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센토사를 위한 마지막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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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센토사를 위한 마지막 퍼즐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1.07.0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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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사업 준비 분주
미래에셋 컨소시엄, 지역사회 相生 약속
권오봉 여수시장도 레지던스 긍정 평가
박현주 회장 "경도 개발이익, 여수에 재투자할 것"
여수 경도에 건립 예정인 29층 타워형 레지던스 조감도. 사진=전남도 제공
여수 경도에 건립 예정인 29층 타워형 레지던스 조감도. 사진=전남도 제공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준비하는 한국판 센토사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바람 잘 날 없다. 

‘여수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싱가포르 센토사를 롤모델로 삼아 여수 경도 일원(2.14km2)에 호텔∙콘도 워터파크, 인공해변, 해상케이블카, 쇼핑몰 등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시행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맡았다.

컨소시엄은 지난해 10월 실시 계획 변경을 통해 타워형 레지던스를 추가했다. 이후 전라남도 건축∙경관심의위원회는 지난 4월 해당 계획에 대해 “여수 국동항에서 바라보는 경도 경관을 해치고 위압감을 조성할 수 있다”며 재검토를 의결했다. 컨소시엄은 내용을 보완해 지난달 18일 재심의를 신청했다. 심의위원회는 오는 2일 해당 안건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순조로운 사업 진행을 위해 지난달 8일 여수시청에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여수시의회, 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 참석 기관 관계자들은 경도를 세계적인 해양관광단지로 개발하는데 함께 지혜를 모으기로 합의했다. 

컨소시엄은 레지던스가 주거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철저히 준수하고 숙박업 전문운영회사에 위탁해 관광 목적 숙박시설로만 운영하겠다고 역설했다. 시민단체도 경도 개발 사업 내용 전반을 공유하고 여수가 전국에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여수시의회는 얼마 뒤 입장을 뒤집고 타워형 레지던스 건설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25일 이상우 여수시의원은 전체 의원 26명 중 22명이 동의한 ‘여수 경도 생활형숙박시설 건립 철회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도에 대규모 레지던스가 들어선다면 시민의 바다 조망권을 막고 자연경관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1일 열린 정례회에서도 이상우 의원은 “경도 개발은 업자와 분양자만 이익을 보고 여수시와 시민들은 많은 것을 잃는 ‘제로섬’이 되고 있다”고 강변했다.

여수시의회가 성명서를 발표하자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이미 수차례) 설명했던 부분인데도 동일한 취지의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여수시의원들의 문제 제기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반박하기도 했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대한 행정상 특혜는 없었고, 오히려 확실한 투자자와 계획으로 원활한 사업 진행이 가능했다. 타워형 레지던스는 비수기 관광객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개정된 건축법 시행령과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주택으로 사용이 불가해 투기시설로 볼 수 없다. 4,000억~5,000억원만 관광시설에 투자된다는 주장 또한 맞지 않다. 타워형 레지던스 인∙허가가 확정되면 총 사업비가 2조1,000원 수준으로 조정되고 계획 변경이 따르게 된다.“

아울러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민간사업자가 추진하는 해당 사업을 놓고 공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표현이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사업 운영 초기 3년간 2,000억원 상당의 적자가 예상되는데도 지역사회 환원만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다. 

권오봉 여수시장 역시 타워형 레지던스가 지역사회에 건설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여수시의회와는 상반된 시각이다.

권오봉 시장은 1일 오전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장기 체류 관광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선 레지던스 설립이 중요한데 투자자인 미래에셋이 고객 유치에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도 섬 경제가 좋아지면 여수시내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부의 반발에도 컨소시엄은 투자 계획을 지키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다. 해수풀을 비롯한 친수공간 조성을 레지던스 공사와 함께 착수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주요 관광테마시설인 해상케이블카 역시 조기 건설을 위해 관계기관과 노선 협의를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컨소시엄은 공사 시 여수 기업∙장비를 우선 참여시키고 지역 인재를 선제적으로 고용키로 했다. 지역업체를 우선 입점시키는 등 지역사회와 상생 약속을 이행해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도 했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지난해 착공식에서 “경도 개발에 따른 이익을 단 한 푼도 서울로 가져가지 않겠다”며 개발이익 100%를 여수에 재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박현주 회장은 “여수 경도를 최고의 퀄리티로 창의적으로 개발해 문화를 간직한 해양 관광단지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한국판 센토사는 누구 하나의 힘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전라남도, 전남개발공사, 여수시, 여수시의회, 여수시민단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미래에셋 컨소시엄 모두가 협력해야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관련 업계도 여수 경도 사업을 둘러싼 기관들이 적극적인 의사소통과 이해를 통해 퍼즐을 맞춰 나갈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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