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출소 직후 서초사옥 직행... '반도체·배터리'부터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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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출소 직후 서초사옥 직행... '반도체·배터리'부터 챙겼다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8.1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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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척해진 얼굴... 체중 10kg 가량 줄어든 듯
"저에 대한 걱정 비난 기대 잘 듣고 있다"
서초동 삼성 본관 출근... 반도체 투자 계획 등 점검
이재용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이재용 부회장. 사진=시장경제DB.

올해 1월 서울고법 파기심 재판부의 실형 선고로 수의를 입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7일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13일 오전 10시를 조금 넘어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온 이 부회장은 한결 수척해진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서, 그 동안의 옥고가 만만치 않았음을 짐작케했다.

특히 그는 자택이나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해 심신의 안정을 취한 뒤 활동을 재개할 것이란 일반의 예상과 달리 바로 서초동 삼성 본사로 출근해 주요 현안을 살폈다.

삼성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반도체 파운드리 부문의 대미 투자 계획과 디스플레이 사업부 동향,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과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 현안 등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구치소 문을 나와 고개를 숙이며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짧은 답변 후 제네시스 EG 차량에 올라탄 이 부회장은 인파를 헤치고 구치소를 떠났다.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DB.

현장은 국내외 취재진과 삼성 관계자, 시민단체 구성원들이 뒤엉켜 매우 어수선했다. 삼성물산 노조와 청년정의당의 깃발도 보였다. 시민단체는 둘로 갈라져 찬반 집회를 열었다.

가석방을 찬성하는 한 시민은 "사면이 아니라 가석방인게 아쉽다"며 "국민을 위해 백신 확보 등에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그의 가석방을 반대하는 시민은 "국내 법이 재벌에게만 유독 너그러운 것 같다"며 "본인의 형기를 다 채우고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 7월 말일을 기점으로 형기의 60%를 경과해 형법이 정한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형법상 가석방 요건은 유기형의 경우 선고형의 3분의 1을 경과한 때이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당일 출근을 강행할만큼 경영복귀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법무부의 취업제한처분이 해제되지 않으면 경영 현장 복귀는 상당기간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처분에 대한 해제권은 법무부장관에게 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취업 승인'과 관련돼, 다수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발언의 수위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에서 "검토되지 않았다"로 다소 누그러진 경향을 보이고 있다. 취업제한이 풀리지 않으면 이 부회장은 향후 5년 동안 '삼성전자 부회장'직에 복귀할 수 없다.

재계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 공석 상태가 길어질수록 반도체를 비롯한 우리 산업 생태계가 활력을 되찾는 시기도 늦춰질 것"이라며, 박 장관의 조속한 '취업 승인'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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