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오너 갑질, '사지로 내몰리는 60만 가맹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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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오너 갑질, '사지로 내몰리는 60만 가맹점주'
  • 박종국 기자
  • 승인 2017.06.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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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식 호식이 치킨 성추행, 미스터 피자 갑질에 가맹점 매출 뚝뚝 떨어져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사과문 내용.=호식이두마리치킨 홈페이지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프랜차이즈 창업설명회 등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프랜차이즈 종사자는 늘고 있지만 본사의 갑질 횡포 등으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 기준 경제총조사 확정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18만1000개다. 2012년에 비하면 22.9%나 늘었다. 가맹점에서 일하는 인원만 66만 명에 달한다. 종사자도 3년전에 비해 35.9% 늘었다. 최근 이들 66만명 종사자들이 프랜차이즈 오너의 횡포와 갑질로 인해 생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 종사자의 가족까지 합하면 족히 200만명의 생존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다.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등의 추태로 가맹점주 매출부진에 운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63) 전 회장의 성추행 혐의에 이어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69) MP그룹회장의 갑질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프랜차이즈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이들 오너가 벌인 사고로 시민들이 불매운동이 벌어져 그 피해는 선량한 가맹점주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가맹점주에 대한 보호장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20대 여비서를 성추행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최호식 전 회장 사건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들은 매출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미지 추락으로 서울시내 일부 가맹점의 경우 하루 평균 매출액이 100만~120만원 선에서 70만~80만원선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맹점주는 지난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매출액이 반토막이 났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사건이 불거진 직후 온라인에서는 호식이두마리치킨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회장 성추행에 애꿎은 자영업자만 피해를 본다”면서“불매운동이 정답은 아니다”라는 반박도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미스터피자의 대리점 바가지 씌우기는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정우현 회장은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유통과정에 끼워 넣어 가맹점에 비싸게 치즈를 공급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의 횡포에 반발해 가맹점계약을 탈퇴한 가맹점주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열고 헐값할인 정책을 펴 ‘보복 영업’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정 회장은 검찰이 MP그룹과 치즈 공급 업체 2곳을 압수수색한 지 닷새 만인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와 함께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늘어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 대책없는 가맹점주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최근 수년간 급증세다. 고용불안이 지속되면서 40~50대 직장인들이 프랜차이즈 업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엔 취직이 안되는 젊은층 까지 가세해 그 열기가 뜨겁다.

통계청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2015년 기준 18만1000개였다. 업종별로는 편의점이 3만개로 전체 가맹점의 16.4%로 가장 많았고, 치킨점 2만5000개(13.7%), 커피점 1만4000개(7.8%)로 3대 업종이 전체 프랜차이즈의 37.9%를 차지했다.

종사자 수는 편의점이 11만7000명(17.7%)으로 가장 많았고 치킨점 6만3000명(9.5%), 커피점 5만9000명(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급속도로 늘어났지만 가맹점주를 위한 제대로 된 법적 보호장치는 없다. 특히 오너의 성추행, 바가지 씌우기 등의 횡포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벌어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이 떠안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이들 오너들은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면 경영일선 퇴진과 함께 상생위위원회를 통한 해결방안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재 가맹점주들의 피해를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 사건이 벌어지자 지난 16일 한시적으로 가맹점에 공급하는 닭 공급가를 내리는 조치 취했지만 가맹점주들은 “(오너가 상황을 모면하려는)쇼에 불과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가맹점주들은 이번 사태의 후폭풍으로 걱정이다.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4월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이 알려져 기업이미지 손상을 받은바 있다. 당시 60여곳의 매장이 매출감소로 문을 닫기도 했다.

가맹점주 보호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서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은 프랜차이즈 오너의 일탈로 인해 피해를 본 가맹점주들을 지원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지난 20일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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