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한화맨' 최광호 한화건설 부회장에 미래 맡긴 한화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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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한화맨' 최광호 한화건설 부회장에 미래 맡긴 한화그룹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9.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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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건설부터 한화건설까지... 건설업계 맏형 CEO
포트폴리오 개편, 포레나 브랜드 개발, 디벨로퍼 강화 '삼박자'
'건설통' 리더쉽 재조명... 김승연 회장과 투톱 시너지 기대
한화건설 최광호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한화
한화건설 최광호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한화

한화그룹이 한화시스템과 한화솔루션 케미칼·큐셀부문, 한화종합화학, 한화저축은행 등 5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김승연 회장이 3월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복귀한 후 첫 사장단 인사이다. 평년과 달리 한 달 가량 대표이사 인사를 앞당긴 것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6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3년만이다.

최 부회장은 1977년 태평양건설에 입사해 44년간 회사에 몸 담은 '건설통'이자 ‘한화맨’이다. 앞서 건축지원팀 상무, 건축사업본부장 전무, 해외부문장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2013년 6월 한화건설 BNCP 건설본부 본부장을 맡아 김승연 회장과 함께 이라크 비스야마 신도시 사업을 키웠다. 이후 해외부문장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5년 6월 한화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오랜 기간 회사에 재직한 만큼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0년 넘게 한 건설사에서 일한 인물은 오너 경영인을 제외하면 찾기 어렵다. 대형 건설사 CEO 중에는 임병용 GS건설 사장에 이은 2번째 장수 CEO이다.

최 부회장은 2015년 사장에 취임해 해외사업에서 어려움을 겪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세웠다. 특히 김승연 회장의 공백 기간 회사를 이끌어 경영 정상화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적 토목·주택사업을 벗어나 포레나(FORENA) 브랜드 출시, 역세권 복합개발, 친환경 신사업 등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뤄냈다.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16년 3조1485억원 △2017년 3조3272억원 △2018년 △3조7870억원 △2019년 4조499억원 △2020년 3조5927억원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7년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8년 2912억원 △2019년 2949억원 △2020년 2488억원으로 뛰어올랐다. 신용등급은 2019년 BBB에서 A로 올라섰다.

포레나 브랜드는 2019년 8월 출시한 주택 브랜드로 기존 '꿈에그린' 입주자들이 브랜드 변경을 요청할 정도로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포레나 브랜드를 내세워 수도권 3곳, 지방 3곳 등 총 6곳에서 6500억원이 넘는 정비사업 수주를 기록했다. 

디벨로퍼 사업에서는 서울역 북부 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대전 역세권 개발사업,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을 잇따라 수주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역세권 복합개발은 도시의 관문인 철도역사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금융, 시공, 운영 등 사업 참여자 간 소통과 연계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사업이다. 한화는 한화역사, 한화리조트, 한화에스테이트 등 계열사를 참여시켜 사업을 따냈다.

최근에는 풍력발전, 수처리기술 등 친환경 신사업을 추진하며 사업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국내 최초로 '막여과 고도정수처리기술'을 개발해 이 분야 국내 1호 민간사업자 지정을 받았고, 7290억원 규모의 대전 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자 지위도 얻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직속 부서로 풍력사업실을 신설하고, 76메가와트(MW)급 경북 영양풍력발전단지와 25MW급 제주 수망풍력발전단지를 준공했다.

한화그룹은 “최 부회장은 지속적 매출·손익 개선과 함께 사업체질을 개선하고 친환경 사업을 이끄는 등 사업 전반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재계는 최 부회장이 경영 복귀를 선언한 김승연 회장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주)한화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로 김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가 해외토건사업본부, 신성장전략팀 등에 재직하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7년 만에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사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김 회장이 2007년부터 2014년까지 한화건설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했던 만큼 경영 이해도와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회장은 해외수주액 140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경영능력을 증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2012년 수주한 9조원(80억달러) 규모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다.

이 사업은 해외 건설 사업 기준 국내 최대 수주로,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겠다’며 직접 현장을 찾아 현장을 누빈 김 회장이 일궈낸 대표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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