙이 3년 전 신설됐지만 아직 표류 중이다. 단지 별로 통합 운영되는 인터넷 망을 세대별로 분리해야 한다는 게 개정안의 핵심인데, 아파트값 상승, 기술적 어려움 등의 문제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원, 국군, 경찰, 방위사업청 등의 해킹 보안을 담당하는 기업이 ‘스마트 홈 보안솔루션’을 개발하고, 아파트 홈 네트워크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누리플랜 계열사 '누리온'이 그곳이다. 이 회사는 사업 진출 선언과 함께 '공공기관 보안 최고 등급'을 획득했고,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한 S사, H사와 보안 솔루션을 협의 중이다.

24일 기자는 ‘누리온’ 본사에서 이 회사 오진탁 대표를 만나, 아파트 스마트홈 네트워크의 현재와 미래, 문제점과 대안 등을 주제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재 아파트 홈 네트워크 보안 수준은 어느 정도로 볼 수 있느냐’는 첫 질문에 오 대표는 충격적인 대답을 내놨다. 다음은 오 대표의 답변이다.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이건, 일반 아파트이건 모든 아파트 스마트홈 시스템은 초등학교 수준의 해킹 기술만 있으면 다 뚫린다. 해킹을 당하면 관리비를 0원 또는 수백만원으로 조작할 수 있고, 월패드 카메라로 도촬(도촬)도 가능하다. 아파트 출입 기록도 다 뽑아낼 수 있다."

이어 그는 아파트 홈 네트워크의 허술한 보안 실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아파트 4~5층에는 인터넷 망들이 모여 있다. 이곳에 단자 하나만 꼽으면 해킹 접속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만약 해커가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가정해 보자. 단자를 꼽을 필요도 없다. 그냥 집 안에서 노트북 하나로 해킹을 할 수 있다. 공동 CCTV에 걸리지도 않기 때문에 적발도 어렵다. 우리(누리온 기술자들)가 생각하는 가장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정부는 2007년 ‘홈네트워크 건물 인증 제도’를 통해 아파트의 ‘스마트홈’ 기술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이후 건설사들은 공동 주택(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신축 시 ‘스마트 홈’을 적극 도입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조명∙보일러∙가스 등 시설물을 원격 제어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문제는 편의성에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외부 침입 방지, 사생활 보호 등 보안·경계시스템은 기술적 진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주거침입 범죄는 2016년 1만1631건에서 2020년 1만8210건으로 56.1% 증가했다. 하루 평균 46건이다. 사물인터넷(IOT)과 관련된 해킹 신고 건수도 최근 3년 새 3배 증가했다.

누리플랜은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스마트 홈’ 실태를 확인하고, 보안 솔루션 개발에 투자를 집중했다. 그 결과물이 누리온의 ‘스마트 홈 보안솔루션’이다.

누리온 오진탁 대표. 사진=시장경제DB
누리온 오진탁 대표. 사진=시장경제DB

 

경찰, 육군, 방위사업청 등에 군사용 드론 등 납품
'네트워크 보안'에 관한한 국내 최고 수준 기술 보유  

오 대표는 해킹 보안 전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느껴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사이버 범죄 집단이나 해커들에 의해 사회·경제적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민수분야 보안 솔루션 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스마트 홈’이 안고 있는 보안 취약점 해결을 위해 수년간 노력한 끝에 스마트 홈 보안 솔루션 가칭 ‘스파이 웹(Spi-web solution)’ 개발에 성공, 2022년 1월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누리온의 보안 핵심 기술은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 번째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성이다. ▲경찰청 실종자 수색용 드론 구매사업 ▲육군, KCTC 훈련용 드론 개발(KCMVP 적용) ▲육군사관학교, 5G기반 증강현실 통합지휘플랫폼 구축 ▲군사경찰, 과학수사 드론 제작(KCMVP, 무선 데이터링크) ▲공군, 비행단 방공무기 추적 훈련용 드론 제작 ▲방사청, 탄약창 과학화 경계사업 감시·정찰 드론 납품 ▲육군 지능형 CCTV 개선 사업 ▲육군, 저격용 드론 납품 사업(무선 통신 암호화 구축) 외 다수의 실적을 갖고 있다. 

누리온이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 기업으로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는 ‘무선 정보 전송’ 관련 해킹 방어 능력 때문이다. 전쟁 영화를 보면 벙커에서 지휘관들이 작전 수행 중인 드론이나 군인을 통해 전송받은 화면으로 작전 지시를 내리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이 때 이 영상 정보는 무선으로 전송되는데, 해킹 발생 시 역으로 드론, 군인, 지휘관, 장소가 발각되고, 타격 받을 수 있다. 이 정보의 해킹을 막는 것이 누리온의 보안 기술이다.

두 번째 세계 유일의 인증 방식 적용이다. 누리온은 ‘다이나믹 인증코드’(One Time Authentication Code, OTAC) 방식을 적용했다. IoT기기는 인증을 통한 접속이 필요한데, 이러한 인증을 위한 데이터는 단 한번만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번만 사용 가능한 형태로 끊임없이 코드값이 변경하기 때문에 ‘다이나믹 인증 코드’라고 불린다. 

세 번째 융합 보안과 멀티형 보안을 결합한 무결점 솔루션이다. 융합 보안 기술은 생체 보안과 OTAC 인증코드 보안, KCMVP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 것이고, 멀티형 보안 기술은 다양한 보안 기술을 단계별로 촘촘하게 구성하는 것이다. 사실상 해킹, 사이버범죄 침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누리온 측은 강조했다.

누리온의 ‘스마트 홈 보안솔루션’은 앞으로 아파트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가르는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 주요 단지에도 스마트 홈 해킹 보안 솔루션은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건설사나 조합이 선제적으로 보안 기술을 제시하지 않으면 도입하지 않고 있는 것인데, 과연 어떤 건설사가 그 중요성을 인지해 선제적 도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오 대표는 “누리플랜 그룹은 국가기관 및 군사보안사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의도적으로 홍보를 꺼려 왔다. 이제는 '민간 스마트 홈' 분야에 최적화된 보안 솔루션을 개발한 만큼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더 많은 분들에게 우리 기술을 알리고, ‘누리플랜 보안 솔루션’을 통해 우리 사회가 더 아름답고 더 안전해질 수 있도록 기여하는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리플랜그룹은 누리온 보안 기술 테스트를 올해 안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스마트 홈 보안 솔루션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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