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용 '니트릴 장갑' 판매 급증에... 불붙은 NB라텍스 공장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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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용 '니트릴 장갑' 판매 급증에... 불붙은 NB라텍스 공장 증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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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확산에 니트릴 위생 장갑 판매 폭증
금호석화, 2560억원 투입해 연산 24만 톤 증설
LG화학, 한국·중국·말레이시아 3국 생산체제 갖춰
금호석유화학 연구원이 NB라텍스로 만든 장갑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연구원이 NB라텍스로 만든 장갑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코로나 재확산으로 방역에 필요한 니트릴 장갑 수요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니트릴 장갑의 핵심 원료인 NB라텍스(니트릴 부타디엔 라텍스)를 제조하는 국내 화학사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560억원을 투입해 연산 24만 톤 규모의 NB라텍스 증설 투자에 나선다. 이번 투자로 금호석유화학은 2023년까지 총 96만 톤 규모의 NB라텍스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후 수요 상황에 따라 47만 톤 규모의 추가 증설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이 증설까지 완료되면 금호석유화학은 총 142만 톤의 NB라텍스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는데, 이는 올해 말까지 구축할 생산능력 71만 톤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울산 고무공장.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NB라텍스 시장점유율 35%로 세계 1위 업체다. 원래 금호석유화학의 주력 제품은 타이어용 고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지난해 3~4월 완성차 업체들이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타이어 수요가 줄어들자, 금호석유화학은 NB라텍스 생산 비중을 늘렸다. 발빠르게 대응한 덕에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1991억원, 영업이익 7537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사업별로 보면 합성고무부문이 특히 좋았다. 합성고무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약  38%인 2929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 NB라텍스. 사진=LG화학
LG화학 NB라텍스. 사진=LG화학

LG화학도 글로벌 주요 생산 거점에서 동시다발적 증설에 나서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신규 공장이 가동에 들어갔고, 말레이시아에서도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국내 여수 공장 역시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연산 100만 톤 이상의 NB라텍스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중국 닝보시에서 최근 연산 10만t 규모의 NB라텍스 공장을 신설해 가동을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닝보 공장 생산 능력을 추가로 11만 톤 늘려 총 21만 톤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달 양산을 시작한 중국 융싱공장은 가동과 동시에 곧바로 증설에 나선다. 연 10만 톤 규모에서 내년 상반기 연 21만 톤으로 두 배가량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현재 17만톤 규모의 여수공장 NBL 생산능력을 연간 28만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1만톤 증설 공사에 착수했다. 내년 상반기 내 본격적인 상업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니트릴 장갑 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말레이시아를 선점했다.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과 NB라텍스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두 회사는 말레이시아 남부 펭게랑 석유화학단지에 연간 20만톤 규모의 NB라텍스 제조공장을 짓기로 했다. 2023년 상업가동이 목표다. 

일각에선 국내 기업 간 NB라텍스 증설 경쟁로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코로나19가 최소 2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수요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니트릴 장갑은 의료용 위주가 아니더라도 가정·식당·카페·피트니스 센터 등 일상에서 사용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가 진정되더라도 니트릴 장갑 판매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고무장갑제조연합회(MARGMA)에 따르면 니트릴 장갑의 수요는 지난해 약 2000억장에서 2024년 4109억장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약 12조원 시장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NB라텍스는 NCC(나프타 분해설비)를 통해 얻는 부타디엔을 주원료로 하되 각종 첨가물을 섞어 만든다. 니트릴 장갑은 피부 단백질 알레르기 반응이 일으키는 천연고무 라텍스 장갑을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니트릴장갑은 얇으면서도 잘 찢어지지 않고 열에도 강한 특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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