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n마이크로바이옴③] '바르는 유산균時代' 열렸다... 속속 효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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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n마이크로바이옴③] '바르는 유산균時代' 열렸다... 속속 효능 입증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1.07.1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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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연구로 효능 입증 가능성 제시
"홍보용... 무늬만 마이크로바이옴" 부정 의견도
상용화 현재 진행형... 코스맥스, 랑콤 등 연구성과 주목

<편집자주> 제2의 게놈(Genome)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전 세계 화장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 화장품 1위 기업인 로레알그룹은 물론 국내 선두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글로벌 화장품 전문제조사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등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마이크로바이옴이 정확하게 무엇이고, 어떤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정보 제공보다는 홍보에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화장품 업계는 한 목소리로 마이크로바이옴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입을 모은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은 정말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는 피부과학의 새로운 가능성일까. 본지는 국내외 마이크로바이옴 선두 기업들이 제시한 자료들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현재 기술 수준을 분석하고 앞으로 시장을 전망해 본다.

마이크로바이옴과 피부 관련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로 일부 논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항노화, 아토피, 여드름과 연관이 있다고 명시되어있으며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피부장벽과 주름개선 효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사진=랑콤
마이크로바이옴과 피부 관련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로 일부 논문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항노화, 아토피, 여드름과 연관이 있다고 명시되어있으며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피부장벽과 주름개선 효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사진=랑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연구 성과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이 화장품 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연구 초기 단계로 효능에 대한 입증 자료(논문 혹은 실질적인 임상 데이터)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다만, 마이크로바이옴이 일부 논문에서 항노화, 아토피, 여드름과 연관이 있다고 명시돼 있어 이 내용을 바탕으로 피부장벽 보호와 주름 개선 효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뿐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소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에 분석이 불가능했던 미생물 영역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지면서부터다. 연구자들은 인체에 공생하는 미생물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들의 역할이 인간의 삶과 상당히 밀접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업계는 이미 일정 부분에서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의 효능 입증 자료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일례로 2019년 molecular sciences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용해물이 피부장벽 강화에 효과가 있다고 확인됐다.

마이크로플루다이져로 용해된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가 인공 피부에서 tight junction(밀착 연접) 단백질인 claudin 1과 occludin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피부장벽 단백질인 loricrin과 filaggrin의 발현을 증가시킨다는 내용이다. 피부장벽을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음이온계면활성제인 sodium lauryl sulfate(SLS)를 처리했을 때보다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것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2015년에도 Molecular Immunology에서 발표된 논문에서 Lactobacillus plantarum에서 분리한 LIPOTEICHOIC ACID가 UVA로 유도된 활성산소 생성 억제를 통해 MMP-1억제 및 콜라겐 생성을 증가시켜 피부 주름 개선 효과를 얻었다는 사례도 발표됐다.

기업들의 연구 성과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 화장품 글로벌 브랜드인 랑콤은 지난 2019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스킨케어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마이크로바이옴의 실제 효능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랑콤은 전 세계 연구센터와 함께 5억개가 넘는 실험 데이터와 57회의 임상연구, 50명 이상의 연구원, 18개의 과학지 저널 등 통합적이고 전문적인 실험 및 연구개발을 통해 결과를 도출해 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와세다 대학의 하토리 교수와 협업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이 나이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나이가 들수록 38개의 다른 종의 박테리아 종이 발견되는 등 마이크로바이옴의 종류가 다양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노화와 마이크로바이옴이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자외선이나 미세먼지, 호르몬, 식단 등 각종 생활습관과 환경적 요인들이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냈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기업들의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코스맥스는 2019년 세계 최초로 피부 유익균 배양액 ‘Strain-COSMAX’를 활용한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사진=코스맥스
코스맥스는 2019년 세계 최초로 피부 유익균 배양액 ‘Strain-COSMAX’를 활용한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사진=코스맥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에 많은 투자를 진행 중인 코스맥스의 경우는 2019년 세계 최초로 피부 유익균 배양액 ‘Strain-COSMAX’를 활용한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2015년부터 사람의 피부 상재균이 직접적으로 피부를 조절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항노화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피부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항노화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미생물을 ‘Strain-COSMAX’라고 명명하고 안티에이징 기능을 밝혀내기 위해 GIST와 전체 유전자의 역할을 추적할 수 있는 전장 유전자(whole genome analysis)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코스맥스는 이 미생물이 다양한 피부대사를 조절해 노화 현상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스퍼미딘(spermidine)’ 물질이 피부 안티에이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찾아낸 것이다. 또한 스퍼미딘은 피부의 콜라겐 합성과 지질 분비를 활성화시켜 피부의 보습은 물론 탄력, 안티에이징 효능을 나타낸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런 연구를 통해 코스맥스는 올해 2월, GIST(광주과학기술원)과 함께 '스킨 마이크로바이옴의 기능성 물질과 피부 노화와의 상관성 규명(Spermidine-induced recovery of dermal structure and barrier function by skin microbiome)' 논문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Nature Communications Biology)’에 등재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당사의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은 실제 피부에서 존재하는 미생물을 유전적 분석과 효능적인 부분을 복합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과 차별화했다”고 전했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을 내세우며 제품을 내놓고 있는 기업들은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들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이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실제 효과로 연결된다고 말하지만 반대로 컨셉일뿐, 아직 홍보용에 머물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도 나온다. 사진=랑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을 내세우며 제품을 내놓고 있는 기업들은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들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이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실제 효과로 연결된다고 말하지만 반대로 컨셉일뿐, 아직 홍보용에 머물고 있다는 상반된 주장도 나온다. 사진=랑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연구는 현재 진행형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큰 차이를 보인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제품을 내놓고 있는 기업들은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과 효과로 연결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한켠에서는 아직 홍보용에 머물고 있다고 강조하는 곳도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컨셉에 머물러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현재까지 발표된 결과물을 본다면, 단순 피부의 보습과 장벽의 기능 유지, 보수 정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사용되는 유산균들과 발효물들은 장에서 유래하거나 먹는 식품의 균주로 활용되던 것을 피부에도 적용해보자라는 관점에서 확장한 개념일 뿐 실제 피부와 안티에이징의 상관성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는 반대로 현재 연구 성과를 이룬 기업들은 머지않아 실질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화장품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지 오래되지 않아,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출시된 다수의 제품들에서 확인 가능한 임상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평가할 때 피부에 상재하는 미생물들이 밸런스를 맞춰 전반적인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소재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잇츠한불 관계자 역시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은 상용화 초기 단계의 기술로 아직 성숙되지 않았고 불완전한 연구결과 및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면서도 "이를 바탕으로 보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술의 기준 마련을 통해 점차 안정화되고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씨엘과 아모레퍼시픽 역시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씨엘 관계자는 “화장품에는 장기 보관과 제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방부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유익한 균이 방부제로 인해 죽을 수 있는 문제점도 확인됐다”면서 “이러한 문제는 마이크로바이옴과 화장품의 연관성을 연구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 역시 “장 미생물을 비롯해 인체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그들만의 환경을 구축하며 인간과 공생하고 있고, 상호 작용을 주고받고 있다”면서 “이들의 상태는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어떤 상태를 나타내기도 하며, 인체 건강에 대한 다양한 접근 방법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해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된 화장품 업계의 무분별한 홍보 활동에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현재 관련 기술의 제도적인 규제가 부족하다보니, 광고 마케팅이 너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고 허위 사실도 많은 상황”이라면서 “현재는 ICCR과 같은 기구에서 관련 기술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자 전세계 주요 국가들과 협의가 진행 중이며, 연내에 관련 규정이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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