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포드·폭스바겐 이어 포르쉐도... "배터리 독립, 탈(脫)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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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포드·폭스바겐 이어 포르쉐도... "배터리 독립, 탈(脫)아시아"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1.07.1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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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배터리 자체 생산 내재화" 추진
아시아 배터리 업체 의존도 줄이려는 움직임
현대차, 전동화 관련 배터리 전문 업체에 투자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 사진=포르쉐
포르쉐 전기차 타이칸. 사진=포르쉐

최근 들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내재화 전략이 뚜렷해지고 있다. GM과 폭스바겐과 포드에 이어 최근 포르쉐까지 배터리 독립 계획을 밝혔다. 아시아 배터리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고 배터리 생산에 뛰어든다. 독일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업체인 커스텀셀스와 합작사를 설립해 2024년 소규모 배터리 생산에 나서기로 했다. 포르쉐가 합작사 지분 83.75%를 갖고, 나머지는 커스텀셀스가 보유하게 된다.

합작사의 배터리 공장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지역에 들어설 예정이다. 연간 100MW, 전기차 100대 분량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현재 사용되는 배터리에 비해 출력 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제품으로, 경주용 자동차처럼 특수한 모델에 적용된다.

포르쉐뿐만 아니라 앞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상당수도 전기차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연달아 발표했다. 이들은 대부분 전문 배터리 업체와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거나,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우리나라의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미국 2위 완성차 업체인 포드는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 설립에 합의했다.

두 회사는 미국에서 2020년대 중반부터 연간 약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등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블루오벌에스케이가 생산하게 되는 연산 60GWh는 약 100kwh의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픽업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위해 총 약 6조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 중 전문 배터리 업체와 가장 먼저 합작 법인을 설립한 건 GM이다. GM은 지난 2019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출범하고 미국 오하이오주에 35GWh 규모의 배터리 제1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여기에 추가로 동일 규모의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테네시주에 추가 설립한다.

테네시주에도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4년 상반기까지 35GWh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 연말 착공해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제1 합작공장과 함께 배터리를 생산해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한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2개의 합작공장에서 2024년까지 총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1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얼티엄 배터리는 초기 개발 때부터 GM의 자체 플랫폼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설계됐다. 얼티엄 배터리 관련 특허 상당수는 GM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볼보는 스웨덴의 노스볼트와 생산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볼보는 노스볼트와 합작해 연간 5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6년부터 50만대 분량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세계 전기차 시장 2위인 폭스바겐도 일찌감치 배터리 자체 설계·생산하는 수직계열화를 선언했다. 직접 투자 한 노스볼트를 통해 배터리를 공급받고 그간의 공백은 중국 CATL 등을 통해 메운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유럽에 6곳의 기가팩토리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폭스바겐이 확보하게 되는 배터리 생산 능력은 240GWh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까지 연간 1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완성차 브랜드들이 하나둘씩 전기차 배터리 자체 생산에 열 올리는 것은 증가하는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고 안정적 공급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3년부터 배터리 수요는 공급을 7% 초과하게 된다. 2025년부터 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기차 가격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도 배경의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가 전기차의 원가 중 40%를 차지하는 만큼 배터리 자체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경쟁력도 높이겠다는 의도다.

현대자동차는 전동화 관련 다양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의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에너지시스템에 1억 달러(약 114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앞서 지난 4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확대되는 전동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별, 차급별,용도별로 성능과 가격이 최적화된 배터리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며 "리튬이온 배터리, 차세대 배터리 모두 기술 내재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2025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량의 시범 양산, 2027년 양산 준비, 2030년 본격 양산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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