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印尼 니켈 채굴권 사실상 확보... 배터리 원자재 선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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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印尼 니켈 채굴권 사실상 확보... 배터리 원자재 선점 '박차'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7.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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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통해 니켈 광산 채굴권 간접 확보
인도네시아 배터리 현지 제조까지
대형 프로젝트 "메인은 LG엔솔"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시장경제DB

전기차용 이차전지(배터리) 제조사 가운데 한 곳인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와 생산라인 확대를 위해 포스코와의 협력관계 강화에 나선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업계 사정에 밝은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LG엔솔은 최근 포스코를 통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채굴권을 간접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엔솔과 포스코 사이 정확한 계약사항은 비밀유지협정상 파악하기 어려우나 포스코가 획득한 채굴권 지분 상당분을 LG엔솔 측이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양사는 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인 니켈의 안정적 생산과 확보는 물론이고 현지에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 운용하는 내용도 협력방안에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4월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투자부(BKPM)에서 현지 배터리 합작사(IBI)와 업무협력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축이 돼 원자재 채굴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협업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합작 프로젝트에는 포스코, LG화학, LG상사 등이 참여한다.
 

니켈 채굴권 확보한 LG엔솔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 노린다

LG에너지솔루션이 니켈 광산 채굴권을 확보하느냐는 관련 업계에서도 상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니켈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좌우하는 주요 원자재임과 동시에 양극재에 가장 많이 탑재되는 원자재이기도 하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국내에서 생산하는 리튬이온 제품은 양극재와 음극재 그리고 전해질로 이뤄져있다. 액체형태인 전해질이 양극재와 음극재를 오가며 전력이 발생하며 전해질이 새나갈 경우 화재나 폭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분리막을 탑재한다.

구성 원재료들 중에서도 실질적으로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결정하는 건 양극재다. 양극재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의 메탈류가 포함되는데 배터리 제조사마다 단가와 에너지 출력량을 고려해 자사 공정을 연구개발해 제품을 제조한다. 에너지 밀도를 좌우하는 니켈 함량이 높을 수록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국내 배터리가 전 세계적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니켈 함량을 최대로 높여 에너지 밀도를 상향시킨 '하이-니켈'(High-Nickel) 공정을 도입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도 상승하지만 폭발 등의 문제 발생 확률 역시 올라간다. 폭발 등 사고를 막기 위해 탑재되는 것이 코발트다. 코발트가 다량 탑재되면 안전성은 높아지지만 희귀금속인지라 제품의 가격 때문에 단가가 올라간다는 단점도 있다. 최근 1년간 메탈류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코발트와 니켈은 가격은 1년 전 대비 각 77%, 41%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NCMA(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공정을 이용해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으며 니켈 함량은 90%이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단 단가가 높은 코발트 함량은 5%이하고 낮추고 저렴하면서 코발트와 비슷한 역할을하는 망간, 알루미늄을 탑재해 단가를 낮출 예정이다.

코발트 함량을 낮춘다고 해도 결국 양극재에 90% 가까이 함유되는 것은 니켈이다. 그런 이유로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이고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까지 니켈 소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기업 외에 전기차 제조 기업인 테슬라 역시 호주 니켈 광산 인수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니켈 채굴권을 확보했다면 제품의 단가를 낮춰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원자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해왔다. 중국 배터리 제조 기업인 CATL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리튬 채굴 기업 네오 지분 8%를 구입했다. 네오는 아르헨티나 리튬 생산량 50%를 채굴하고 있다. 원자재 시장에서 선점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제조 기업들은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워왔다. 단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해 지속적인 성장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출시 예정인 메르세데츠벤츠 전기차 'EQA'는 50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국내에서 확정된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상온에서 303km, 저온에서 204km 밖에 되지 않아 예약자들에 걱정을 안겼다. 메르세데츠벤츠는 중국 CATL과 배터리 협약을 맺었다. 반면 국내 완성차 기업 기아가 출고 예정인 전기차 'EV6'는 유럽에서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최대 600km로 확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니켈 광산 채굴권 확보 후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이미 효율이 입증된 K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것도 멀지 않은 이야기다.

LG에너지솔루션 뿐만 아니라 포스코 역시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투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2030년까지 리튬 22만t, 니켈 10만t을 자체 공급해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최근에는 호주 니켈 광업 제련 전문회사인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2억4000만달러(한화 약 2700억원)에 확보했다.

뿐만아니라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지분 61.3%를 보유한 자회사 포스코케미칼의 이차전지소재 투자를 위해 1조원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포스코케미칼은 6000억원을 투자해 포항시 영일만4일반산업단지 내에 6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공장은 2022년 착공 예정이며 이후 60kwh급 전기차 약 180만여 대에 공급할 양극재를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포스코와 협업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밝힐 수 없지만 제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원재료 시장 진출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라며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포스코와 LG에너지솔루션 사정을 잘 아는 업계관계자는 "정확한 계약 사항은 비밀유지협정상 밝힐 수 없다"면서도 "이번 프로젝트는 LG에너지솔루션이 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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