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大魚' 카뱅, 수요예측 돌입... 공모가 거품론에 선긋기
상태바
'IPO 大魚' 카뱅, 수요예측 돌입... 공모가 거품론에 선긋기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1.07.20 1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호영 대표 "기존 은행과는 시작부터 달라"
카카오뱅크, 희망 총액 18.5兆... 2위 신한에 근접
증권사들 "사업본질 같아, 기업가치 15.5兆 추정"
무디스 "카뱅은 이미 은행의 위협적 경쟁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2017년 11월 3일 서울 중구 카카오뱅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2017년 11월 3일 서울 중구 카카오뱅크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시장경제DB

코스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가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大魚)인 카카오뱅크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른바 고평가 논란이다. 문제의 핵심은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도하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기존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 수준인데 비해 카카오뱅크의 PBR은 3.4배로 은행업종을 크게 웃돈다.

카카오뱅크는 20일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시작했다. 수요예측은 21일까지 진행된다. 최종 공모가는 다음날인 22일 확정된다. 이후 26~27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을 통해 일반청약을 받는다. 다음달 5일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예정돼 있다.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를 통해 신주 6,545만주 발행할 계획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3,000원에서 3만9,000원 사이다. 주당 액면가 5,000원의 6~8배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18조5,289억원이다. 이는 은행주 시가총액 1위 KB금융(21조2,478억원), 2위 신한금융(19조7,341억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가치 산정의 근거로 기존 은행들과 차별적인 사업 특징을 꼽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0일 오전 열린 'IPO PRESS TALK' 온라인 간담회에서 "은행 사업의 안정성과 플랫폼 사업의 성장성을 겸비한 상호보완적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가 아닌 금융플랫폼으로 분류해야 (카카오뱅크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증권 신고서에 비교 기업으로 국내 금융지주가 아닌 해외 핀테크 기업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선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존 은행과는 영업모델과 수익성 구조 측면에서 시작부터 다르고, 금융플랫폼 역량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기존 산업군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섹터를 담당하고 있다고 본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윤호영 대표는 기업공개 후 성장 계획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증권 계좌 개설서비스나 연계 대출 등 제휴 사업자를 23개에서 50개, 100개까지 넓히고 은행 라이선스를 통해 할 수 있는 자산관리, 펀드, 방카슈랑스, 외환을 통해 금융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모바일 트래픽을 바탕으로 기존 금융사들이 하지 않았던 26주 적금과 같은 뱅킹커머스와 고객혜택광고 등을 시도하면서 플랫폼 사업을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50년 넘는 업력을 자랑하는 시중은행도 있지만 카카오뱅크는 넘버원 리테일뱅크(소매은행)가 되기 위해 은행을 넘어 금융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 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이후 4년 만에 월간순방문자수(MAU) 1,335만명을 확보했다. 4년간 보인 매출 성장률은 127%에 육박한다. 최근 1년 반 만에 흑자 달성에 성공해 업계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는 전세계 인터넷은행 중 가장 빠른 흑자전환 기록이다.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의 적정 기업가치를 공모가보다 낮은 15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 은행의) 대면 영업과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영업은 방식의 차이일 뿐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저성장과 규제 강화로 인해 국내 은행들의 10%를 하회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1배를 하회하는 PBR이 고착화된 환경에서 카카오뱅크만 특별하게 높은 ROE를 달성하거나 그에 따라 특별하게 높은 PBR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존 상장은행들과의 수익성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밸류에이션 간극은 ROE가 아닌 할인율(COE)의 문제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과 금리 경쟁력, 향후 부동산 중심 성장 가능성을 감안해 도출한 기업가치는 15조5,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기관은 국내 증권사들과는 또 다른 시각이다. 

글로벌 마켓 리서치 기업인 번스타인(Bernstein)은 지난 13일 발간한 '카카오뱅크 IPO에서 알아야 할 3가지 요소' 보고서에서 "디지털 환경이 발달된 국가 인프라, 막강한 카카오 에코시스템과의 융합, 간편하고 빠른 앱 고객 경험, 높은 IT부문 직원 비율, 낮은 IT시스템 구축비용이 성공 요인"이라고 적시했다. 번스타인은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부문 확장을 통한 비이자수익 증가와 비용 통제, 연체율 관리가 적정수준으로 가능하다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은행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최근 리포트에서 "카카오뱅크는 이미 국내 은행에서 위협적인 경쟁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기술력과 낮은 비용을 카카오뱅크의 특징으로 지목했다. 특히 "생산성 측면에서 기존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카카오뱅크가 IPO로 늘어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여신 상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대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