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17일전 사임이 '당일'로 둔갑... 쿠팡 김범석 '가짜뉴스'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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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17일전 사임이 '당일'로 둔갑... 쿠팡 김범석 '가짜뉴스' 난무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6.2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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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김 의장 등기임원직 사임
중대재해법 시행 내년... 회피목적 주장 억측
화재 파악 즉시 119 신고, 5분 만에 248명 대피
수일 걸리는 현장 파악·보상안... 신속히 대응
쿠팡 전경. 사진=시장경제DB
쿠팡 전경. 사진=시장경제DB

쿠팡이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김범석 창업자가 화재 발생일 오후에 의장직을 급하게 내려놨다는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김 전 의장의 사퇴 내용이 17일 화재 발생 5시간 뒤에 알려진 것과 관련해 네티즌들은 쿠팡을 비난하며 SNS상에 '쿠팡 탈퇴' 인증샷을 유행처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전 의장의 사퇴는 이미 지난달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법인 등기부 등본을 살펴보면 김 의장은 지난달 31일 이미 쿠팡의 등기임원직을 사임한것으로 확인된다.

쿠팡 관계자는 "김범석 전 의장의 국내 등기 이사나 이사회 의장 사임 일자는 올해 5월 31일로, 이번 화재가 발생하기 17일 이전에 이미 사임이 이뤄졌다"며 "이는 법인 등기부 등본을 통해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임 등기가 완료돼 일반에 공개된 시점에 공교롭게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의장은 금요일인 11일 주주총회에서 사임이 확정됐고, 다음 영업일인 14일에 등기 기재가 완료됐다. 등기부 등본의 외부 열람은 통상 기재일 2~3일 이후다. 해당 내용을 한 언론사가 17일 확인하고 보도하며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덕평물류센터 화재와 김 전 의장의 사임은 공교롭게 겹친 것일 뿐 책임회피 등의 사유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네티즌이 주장하는 중대재해처벌법 회피 의혹과 관련해서도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재해처벌법은 현재 적용되는 법이 아닌 내년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어 쿠팡의 늦장 대응 의혹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17일 화재를 파악하고 즉시 119에 신고했다. 이후 곧바로 물류센터 직원을 대피시켜 단 5분 만에 248명 전 직원 대피를 완료했다.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에서 순직한 김동식 구조대장 영결식. 사진=시장경제DB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에서 순직한 김동식 구조대장 영결식. 사진=시장경제DB

 

'주민피해지원센터' 운영 등 쿠팡, 화재 피해 대응 적극적

쿠팡 측은 이번 화재와 관련해 기업의 책임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화재로 일터를 잃은 직원들의 생계에 지장이 없도록 근무를 못 하는 기간에도 정상적인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순직한 김동식 소방 대장의 유가족에 대해 평생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쿠팡은 유족과 협의해 순직 소방관 자녀들을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화재로 피해 입은 지역 주민들의 보상을 위해 '주민피해지원센터'도 운영한다. 덕평물류센터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 가운데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주민피해지원센터로 피해 내용을 신고하면 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농가 피해(농작물 등) ▲의료비 ▲분진에 따른 비닐하우스나 차량 등 자산 훼손 등에 대해 보상을 실시할 계획이다.

네티즌들은 쿠팡의 늦장 대응을 비난하지만 화재와 관련된 대응은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18일 공식 사과 이후 19일에는 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애도를 공식 발표했다. 20일은 故 김 대장 유족과 일터를 잃은 직원들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21일에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센터도 개설했다.

보통 사고 수습과 현장 파악, 보상안 협의 등 수일이 걸리는 다른 사례에 비해 쿠팡은 신속한 대응을 보여줬다. 

쿠팡을 잡기 위한 '마녀사냥'을 놓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크다. 네티즌들은 "불나서 소방대원이 죽었다. 그에 대해 쿠팡이 평생 보상한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안 죽고 화재로 인해 쿠팡만 상당히 손실을 봤는데 왜 쿠팡을 못 잡아먹어서 난리지? 쿠팡이 뭘 잘못 했냐 노동자들 한 명도 안 죽고 중대재해법은 시행 전인데. 쿠팡이 뭘 잘못했는지 논리적으로 누가 설명 좀 해봐라. 가짜뉴스 듣고 떠벌리지 말고"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저 정도 화재에 직원들 사망·부상자 하나 없이 피신 잘했는데 이때다 싶어서 선동질에 불매하는 이유는 머냐?"라며 의문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재 사건으로 인한 희생자와 직원들의 피해가 안타깝지만 모든 원인 제공을 쿠팡에게 찾으려는 움직임은 마녀사냥으로 비친다"며 "확인 안 된 루머가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지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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