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기계 시장 규모, 5년 연속 하락세… 잠식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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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기계 시장 규모, 5년 연속 하락세… 잠식 우려도
  • 서진기 기자, 연찬모 기자
  • 승인 2017.06.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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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조원에서 지난해 8000억원으로 지속 감소...시장축소로 기술투자 감소세 이어져
사진=픽사베이 제공

국내 농기계시장이 5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해외 시장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최근엔 외제 농기구를 사용하는 농민들이 급증하면서 국내 농기계시장이 잠식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농기계시장은 지난 2000년 1조원대 규모에서 최고점에 달한 뒤 지난해 말 8000억원 가량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농업중앙회의 정부융자지원 농기계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트랙터 판매량의 경우 지난달 3803대(1795억원)로 전년동기(4604대.2259억원)대비 17.4% 감소했다.

콤바인과 이앙기 판매량 역시 같은 기간 각각 5.4%, 14.7%씩 감소했다.

국내 브랜드들의 생산량이 급격히 줄고 있는 것도 시장 축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농기계 브랜드들의 생산규모는 1990년 연간 30만대에서 최근 연간 5만대로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이다. 시장 축소에 따라 기술 투자도 줄어들고 있어 악순환이 전망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수출판매량이 성장세에 있어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의견이지만, 언제까지 호조가 이어질 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주력기종인 콤바인 역시 올해도 판매량 감소가 예측되는 등 전체 농기계시장이 유례없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농기계시장의 하락세에 대해 △농가소득 감소에 따른 구매력 저하 △경지면적 축소세 △농기계 가격 상승 △해외 브랜드의 유입 등을 꼽았다.

반면 해외 브랜드들은 지속되는 곡물가격 상승으로 농업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연간 13~15%이상 규모가 성장했다. 

특히 구보다, 미츠비시 등의 해외 브랜드는 다양한 국가들의 지역 농업에 적합할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높아 국내 농민들 사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브랜드들의 전략적인 마케팅도 농민들의 수요를 이끄는 요인이다.

구보다를 포함한 일본 농기계 회사 상당수는 철저한 고객관계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종합적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매 과정에 대한 설명부터 농협종합자금 대출과 관련된 안내를 제공하며, 중고농기계에 대해서도 저리로 융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주말에도 AS 직원들이 현장으로 방문해 기계를 수리해주는 등 자동차 시장에 가까운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또 지역 특성을 고려한 시스템 설계로 작은 규모의 땅에서도 손쉽게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근에는 귀농·귀촌을 하려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등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국내 브랜드는 외면받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해외 브랜드와 같이 자동화 기능이나 비료투입 조절 기능 등이 탑재되지 않은 제품이 많아 기능상 불편함이 크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도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융지원과 함께 R&D 과제를 열어 기업참여를 유도하고 있지만 시장 경쟁을 직접적으로 도와주기엔 한계가 있다"면서 "농기계 회사들의 자구책 마련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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