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한우협동조합 "우보천리, 우보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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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한우협동조합 "우보천리, 우보만리"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7.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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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횡성한우협동조합

[기획재정부·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시장경제신문 공동기획] 횡성한우협동조합의 설립은 한 편의 드라마다.

2014년, 전국한우협회 횡성군지부장이었던 윤복만 이사장은 사단법인이었던 탓에 사업 확장의 한계를 느꼈다. 내부에서는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자는 의견이 공론화됐다. 많은 농가들이 참여하도록 가입 출자금을 낮추고 소농가도 쉽게 참여하도록 가입 조건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협동조합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2015년 준비위원회는 한우협회 전임 임원을 대상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횡성군과 횡성군 의회에 사업취지 설명회와 한우 영농 후계자 대상 설명회 등도 반복 개최했다. 이러한 노력과 정성이 통해 한우농가들의 지지를 얻었다. 2015년 4월 횡성한우협동조합이 창립됐다.

농협 입장에서는 한우협동조합 설립 소식에 긴장이 됐을 것이다. 농협유통사업단에서는 이 조합이 추후 유통판매 사업을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소를 출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보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이 횡성한우협동조합 조합원들을 더욱 단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조합원들은 배합사료위원회와 조사료위원회, 유통출하위원회, 교육홍보위원회 등을 구성해 각 위원회별로 움직였다. 조사료위원회는 품질 좋은 조사료를 선택하기 위해 전국 각지이 생산자를 만났다. 유통출하위원회는 출하가 막힌 막막한 상황에서 수많은 유통업체를 찾아가 출하처를 찾았다. 당장의 성과가 없어 낙심하기도 했지만 농번기에도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모여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횡성한우협동조합은 공동구매를 통해 구매단가를 인하했다. 농협에 소속되어 있을 때보다 더 저렴했다. 덕분에 생산비를 낮출 수 있었다. 그리고 조합원들이 공동구매 제품을 신뢰하면서 구매량 증가와 구매단가 인하로 선순환 구조가 이뤄졌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농가들의 소를 팔아주는 공동출하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2016년 6월에는 축산전문유통업체와 MOU 체결 후 횡성한우를 홍콩에 수출했다. 공동출하 목표 두수인 500두를 초과 달성도 이뤄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200마리 소를 공동출하하고 120억원의 매출도 달성했다. 조합원 수도 늘었다. 현재는 창립 당시보다 두 배나 많은 100여 농가가 가입했다.

윤복만 이사장은 앞으로 조합원들과 소통해 사업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준비단계에 있는 부분육 작업장을 시작으로 생산·가공·유통·판매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우보만리(牛步萬里)는 횡성한우협동조합만의 구호다. 조합원들이 모일 때마다 이 말을 함께 외친다. 정직함을 바탕으로 황소처럼 천천히, 우직하고 성싱하게 나아가겠다는 다짐이다.

이 기사는 ‘함께 만드는 희망 함께 나누는 행복 2016년 협동조합 사례집’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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