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7017, 설계-디자인-편의성 모두 낙제"... 빅데이터로 여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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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7017, 설계-디자인-편의성 모두 낙제"... 빅데이터로 여론 보니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7.06 14:5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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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N] 여론 절반 "인스타그램 활용해 야경 잘 살려야 성공”

‘서울로7017’에 대한 여론을 빅데이터로 살펴본 결과 현재까지는 ‘실패작’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본지가 서울로7017 개장 50일을 맞아 빅데이터 분석서비스(소셜메트릭스)를 활용해 트위터, 블로그 등 온라인 상 공개돼 있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정적인 반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인기 뉴스 BEST5 모두 ‘서울로7017’를 비판하고 있다. 비판의 내용은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건축 및 설계, 디자인 등 근본적인 것들이어서 정책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로7017과 소셜메트릭스. 사진=시장경제신문 및 소셜메트릭스 메인 화면 캡처

◇ BEST5 뉴스 서울로7017 비판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2017년5월20일부터 7월5일(47일간)까지 ‘서울로7017 인기뉴스 BEST5’를 보면 모두 부정적인 보도였다. 5개의 기사는 다음과 같다.

1위. ‘실제와 너무 다른 ‘서울로 7017’ 홍보 이미지. (댓글 2,853개)

2위. “걷는 도시 맞나요?”… 시각장애인에겐 너무 먼 서울로7017. (댓글 896개)

3위. “서울명소 맞아?”… ‘서울로’ 한달, 균열·더위로 ‘몸살’. (댓글 888개)

4위. ‘서울로7017’ 개통됐지만, 서울역 앞 보행 환경은 최악. (댓글 756개)

5위. 홍철호 “597억 들어간 서울로, 벌써부터 균열 발생”. (댓글 225개)

5개의 기사를 보면 ‘서울로7017’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다.

소셜메트릭스에서 확인한 서울로7017 관련 인기뉴스 BEST5. 사진=소셜메트릭스 캡처

1위 기사인 〈‘실제와 너무 다른 ‘서울로 7017’ 홍보 이미지〉는 서울시가 ‘걷는 도시’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실제 모습과 다른 허위 홍보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2위인 <“걷는 도시 맞나요?”… 시각장애인에겐 너무 먼 서울로7017>는 서울시가 ‘모든 시민이 걷는 도시’라는 슬로건을 토대로 건설했지만 시각장애인들의 배려는 전혀 없었고, 설계 단계서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3위인 <“서울명소 맞아?”… ‘서울로’ 한달, 균열·더위로 ‘몸살’>는 개장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곳곳에서 균열이 발생했고, 더위로 걷을 수 없는 거리라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4위인 <‘서울로7017’ 개통됐지만, 서울역 앞 보행 환경은 최악>은 서울로7017 사업 과정에서 서울역 앞의 열악한 보행 환경은 전혀 개선되지 않아 서울로7017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의 기사다.

5위인 <홍철호 “597억 들어간 서울로, 벌써부터 균열 발생”>는 서울로가 한 달 동안 2건의 균열과 1건의 시멘트 박리 현상이 발생했고, 난간 와이어 탈락, 옥상난간 흔들림, 계단조명 전선 노출 등의 하자보수 사항도 8건이나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기사였다.

◇ 개장 초기 반짝 관심 이후 이렇다 할 이슈 생성 못하고 있어

소셜메트릭스에 따르면 서울로는 개장 초기인 20일부터 22일까지 사람들로부터 반짝 인기를 끌다가 23일 이후로 급격하게 관심에서 멀어졌다.

수 십 일이 지난 7월5일까지도 별다른 이슈를 생성하지 못하면서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계속 멀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로7017이 서울의 명소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버즈량(온라인 키워드 검색 및 콘텐츠 소비량) 추이를 보면 동기간 버즈량은 총 2만1498건(뉴스 댓글 제외)이었으며, 인스타그램은 1만362건으로 48.2%에 달했다.

서울로7017 버즈량. 표를 보면 개장 2일 후 사람들의 관심도 크게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소셜메트릭스 캡처

서울로7017에 대한 버즈량의 절반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입됐다는 것은 여론이 ‘이야기’ 보다 ‘사진’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을 보면 시민들이 낮 보다는 야경에 찍은 사진들을 올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서울로7017이 낮 보다는 저녁에 찾아가야 더 아름답다는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서울로7017의 연관어 9위에 ‘야경’이 포함돼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서울로의 야경을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서울로7017 야경들. 사진=소셜메트릭스 캡처

따라서 서울로7017의 향후 홍보 및 이슈 포인트는 ‘야경’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도 이미 이러한 포인트를 감지하고 ‘낮보다 밤이 아름다워~’라는 주제로 사진 찍기 좋은 장소와 코스를 홍보하고 있다.

시는 저녁7시30분부터 8시까지 해야 완전히 지기 전 ‘문화역서울 284’가 보이는 구간에서 사진을 찍으면 야경을 담기 좋다고 소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 사람들 ‘서울로7017’ 하면 슈즈트리, 야경, 아우슈비츠 등 떠올려

소셜메트릭스에 따르면 서울로7017에는 여러 연관어가 떠올랐다. 이중 주목할 만한 점은 ▲슈즈트리 ▲야경 ▲아우슈비츠 등의 이색적인 단어가 연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걷는 도시’라는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사람들에게는 전혀 ‘걷는다’라는 연상을 떠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로7017과 관련한 연관어들. 사진=소셜메트릭스 캡처

‘슈즈트리(Shoes Tree)’는 5위의 연관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단어로 분석되고 있다. 슈즈트리는 서울로7017 개장 초기부터 논란이 된 설치예술작품이다. 시민들은 흉하고 불결해 보이고, 1억 원의 세금을 집행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작품은 9일간의 전시를 끝내고 지난 5월29일 철거됐다.

흉물이냐, 예술이냐를 놓고 논란을 빚은 슈즈트리. 사진=시장경제신문

‘아우슈비츠’는 슈즈트리와 연장선상에 있는 연관어로 역시 부정적인 반응으로 분석되고 있다. 슈즈트리가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에서 나치에 의해 학살된 유대인들의 신발들을 연상시키는 설치예술이라는 반응이다.

‘야경’은 긍정적인 반응의 연관어로 분석된다. 서울로7017은 시멘트 공원이기 잿빛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낮에는 더워 걷기가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밤이 되면 기온이 내려가고, 야경이 아름답기 때문에 걸을만하다는 반응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보면 서울로7017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지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이 관심이 퍼져나갔고, ‘서울로7017’ 하면 ‘야경’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시가 이렇다할 이슈 생성을 못하는 상황에서 ‘야경’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을 뽑아 낼 수 있다.

한편, ‘서울로7017’는 탄생 목적인 ‘걷는 도시’라는 이미지를 잘 연상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2개의 연관어 중 ‘걷기’와 관련된 연관어는 15위 산책과 22위인 보행길이 전부였다.

◇ [감성 키워드] ‘좋다’, ‘관심’, ‘안전’ VS ‘우려’, ‘심각’ ‘흉물’

소셜메트릭스를 통해 서울로7017의 감성 키워드를 살펴봤다. 감성 키워드는 사람들이 서울로7017를 어떤 식으로 느끼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단어 빅데이터다.

서울로7017와 관련된 감성 키워드들. 사진=소셜메트릭스 캡처

긍정적인 감성어로는 ▲좋다 ▲매우 관심 ▲안전 ▲즐기다 정도가 주목을 끌었고, 부정적인 감성어로는 ▲우려 ▲덥다 ▲흉물 ▲비판 ▲심각하다 등이 검색됐다.

긍정적인 감성어는 좋다, 즐기다 등으로 평이했다면 부정적인 감성어에는 ‘흉물’, ‘덥다’ 등의 단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서울시가 정확히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는 대목이다.

긍정 버즈. 사진=소셜메트릭스 캡처

부정 버즈. 사진=소셜메트릭스 캡처

데이터 분석 정학용 연구원/분석보고서 문의(xiu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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