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장벽 부딪힌 결혼이주여성, 씽크포비엘이 대안 찾아줬다
상태바
현실 장벽 부딪힌 결혼이주여성, 씽크포비엘이 대안 찾아줬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1.07.08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주 광산구 결혼이주여성 컨설팅 수행
300여 SW 중소기업 도왔던 경험 활용
‘생존 언어’ 중심 현실적 지원책 제시해
“현안 점검하고 구체적 방안 도출 의미”
사진=씽크포비엘
사진=씽크포비엘

소프트웨어(SW) 공학 전문기업 씽크포비엘이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결혼이주여성 지원책 마련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컨설팅은 광주광역시 광산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 의뢰로 추진됐다. 급속히 다문화사회를 맞이한 지자체가 낯선 환경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을 돕는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원센터는 지난 2009년 설립됐다. 10년 넘는 동안 다문화가정은 크게 늘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관내 결혼이주여성은 2019년 3372명이었고, 이중 광산구에만 1379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포함한 광주 지역 다문화가정 구성원은 2019년 2만2946명이나 됐다. 2019년 다문화가정 신생아는 449명으로 관내 전체 출생의 5.4%를 차지했다. 전체 출생이 8.1% 감소했지만, 다문화가정 출생은 오히려 1.1% 늘었다. 다문화가정 자녀 또한 5448명에 이르렀다. 관련해 지난해(2020년) 말 기준 국내 결혼이주여성은 16만8594명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들을 포함한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0만 명에 이른다.

다문화사회가 커지면서 결혼이주여성이 처한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이들이 원하는 것 또한 10년 전과 같을 수 없게 됐다. 지자체 차원에서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진 이유다.

장은미 지원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은 이제 혼자가 아닌 가족 구성원 일부로 여겨져야 하는데, 이들 여성이 겪는 어려움은 가족 차원의 문제이고, 더 확장하면 사회 공동체 현안”이라며 “혹여 이들에 대한 지원이 10여 년 전에 머물러있고,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전환점 모색이 필요해 컨설팅을 추진했다”고 했다.

컨설팅 기간 씽크포비엘 컨설팅 담당 직원들이 결혼이주여성 15명을 대면 인터뷰했고, 이를 통해 얻은 결과물을 갖고 수차례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지원센터 직원들도 함께했다. 씽크포비엘 직원들이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해나간 것에 대해 지원센터 한 직원은 “(결혼이주여성을)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한 적이 많았다”며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퍼즐 짜 맞추듯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신기하다”고 했다.

씽크포비엘이 컨설팅 과정에서 주목한 것은 결혼이주여성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찾는 것이었다. ‘생존 언어의 부재’가 답이었다. 컨설팅을 통해 만난 결혼이주여성 대부분이 ‘가족과 유대’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자신이 이룬 가정에서 당당한 존재가 되기를 바랐다. 이런 바람을 가로막는 장벽이 ‘언어’였다. 이들에게 ‘경제적 곤란’ 등의 문제는 소통이 이뤄진 후에 해결 가능한 부차적인 것으로 보였다.

씽크포비엘이 제안한 솔루션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현장 체험 형태 언어 교육’과 ‘고민 해결을 즉시에 도울 수 있는 정부 기관 핫라인 개설’, ‘취업 연계와 사후 관리를 통한 이주여성 정착 안정화’ 등을 꼽을 수 있다.

나라별 가족 모임이나 결혼이주여성 남편 교류회 등과 같은 ‘연차별 교류회’를 활성화하고, 가족 3대가 모두 함께하는 ‘캠핑’ 행사를 개최하거나 한국 문화 체험과 가족 이해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 ‘다문화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 등도 제시됐다.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실제 어려움과 고충을 반영한 현실적 지원 방향을 설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과 이유를 파악하고, 정부 지원책 등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를 확인한 후 안정적 정착을 돕는 지원 방향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지자체 기대도 컸다. 광산구 지원센터 측은 결혼이주여성을 포함한 다문화 이주민을 대상으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는 데 있어 이번 컨설팅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단순하게 다문화 이주민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선주민(한국에서 태어난 국민)이 갖고 있던 다문화 이주민에 대한 인식 변화에도 초점을 맞춤으로써 다 같이 사는 사회를 만들어내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장은미 센터장은 “기존에 시행했던 컨설팅은 단순히 과거를 점검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에 그쳤는데, 이번에 씽크포비엘이 수행한 컨설팅은 현안을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세세한 방법까지 제시됐다”며 “더군다나 현실적인 프로그램을 비롯해 방향성까지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