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반짝 반등후 다시 수렁... "2천 달러로 한도상향" 아우성
상태바
면세점, 반짝 반등후 다시 수렁... "2천 달러로 한도상향" 아우성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9.18 0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일제히 흑자 전환... 단기적 기저효과
공항 임대료 정책·내국인 한도상향 호소
면세점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면세점 전경. 사진= 이기륭 기자

면세점이 올해 상반기 반짝 반등을 이뤘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다시 침체에 빠졌다. 타 업종과의 협업을 통한 채널 다변화로 돌파구를 모색하지만 근본적인 정부의 지원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감독위원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면세점 3사(롯데·신라·신세계)는 상반기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롯데면세점은 상반기 매출 1조604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4%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매출 14.8% 증가한 1조4808억원에 영업이익 888억원, 신세계면세점은 30% 늘어난 1조394억원에 영업이익 423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일제히 흑자로 돌아섰다.

면세점들은 코로나 이후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흑자를 달성했지만 마냥 기뻐하진 못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매출 하락에 기인한 기저효과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70% 수준이다. 코로나 시기 주요 면세점들은 악화된 실적 개선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과도한 임대료 부담으로 인천공항면세점 운영을 종료했고,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7월 강남점 문을 닫았다.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도 이러한 효과가 크게 반영된 영향이란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경기가 회복된 것이 아닌 셈이다.

업계는 올 상반기 실적 반등은 일시적인 효과라는 분석이다. 여전히 중국 다이궁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코로나 기간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알선료가 30%까지 치솟았다. 특히 롯데, 신라, 신세계가 일부 영업을 종료하면서 규모에 따른 협상력 약화도 향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면세점들은 위기 돌파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먼저 롯데면세점은 최근 웹사이트·모바일 앱 등 온라인 플랫폼을 개편하고, 업계 최초로 해외 상품 직접구매 사업에 진출했다. 엘디에프 바이(LDF BUY)는 롯데면세점 호주법인에서 매입한 현지 상품을 한국 고객에게 판매 중이다. 롯데온에서는 해외명품 등 재고면세품 2만여 종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신라면세점은 다양한 협업에 나섰다. 우선 쿠팡의 오픈마켓 서비스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100여개 브랜드의 제품 2000여종을 판매한다. 또 삼성물산 패션과 손을 잡고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올해 7월엔 경쟁 관계인 중국 면세점과 손을 잡았다. 중국 면세 특구인 하이난성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중국 하이난성 하이요우면세점(HTDF)과 양국 면세점 운영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 향후 합작사를 설립하고 상품 소싱, 시장 개발, 인적 자원 교류, 상품 공동 개발 등 운영 전반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신규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면세업계 최초로 이탈리아 ‘발렌티노 뷰티’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다음 달 2일에는 명동점 공식 매장을 개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SSG닷컴 내 ‘SSG DUTYFREE’ 공식스토어를 통해 재고 면세품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이런 노력에도 장기적 불황을 돌파하기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하반기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 정책이 올해 말 종료된다. 상반기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끼친 임대료가 다시 올라가면 실적 추락은 면하기 어렵다. 정부는 어려운 면세업계를 고려해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매출과 상관없이 임대료를 받는 '고정 요율' 방식에서, 매출과 임대료를 연동하는 '영업 요율'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다이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내국인 면세 한도상향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면세점 한도는 2014년 1회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된 뒤 현재까지 변동이 없다. 업계는 면세 한도를 최소 2000달러까지 올려야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공항 면세점 임대료 책정 방식의 변화, 면세 한도상향과 내국인 구매 한도 폐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적용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