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전지·신약에 5년간 10조 투자... LG화학, 소재 기업으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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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전지·신약에 5년간 10조 투자... LG화학, 소재 기업으로 성장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07.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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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 소재 6조·친환경 소재 3조·글로벌 신약 1조 투입
신 부회장, 세계 1위 전지 소재 회사로 탈바꿈 구상
"M&A·JV 등 검토 중... 하반기부터 가시적 성과 확인"
14일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및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손에 들고 있는 소재는 Bio-balanced SAP(횐색)과 양극재(검은색)다. 사진=LG화학
14일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및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손에 들고 있는 소재는 Bio-balanced SAP(횐색)과 양극재(검은색)다. 사진=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세계 1위 전지 소재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났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을 ‘3대축’으로 삼아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키로 밝힌 것이다. 구체적으론 전지 소재에 6조원, 친환경 소재에 3조원, 글로벌 신약에 1조원이 투입된다. 10조원 중 60%는 국내, 40%는 해외에 투입된다. 14일 LG화학은 ‘CEO(최고경영자) 기자간담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2025년까지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신학철 부회장은 “ESG기반의 사업 포트폴리오 대 전환을 위해 M&A, 조인트벤처(JV), 전략적 투자 등의 프로젝트가 30건 이상 검토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가시적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지 소재 6조 투자... 양극재 생산능력 7배 확대

LG화학의 신성장동력 핵심은 '전지 사업 위상 강화'다. LG화학은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CNT 등까지 폭넓게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양극재 사업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을 올해 12월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2020년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으로 7배 가량 늘어난다.

양극재의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광산 업체와 JV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앞으로도 광산, 제·정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 추진해 메탈 소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분리막 사업은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을 대상으로 M&A, JV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글로벌 생산 거점도 조기에 구축 할 예정이다. 양극재,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등의 제품에는 기술 차별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R&D 자원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전지 소재 시장 전망에 발맞춰 석유화학 사업분야의  탄소나노튜브(CNT)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CNT 생산 규모도 2021년 1700톤에서 2025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 4월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 도전재 시장 공략을 위해 1200톤 규모의 CNT 2공장을 증설 완료했으며, 연내 3공장도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에 3조 투자... 이달 SAP 본격 생산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Bio소재·재활용(Recycle)·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에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인 바이오 밸런스드(Bio-balanced) SAP 제품을 이달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 미국·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SAP는 핀란드 네스테(Neste)의 폐식용유 등 식물성 바이오 재생 원료와 화석연료를 기초 원료로 함께 사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제품이다.

SAP는 자기 무게의 약 200배에 해당하는 물을 흡수하는 고흡수성수지로 생산된 제품은 주로 기저귀 등 위생용품에 사용된다. LG화학은 PLA 등 친환경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원료 업체와 JV도 추진 중이다.

친환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활용이다. LG화학은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역량도 강화한다. 기계적 재활용은 기존 폴리카보네이트(PC), 고부가 합성수지(ABS)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폴리올레핀(PO), 폴리염화비닐(PVC)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2025년까지 관련 제품의 매출을 연평균 40% 이상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 높은 화학적 재활용은 잠재력 있는 원천 기술을 발굴해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또 LG화학은 흙에서 자연스레 썩는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PBAT)도 올해 생산설비 착공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이너보틀’과 올해 하반기부터 화장품 용기의 플라스틱 자원을 100% 선순환하는 에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화장품 용기에 적용하기 위한 공동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용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소재 시장에서도 신규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신약 2개 이상 보유 목표

LG화학은 2030년까지 혁신 신약을 2개 이상 보유한 글로벌 신약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신약 사업에만 1조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한다.

가장 가능성 있는 신약은 통풍 치료제다. 최근 LG화학이 개발하는 통풍치료제  ‘LC350189’가 미국 임상 2상 결과, 1차와 2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높은 수준으로 충족시켰다. 2027년 글로벌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향후 LG화학은 미국 보스턴에 연구법인을 설립하고, 보스턴 연구법인 중심으로 내년 초 임상 3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LG화학은 2027년 이후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 LG화학이 개발한 희귀 비만, 비알콜성 간염 치료제 등도 미국 임상 1단계에 있다. 

생명과학사업본부는 그동안 신약 파이프라인을 2019년 34개에서 2021년 현재 45개로 확대하고 R&D 투자에 집중하는 등 신약 개발 추진을 가속화해왔다. 특히 생명과학사업본부가 강점을 갖고 있는 당뇨·대사·항암·면역 4개 전략 질환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임상 개발 단계에 진입한 신약 파이프라인도 2021년 11개에서 2025년 17개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엔솔 이르면 연내 상장 전망... 투자 여력 충분

투자 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된다. 신 부회장은 “이달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연내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장하더라도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지분 70~80%를 보유할 것이고, 이 경우 5년간 10조원, 즉 1년에 2조원 정도의 투자금 조달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이 자체적으로 투자자금을 조달하면 LG화학의 석유화학 사업 부문 투자 여력도 크게 확대된다”고 덧붙였다.

신학철 부회장이 취임 후 2년 동안 미래를 준비한 결과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코로나19 불황을 뚫고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매출 3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 규모는 2조3532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1조4576억원 이상 늘었다. 올 1분기에는 약 1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실적에 힘입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코로나19 유행 이후 기업가치가 상승한 글로벌 100대 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시장도 달라진 위상을 인정했다. 시가 총액은 14일 기준 59조7211억원으로, 신 부회장 취임 전 대비 2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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