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전자 출신 A씨의 창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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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전자 출신 A씨의 창업이야기
  • 박종국 기자
  • 승인 2017.07.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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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위해 사업보다 정부자금 따내기, 브로커까지 등장
사진=픽사베이

40대 후반의 직장인들이 회사의 구조조정과 승진경쟁에 밀려 사회에 나오지만 이들이 재취업을 하기는 쉽지 않다. 갈수록 기업의 간부직 연령이 낮아지면서 한창 일할 40대 후반 인력이 갈 곳이 자영업 아니면 창업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이 새로운 꿈을 향해 모여 있는 창업센터를 찾았다.

서강대 출신인 A씨는 국내 최대의 전자회사인 S사 19년차에 직장을 그만 뒀다. 창업을 하기전 그는 B중견그룹에서 잠시 몸을 담았었다.

새로 옮긴 B중견그룹은 A씨가 다녔던 S사의 1차 하청 회사로 매출이 2조원대에 이른다. S사의 숱한 선배들이 B사에 입사했지만 보통 2년 내 그만두고 떠나갔다. A씨도 회장의 눈 밖에 나자 마자 짐을 싸야했다. A씨는 재취업을 알아봤지만 나이가 어중간해 쉽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창업을 결심하고 퇴직금과 은행대출로 '회계 보안'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사무실은 강남역 뱅뱅사거리에 얻었다.

47살의 A씨는 고등학생인 두 딸과 전업주부인 부인이 있다. 그는 오전 9시에 출근해 12시에 퇴근을 한다. 당연히 주말도 없다.

강남 뱅뱅사거리에 위치한 창업센터에는 A씨와 같은 이들이 모여 있다. 대부분이 퇴직금과 집담보 은행 대출로 마련한 사업자금을 마련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최근 A씨는 여직원과 경력직원을 하나 뽑았다. 그가 다녔던 S전자회사와 그 외 회사들에게 사업제안을 하기위해 직원을 채용하게 됐다.

걱정하는 가족에게 A씨는 “1년만 고생하면 대기업 다닐 때 보다 더 편하게 살게 해주겠다‘고 말은 했지만 월급날만 다가오면 피가 마르는 심정이다.

매출은 없고 인건비가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9000만원으로 1년내 뭔가 성공을 해보겠다고 했지만 벌써 6개월째 아무런 성과가 없다.

A씨는 피우지 않았던 담배도 다시 피우게 되고 성격도 날카로워졌다.

요즘 A씨는 사업의 방향성을 바꿨다.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것에서 정부지원 자금을 타내기로 결정을 했다. 은행돈보다 정부돈은 사업실패에 따른 부담이 덜하다. 원금을 다 갚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A씨는 정부자금을 따내기 위해 사업제안서를 쓰고 있다.

강남 뱅뱅사거리의 창업센터에는 A씨처럼 정부자금을 따내려는 창업자들이 많아졌다. 사업이 생각한 것처럼 풀리지 않자 우선 살고 보자는 생각들이다.

여기에 정부자금을 쉽게 따내게 해주겠다는 브로커 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들 브로커는 정부자금의 20% 가량을 성공수수료로 받는 다는 설명이다.

그는 “ S전자에서 자금담당을 할 때는 세상이 이렇게 어려운줄 몰랐다”며 “사업은 나중 일이고 우선 정부자금부터 따내고 뒷일을 생각해야 할 처지”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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