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수첩] 수수료 환급 폭탄 부른 여신협회의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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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수수료 환급 폭탄 부른 여신협회의 자충수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07.0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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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협회의 김덕수 회장.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채 100일이 안 된 시점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정책을 발표하면서 카드사들은 불만이 많다. 지난 해 초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올해까지 약 1조원에 육박하는 수수료 수입 감소를 떠 안았는데 다음달부터 또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수수료 인하에 덧붙여 신규 가맹점으로부터 수취한 수수료 중 영세·중소 가맹점에 해당하는 가맹점들에게는 초과수취한 수수료를 환급해 주는 문제가 또 골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가맹점의 매출액에 따라 달라지는데 신규가맹점의 경우 매출액 기준이 없기 때문에 일반 수수료를 부과해 왔었다.

그러나 신규 가맹 계약을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매출액 기준이 산정되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는 가맹점이 될 경우 초과수취한 수수료를 환급해 주라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카드사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연간 최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규가맹점의 초과수수료 환급 문제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뿐 아니라 어느 후보 진영에서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카드사들도 뜬금없이 왜 신규가맹점의 수수료 환급 얘기가 나오는지 어리둥절할 뿐이다.

신규가맹점의 초과수수료 환급문제는 자영업자단체총연합(이하 자총)과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상공연)가 문제제기를 하면서 비롯됐다.

자총과 소상공연은 지난 몇 년간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 부담 해결을 위해 꾸준히 여신협회에 대화를 요청했다.

그러나 여신협회측은 이들의 요구를 번번히 묵살하며 대화의 창을 닫아 버렸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여신금융연구소를 통해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상가임대료와 불경기때문이지 수수료때문이 아니라는 설문자료를 배포했다.

카드사들이 과도하게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해 가기 위함인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이 자료가 배포되면서 대화의 창을 닫고 있는 여신협회에 대한 불만이 팽배했던 자총과 소상공연에게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되고 말았다.

가뜩이나 여신협회에 불만이 많던 자총과 소상공연은 신규가맹점 수수료 문제를 들고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찾아가 떼를 쓰기에 이르렀다.

신규가맹점 수수료의 환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특정카드 불매 및 가맹점 해지 운동을 펴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정권이 출범한지 100일도 안 됐는데 자영업자들이 카드사들 때문에 못 살겠다고 집단행동을 벌인다면 정부입장에서도 맘이 편할 수 없다.

결국 국정위의 부위원장이 이 문제를 직접 챙기고 나서면서 금융당국이 부랴부랴 신규가맹점 수수료 환급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자총의 한 관계자는 여신협회의 김덕수 회장을 향해 입에 담지 못할 욕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카드수수료의 당사자인 자영업자들은 카드사의 소비자들인데 여신협회가 자영업자들을 전염병 환자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무시가 여신협회의 소신”이라고 하는가 하면 "대화는 않고 미사일발사나 해대고 있는 김정은"에 비유하기도 한다.

여신협회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대화의 창이라도 열어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신협회측은 여전히 그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다. 그리고 자총과 소상공연은 제2, 제3의 수수료 인하폭탄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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