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코앞... 자금조달·경영능력 검증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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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코앞... 자금조달·경영능력 검증 관건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10.0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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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전기차 기업 3곳 입찰신청서 접수
업계 "정상화 위해선 최소 8천억 이상 필요"
신차 개발비만 5천억, 자금조달·경영능력 의문
3곳 모두 역량 부족... 매각 무산 가능성 배제 못해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사진=쌍용차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사진=쌍용차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전기자동차 제조사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 에디슨모터스-쎄미시스코 컨소시엄, 미국 인디EV 등 3곳으로부터 인수제안서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 원매자가 적어도 8000억원이 넘는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에 성공해 최종 계약까지 완주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마감된 쌍용차 인수 본입찰에는 전기자동차 제조사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 에디슨모터스-쎄미시스코 컨소시엄, 미국 인디EV 등 3곳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엘비앤티는 5000억원대 초반, 에디슨모터스는 2000억원대 초반, 인디EV는 1000억원대 초반을 각각 적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1000억원대 금액을 적어낸 인디 EV를 제외한 나머지 2곳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측한다.

쌍용차 측은 현재 제출된 인수제안서를 바탕으로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진행 중이다. 매각주관사 역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자금 증빙에 중점을 두고 투자 확약서와 은행 지급보증서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와 매각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은 오는 29일께 우선협상대상자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해 통보한다. 협상기간은 통보일로부터 이후 약 2주간이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다면 최종 인수계약은 11월 안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청산가치만 9800억원에 달하고 인수 후 신차를 개발하려면 추가로 5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대규모 인수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증명해야 하지만 원매자 중 이런 플레이어가 없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하반기 이후에도 꾸준히 신차를 내놓으려면 개발비만 5000억원 가량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밀린 임직원 급여, 협력업체의 납품 대금 등 3700억원 규모의 채권도 부담이다. 경영 능력과 관련해서도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난제가 산적하지만 쌍용차는 적지 않은 덩치를 갖춘 대규모 기업집단이다. 투자금 조달 능력 못지 않게 입찰 참여기업들의 경영 능력 검증이 필요한 이유이다.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9297억 원이다. 반면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897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이다. 직원 수도 18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많은 인수자금을 써낸 이엘비엔티 역시 자본금 30억원에 지난해 매출은 1억원을 밑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임직원 4600여명의 고용 문제를 감안하면 정부도 기업 회생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도 "인수 후보자들의 역량이 부족해 매각 무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는 신차 부재로 인한 판매 부진이 길어지면서 2017년 이후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4494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2019년(2819억원) 대비 크게 늘었다. 그 탓에 산업은행 대출금 900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그해 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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