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고용·1개월 유급 케어... 쿠팡 배송기사 복지, 아마존 뛰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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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고용·1개월 유급 케어... 쿠팡 배송기사 복지, 아마존 뛰어 넘었다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6.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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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기사 위한 전문 의료 '쿠팡 케어' 도입 화제
프로그램 참가자, 한달 간 업무서 벗어나 건강관리
비용 전액 회사 지원, 급여도 정상 지급
美 아마존 복지 프로그램보다 진일보
사업초기부터 '직고용' 추진... 근무환경 중시
"직원 삶의 질 높여야 고객도 만족"
사진= 시장경제DB
사진= 시장경제DB

배송기사들에 대한 ‘직고용’으로 물류산업 생태계의 혁신을 이끈 쿠팡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 직고용 기사(쿠팡친구)들에게 1개월 동안의 전문 의료 케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혈압, 당뇨, 간기능 검사나 비만지수 등에 대한 측정 결과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이 나온 경우, 전액 회사의 지원으로 한 달 간의 집중 케어 프로그램을 실시, 기사들의 건강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위 기간은 유급휴무로 인정돼 급여를 정상적으로 지급 받는다.

‘쿠팡 케어’는 ‘1개월 유급휴무+집중 케어 프로그램 실시’로 요약할 수 있다. 기사들이 한달 동안 업무에서 벗어나 건강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국내는 물론 해외로 눈을 돌려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파격적 정책이다. 업계에서는 김범석 의장이 롤모델로 언급한, 아마존의 직원 복지 프로그램보다 한 단계 이상 앞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마존은 2019년부터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전문 의료진 채팅과 화상 상담, 조제약 배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은 최근 늘어난 여성 '쿠친'(쿠팡친구)을 위한 케어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여성 쿠친은 지난해 11월 기준 약 400명으로 집계됐으며, 그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케어 프로그램은 다른 이커머스 기업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쿠팡을 따라할 수 없는 물류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업계 최초' 직고용 결단  
사업 초기부터 배송기사 '삶의 질' 중시 

'쿠팡 케어' 전격 시행은 배송기사에 대한 회사 측 인식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쿠팡은 이커머스 사업 진출 초기부터 경쟁사와는 다른 '직고용' 정책을 추진했다. 

쿠팡이 직접 고용을 강조하는 이유는 2014년 전격 도입한 '로켓배송'과 연관이 있다. 로켓배송은 최단 시간 내 배송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기사들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 화물차 지입 시스템 아래서는 쿠팡이 추구하는 로켓배송의 신뢰도를 담보하기 어렵다.

쿠팡은 배송기사 직고용에 더해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에 AI기술을 적용하는 등 설비투자에만 4850억원을 투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화설비를 확대해 분류와 포장, 적제 등 배송 이외 업무 부담을 줄여 나가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쿠팡이 직고용한 배송기사들은 주 5일, 52시간 근무와 함께 연차 15일을 포함 연 130일 휴무를 쓸 수 있다. 유류비·통신비 보조, 의료서비스 등의 혜택도 받는다. 특히, 쿠팡은 '분류작업'을 위한 전담직원을 따로 채용해, 기사들이 배송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물류센터 직원도 모두 직고용했다. 이들은 자회사인 '쿠팡플필먼트서비스' 소속이다. 

배송기사들의 업무 과중은 코로나가 확산된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까지 가장 뜨거운 노동 현안 중 하나로 떠올랐다. 한국통합물류협회는 지난해 택배 물동량을 약 34억개로 집계했다. 전년 대비 21% 상승한 수치다. 일부 노동시민단체는 '택배 과로사 대책위'를 만들어 대언론 홍보와 함께 물류기업들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대부분의 물류기업은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화물차를 지입하는 '간접고용' 방식 아래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반면 쿠팡은 이런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로켓배송을 처음 시작한 2014년부터 배송기사를 직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배송기사들에게 직접적인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물류기업은 '쿠팡'이 유일하다.

사진= 쿠팡
사진= 쿠팡

 

"쿠팡 직고용 근본 이유는 '고객 만족'"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기사나 분류담당 직원들 전원 직고용하는 근본 이유는 결국 고객 만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며 "초기 쿠팡맨이 등장했을 때 고객들은 일반 배송기사보다 친절하고, 세심한 배려에 크게 호응했다"고 부연했다. 

쿠팡 강한승 경영관리 총괄 대표이사는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에 따라 ‘쿠팡케어’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며 “쿠팡의 직고용 및 주5일제 근무와 더불어 이번 프로그램 역시 택배·물류업계의 새로운 기준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쿠팡
사진=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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