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의 소주한잔] 쫄깃한 손맛 감자-들깨수제비
[경복궁역 맛집, 수제비와보리밥] 해질 무렵 경복궁역을 나와 자하문 터널 방향으로 걸어 올라가다 보면 옛 금천시장 골목에 젊은이들과 주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토속촌을 지나 마주하게 되는 작은 단층집. 이름도 순진하다. 수제비와보리밥. 그게 다고 그거면 다다. 동동주와 육전을 주문한다. 반찬이래야 강된장, 고추장, 열무김치 정도. 육즙이 살아있는 육전은 한 입 베어 물면 막걸리를 자동으로 부르는 안주다.
감자수제비와 들깨옹심이 국물이 “아” 예술이다. 멸치육수 같은데…. 수제비는 피가 얇고 쫄깃하기 그지없어 식감을 자극한다. 미니 꽁보리밥에 신 열무김치 쓱쓱 비벼 식사를 마무리 한다. 청운동,효자동,옥인동,통의동,누하동,누상동,필운동,체부동… 경복궁의 서쪽 마을들 이름이다. 모두 청와대와 경복궁역 사이 몇걸음 건너로 붙어있다. 세종의 탄생지이기도 할 정도로 마을의 역사가 오래됐고, 일제와 해방후 행정구역 통폐합을 거치다보니 이름이 많아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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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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