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 무모?... 포스코, 호주 니켈광산 2700억 투자 '得失'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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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 무모?... 포스코, 호주 니켈광산 2700억 투자 '得失' 분분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6.1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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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회장, 연이은 해외 투자... "미래 시장 선도"
포스코 "글로벌 공급망 확보, 안정적 니켈 수급"
30% 지분투자에 2700억... '과도한 투자' 분석도
BMO "프리미엄 233% 지불한 셈"... 포스코 "미래 가치 높아"
호주 레이븐소프 설비 모습. 사진=퍼스트 퀀텀 미네랄즈
호주 레이븐소프. 사진=퍼스트 퀀텀 미네랄즈.

포스코가 전기자동차 이차전지 소재에 필요한 원료 중 하나인 니켈 공급망을 확보했다. 본업인 철강에서 미래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과도한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20일 호주 남부 워싱턴에 위치한 니켈 광업·제련 전문 기업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2억4000만달러(약 2700억원)에 인수했다.

레이븐소프는 캐나다 광업회사 '퍼스트 퀀텀 미네랄스(FQM)'가 지분 100%를 보유한 니켈 생산 기업이다. 레이븐소프는 자체 광산과 제련 설비, 담수화, 황산 제조, 폐기물 처리 등 부대설비를 갖추고 있다.

위 지분 인수로 포스코는 이차전지 소재 핵심 원료인 니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포스코는 2024년부터 레이븐소프가 생산하는 니켈 가공품을 연간 3만2000톤(니켈 함유량 기준 7500톤) 공급 받는다. 전기차 18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니켈은 이차전지 양극재 필수 원료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 제조 기업 테슬라 등도 니켈 공급망 확보를 위해 호주 광산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퍼스트 퀀텀 미네랄스'와 배터리용 황산니켈 전구체 사업 협력을 확대하는 별도의 양해각서를 체결, 이차전지 소재 관련 추가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그룹 사업구조를 ‘친환경’, ‘모빌리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 주원료인 리튬과 흑연, 니켈 공급망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주요 투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마헨지 흑연 광산 지분 인수(750만 달러)  △호주 필바라 미네랄즈 리튬정광 구매계약(6500만 달러) △호주 갤럭시 리소스의 옴브레 무에트로 광권 인수(2억8000만 달러) 등이다.
 

과감한 결정? 과도한 투자?... BMO "포스코, 233% 프리미엄 지출한 셈”

글로벌 리서치기관은 포스코의 니켈 광산 투자를 두고 다소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레이븐소프는 1억9720만 톤의 니켈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잦은 공장 폐쇄와 대규모 감가상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퍼스트 퀀텀 미네랄즈는 2009년 BHP로부터 레이븐소프 지분 100%를 3억4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이후 레이븐소프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폭발 사고, 매각 등을 이유로 두 차례 문을 닫았고, 2009년 가동 중단으로 36억 달러의 감가상각이 발생했다.

'BMO캐피털마켓츠'의 광업 전문 연구원인 재키 슈비워프스키는 “레이븐소프의 순자산 가치는 2억5700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이런 추정에 빗대보면 포스코는 233%의 프리미엄을 지출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퍼스트 퀀텀 미네랄즈 입장에서 지분 30%를 매각한 것은 긍정적이고 전략적인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 관계자는 "클린 디젤 시대를 지나 전기차 배터리와 이차전지 소재가 가치를 인정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글로벌 리서치 보다 레이븐소프 광산의 미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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