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ESG진단①] '착한포장' 통해 脫탄소 앞장... 오리온 윤리경영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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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ESG진단①] '착한포장' 통해 脫탄소 앞장... 오리온 윤리경영 빛났다
  • 김보라 기자
  • 승인 2021.08.0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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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체 구축, 그린TFT 신설
잉크 사용량 50% 절감 "윤리경영 문화 심화할 것"
협력사 전담조직 '동반성장팀' 상생 제도 마련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 증대... 주주가치 제고

<편집자 주> 최근 기업의 화두로 떠오른 ESG는 세 가지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이다. 과거 기업의 역할을 이윤 추구로 한정하던 시대는 지났다. 전문가들은 이미 ESG경영은 평판관리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지적한다. 시대 흐름에 발맞춰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이미 무디스가 국가별 ESG 경쟁력 순위를 집계하고, 국민연금도 ESG를 투자 지표로 반영하고 있다. 본지는 유통기업의 ESG경영의 현황과 특징을 짚는 기획시리즈를 연속 기획한다. 

사진= 오리온.
사진= 오리온.

오리온이 ESG 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오리온은 제품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고,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며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전담조직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배구조 역시 개선해 기업의 운영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친환경경영 위해 '그린 TFT 설립'... 글로벌까지 관리 집중

오리온은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그룹 차원의 친환경 경영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과 협업해 그룹 차원의 탄소배출 관리에 나선 것이다.

오리온은 이를 위해 생산, 설비, 관리 등 6개 부서의 실무 담당자들로 구성된 '그린 TFT'를 신설했다. 그린 TFT는 전사적 협업을 통해 탄소배출 목표 설정, 데이터 통합 및 관리, 에너지 절감 방안 등을 수립·실행한다. 공장에서의 제조 공정에만 국한하지 않고, 제품 개발, 생산, 판매, 부자재 폐기 등 생산 전 과정에 적용할 방침이다.

오리온은 각 법인별로 생산 설비 개선 및 투자를 지속하며 꾸준히 친환경 경영을 해왔다. 한국 법인은 지난해 청주 공장에 '꼬북칩 에너지 절감 스팀 공급 장치', '프라이어(감자 튀김기) 오일 쿨링 열 교환기' 등을 개선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존 대비 5% 감축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익산공장에서는 저효율 냉동기를 고효율 냉동기로 교체함으로써 연간 탄소 배출량을 218톤 줄였다.

중국 법인은 랑방 공장에 스윙칩 프라이어와 공장 보일러에서 배출되는 폐열을 회수·재활용하는 설비를 구축했다. 연간 1000톤가량의 탄소 배출량 감축이 예상된다. 상하이공장에서도 폐수 침전물 건조 설비를 추가 도입함으로써 연간 795톤의 폐기물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미푹공장에서는 전기에너지가 부족한 현지 특성을 고려해 공장 지붕에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태양전지를 설치하고 제품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오리온은 친환경 생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2014년부터 오리온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펼치며 총 22개 브랜드의 포장재 규격을 축소했다. 2017년에는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 유기화합 용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경친화적 포장재를 개발 적용했다. 2018년에는 ‘초코파이’, ‘포카칩’ 등 총 12개 제품의 포장이 제과업계 최초로 환경부의 녹색인증을 받았다.

사진= 오리온
친환경 포장재 생산 제품. 사진= 오리온

2015년과 2019년에는 두 번에 걸쳐 총 32개 브랜드의 포장재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인쇄 도수를 줄이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포장재 제조 시 사용하는 잉크의 양을 기존 대비 연간 약 178톤가량 줄인 바 있다. 이와 함께 약 120억원을 투자해 플렉소 인쇄 설비를 도입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환경친화적 포장재 생산을 시작하며 연간 잉크 사용량을 50%가량 절감하고 있으며, 절감된 비용을 제품의 양을 늘리는 데 사용하고 있다. 2014년부터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 포카칩, 오!그래놀라, 치킨팝 등 총 17개 제품의 양을 가격 인상 없이 늘렸다.

 

"상생펀드 운영" 협력사를 위한 금융지원 제도 도입

오리온은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오리온은 전담조직인 '동반성장팀'을 구성하고 다양한 상생협력 제도를 마련·시행하고 있다.

오리온은 2018년부터 협력회사 납품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지급일수를 대폭 단축하는 결정을 내렸다. 협력회사의 자금 운용 부담을 덜고 회사 운영에 도움을 주려는 취지다.

사진= 오리온 홈페이지.
오리온이 제시하는 상생협력 지원내용. 사진= 오리온 홈페이지.

이외에도 ▲협력회사의 공정하고 투명한 입찰을 위한 온라인 공개 입찰 방식의 '오픈 구매 시스템' 도입 ▲품질 관리 노하우 전수 및 기술 개발 지원, 성과공유제 시행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오리온 해외 법인과 연계해 협력회사의 해외 진출 지원 확대 ▲원료공급 농가를 대상으로 한 감자생산 지원 및 지역사회 후원 등 다양한 상생·동반성장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오리온은 협력회사들에 대한 실질적인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상생펀드·상생협력기금·상생결제제도'도 도입했다.

상생펀드는 오리온이 NH농협은행과 협약을 통해 100억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 펀드를 조성, 협력회사가 대출 신청 시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상생협력기금이란 동반성장위원회 산하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출연한 기금을 협력회사 지원에 활용하는 제도이다.

상생결제제도는 기존 협력회사뿐만 아니라 구매론(생산 자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없던 2차 협력회사도 오리온의 신용도로 할인해 저금리 현금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구매론과 동일한 방식이나 2차 협력회사 결제 대금을 보장해주는 제도로 1차 협력회사의 어음 부도 시 자금난과 경영 악화로 이어지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

 

국내외서 사회공헌활동 앞장... 초등교 책걸상 교체 등 다양

오리온그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오리온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오리온 초코파이’ 책걸상 교체 캠페인을 벌였다. 2만여개의 책걸상을 교체하는 등 전국 초등학교 학생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해 나가며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밖에 월드비전 및 EBS와 함께하는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교실에서 찾은 희망’을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후원하고 월드비전의 아동∙청소년 조식 지원사업인 ‘아침 머꼬’ 캠페인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후원해왔다.

오리온이 전국 코로나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을 위해 제품을 후원했다. 사진= 오리온.
오리온이 전국 코로나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을 위해 제품을 후원했다. 사진= 오리온.

2018년에는 집중 호우로 피해를 본 충청북도 청주시에 2억원 상당의 재해복구 지원금과 초코파이를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섰다. 국방부와의 협약을 통해 매년 국군의 날 행사와 육해공∙해병대 신병훈련소 장병들에게 오리온 제품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 코로나 선별진료소 의료진들을 위해 오리온 제품을 후원했다.

오리온은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6년부터 베트남 북부 지역의 감자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베트남 고향 감자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오리온은 지금까지 5억원 상당의 농기계 등을 지원하며 1만 1000여 농가의 농업 효율성 및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오리온은 베트남 북부 하노이 지역 인근에 있는 응아선현과 동찌우시에 최신형 트랙터와 로터리 등 필수 농기계를 각각 전달했다. 또한 우수한 품종의 씨감자를 농가에 보급할 수 있도록 베트남 국립농업대학교에 씨감자 연구시설도 기증했다. 2020년에는 베트남 남부 지역 남부농업기술연구소에 씨감자 저온 저장고도 설치해 기부했다.

 

기업 지배 구조 개선... 전문경영인 체재로 이사회 독립성 강화

이경재 오리온그룹 대표이사. 사진= 이기륭기자.
이경재 오리온그룹 대표이사. 사진= 이기륭기자.

오리온그룹은 지난 2019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운영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주주 가치 제고 및 권익 보호를 위해 투명성, 건전성, 안정성을 갖춘 지배구조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증대시키고 사업 특성에 맞는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2017년 6월 오리온홀딩스로부터 음식료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오리온을 설립했다. 주주의 가치를 높이고 독립적인 경영 및 객관적인 성과평가가 가능한 책임경영을 정착시킬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춰 나가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했다. 오리온은 구성원 간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구현하고자 회사의 의사결정과 업무 집행을 이사회와 경영진에 각각 별도로 위임하고 경영진의 업무 집행상황을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특히 이사회가 경영진의 견제기능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을 60%로 구성하고 있다. 이사회 내 위원회인 감사위원회도 상법 제415조의 2 제2항에서 규정하는 의무비율(3분의 2)을 상회해 위원 3인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이사회에는 상임이사인 대표이사와 이사 아닌 경영진에 대한 선임·해임 권한을 부여하고, 감사위원에게는 자료 요청권, 자문용역 요청권 등의 권한을, 회사에는 감사위원에 대한 정보제공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회계 투명성을 제고하고 경영진의 부정행위 등을 견제하기 위해 분기마다 외부 감사인과 경영진의 참석 없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인 주주총회는 회사의 소유자인 주주가 구성원으로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이사의 선임, 정관의 변경, 재무제표의 승인 등 회사경영의 기본이 되는 사항을 승인한다. 오리온은 2019년부터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는 등 주주 권리의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친환경 경영을 심화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관계 구축을 통한 동반성장과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전 법인의 윤리경영 수준을 높일 방침"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윤리적인 글로벌 식품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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