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디지털전환④] '디지털·인간미' 다잡은 우리銀... 뉴노멀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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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디지털전환④] '디지털·인간미' 다잡은 우리銀... 뉴노멀 선점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1.08.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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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銀, 메타버스 동맹 가입, MZ 트렌드 선점
우리금융 손태승, 작년 5월 전사적 혁신 승부수
권광석 우리은행장 "다함께 디지털 혁신 가속화"
"디지틀 전환도 사람이"... 인재 양성 주력
'개방형 혁신' 기치 전방위 핀테크 협업
AI 사업부 필두로 첨단기술 융복합 추진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서울시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에서 2021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비대면으로 개최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임직원에게 “빠르게, 새롭게, 다함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자”고 주문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서울시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에서 2021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비대면으로 개최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임직원들에게 "빠르게, 새롭게, 다함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자"고 주문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이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며 뉴노멀(New Normal)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특히 첨단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인재 양성·협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삼성전자·현대자동차·네이버랩스·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200여 국내 대표 기업이 참여 중인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회원사로 가입했다.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현실을 본뜬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공간의 제약이 없는 특성으로 모바일, 디지털 기기에 친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문화의 핵심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은행권은 저마다 특색 있는 메타버스 영업점 등 신개념 서비스를 준비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5월 지주 차원에서 전면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선언한 이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래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에 팔 걷었다

우리은행은 현재 지주사와 함께 직원들의 디지털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선 디지털·IT 부문으로 입행해 영업점에 근무 중인 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관련 경험을 쌓고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이들을 미래 디지털 핵심인재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한 그룹의 전산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계열사 WFIS와 연계해 해당 인력이 실무 경험을 쌓고 필요한 핵심역량을 습득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에서 추진 중인 블록체인 플랫폼, 고객금융 DNA 구축 등과 같은 디지털 프로젝트에 잠재역량을 가진 인력을 매칭해 직접 사업을 추진하고 실전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디지털·IT부문 신입행원부터 금융권 최초로 카이스트(KAIST) 등 국내 주요 대학에서 잡오프(Job-off) 형태로 디지털금융 MBA 과정을 이수하게 하고 디지털 관련 부서에 배치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역시 전사적 차원에서 디지털 전문인력 육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금융의 인력양성은 크게 산학연계를 통한 디지털 전문인력 교육과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두 축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지난해 10월 그룹과 KT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문가 양성을 위한 공동연수를 2회에 걸쳐 실시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등 계열사 직원 총 40명이 참석해 KT의 빅데이터 활용사례를 실습하고 은행 업무에 적용할 과제를 도출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올해 3월 KT·교보생명과 협약을 맺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산학연계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7월에는 숭실대학교와 산학연계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을 활용디지털 전반의 실무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하반기부터 우리은행 등 그룹사에서 선발한 연수생 대상 맞춤형 커리큘럼도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5월부터 7월 사이 진행된 카이스트 산학연계 교육과정에는 지주사,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에프아이에스 직원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 외에도 국내 금융지주사 최초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우리어드벤처'를 통해 선발된 1기 사내벤처팀을 독립기업으로 분사했다. 우리어드벤처는 아날로그(Analog)에서 디지털(Digital)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도전하는 모험심 강한 벤처집단을 모토로 하고 있다.

 

손태승 회장, 'Digital for Better Life' 빅픽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 전사적 디지털 혁신에 승부수를 던졌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5월 'Digital for Better Life' 비전을 선언하고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함께 이끄는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손태승 회장은 비전 선포식에서 "코로나로 언택트는 넥스트 노멀(Next Normal)이 됐고, 지금이 디지털 혁신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손태승 회장은 그룹 내에서 디지털에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Digital First, Change Everything'를 경영 슬로건으로 제시했다.

손태승 회장은 자회사 CEO들과 함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 방안, 그룹 모바일플랫폼 체계 구축안 등 디지털 혁신 주요과제를 선정하고, 디지털 혁신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 줄 것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 DB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시장경제 DB

이 외에도 손태승 회장은 핀테크 기업을 직접 인수하거나 타업종과 적극적 디지털 협업을 추진하는 등 과감한 '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외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룹 내 디지털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ICT 기업과 연계한 AI 전문가 교육과정 등 내부 역량 강화방안도 동시 추진한다.

디지털 혁신에 승부수를 띄운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디지털혁신위원회 산하에 권광석 우리은행장을 총괄장으로 하는 '디지털혁신총괄'을 두고 탑다운(Top-Down)식 리더십을 확보하는 동시에 영업현장의 목소리를 디지털혁신에 반영하기 위한 바텀업(Bottom-up) 혁신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뉴노멀 시대의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비대면 상품 판매 총액 증대, 비이자수익 확대와 함께 금융 전영역의 디지털화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핀테크·빅테크사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기업금융, 자산관리 등 금융 고유영역에서의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사업부, 인공지능 신기술 전면 도입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AI사업부를 신설해 신기술을 은행사업에 적용하고 AI를 활용해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는 다양한 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주요 사례로는 △기업 부정대출 탐지시스템(2020) △제재법규 심사시스템 AI Sanction(2020) △전기통신금융사기 AI모니터링 고도화(2020) △KT그룹과 불완전판매 방지 프로세스 도입을 위한 MOU(2021) △AI 기반 시장예측시스템 구축 (2021) △AI기반 챗봇 서비스 고도화(2021) 등이다.

우리은행은 인공지능 뱅커(행원)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4월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영상합성 기술 스타트업 '라이언로켓'과 AI뱅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뱅커는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영상·음성의 합성을 통해 특정인물의 외모와 자세, 목소리를 반영해 가상의 은행원을 구현한다. AI뱅커와 상담하는 고객의 음성을 분석해 실제 은행원이 상담하는 것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AI뱅커는 직원 연수프로그램(AI교수), 행내 방송(AI아나운서)에 먼저 도입되며, 향후 스마트 키오스크 화상상담 업무 등으로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사진=우리은행 제공

마이데이터와 관련해서는 '내 정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데이터 은행'을 모토로 개인화된 재무설계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역시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신용정보, 자산, 가처분소득 등 금융정보와 기타 비금융정보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고객별 맞춤형 재무설계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우리카드,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한화손보, NICE평가정보사와 국내 초대형 민간 '금융데이터댐'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데이터사업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데이터댐'이란 데이터 공유⋅활용과 판매에 협업하는 금융공동체를 말한다. 우리은행과 각 금융사들은 데이터 수집⋅적재⋅유통을 위한 가명처리 프로세스 간소화를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구체적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데이터 융복합을 통한 신규사업 발굴과 금융 거래 고객 특성 지수(Index) 공동개발 △가명처리 정보 취합 프로세스 간소화∙정례화, 금융데이터댐 분석결과 데이터 사업화 △소상공인과 스타트업 지원 등 정부의 데이터 산업 공공지원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ICT·핀테크 기업과 공세적 협업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KT그룹과 금융·ICT 융합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근 KT, 한국IBM과 AI뱅커 개발 등 '인공지능 혁신(AI Innovation)을 위한 삼각 동맹'도 체결했다. 

우리은행의 금융 노하우와 KT, 한국IBM이 보유한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해 혁신적인 디지털금융 상품·서비스 개발은 물론 신사업 발굴을 위한 긴밀한 협업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주요 공동 연구개발 과제는 △기업여신 심사·금리네고 자동화 등 업무 효율화를 위한 'AI 심사역' 고도화 △불완전판매 탐지 시스템을 활용한 'AI 내부통제' 강화 △인공지능과 딥러닝(Deep Leaning) 기반 'AI뱅커'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금융서비스 개발에 협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공동연구·사업개발 실행체계인 'AI Lab'을 설립해 KT, 한국IBM과 인공지능 사업의 기획단계에서 기술검증, 운영까지 협력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출시를 앞당기기로 했다.

현재 우리금융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디노랩(Digital Innovation Lab)'에 참여중인 핀테크 기업들과 계열사들은 적극적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업대상 대출상품 서비스부터 개인대상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까지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과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우리금융 계열사들의 핀테크 협업사례로는 △우리은행과 부동산 정보컨텐츠 제공사 '아실'△중소기업 운전자금 최적화를 위한 베트남 우리은행과 '핀투비' △모바일 상품권 거래플랫폼 '더블엔씨'와 우리카드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간접투자 플랫폼 개발을 위한 우리자산신탁·글로벌자산운용과 '펀드블록글로벌' 등이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4차산업혁명, 디지털 플랫폼과 AI 금융시대에도 유능한 인재와 그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경영전략은 여전히 중요하다"면서 "우리은행이 디지틀 인재 양성하는데 주력하는 것은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라는 금융지주 차원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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