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스타트업 문턱...경력직 선호에 신규 채용 '쌀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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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스타트업 문턱...경력직 선호에 신규 채용 '쌀쌀'
  • 서진기 기자, 연찬모 기자
  • 승인 2017.06.2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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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취업자 65% 경력직 입사...실무 경험 등 이유로 경력직 선호 현상 이어져

스타트업 개발자를 꿈꾸는 박 모씨는 국내 애플리케이션 업체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퇴근 후에도 취업사이트에서 채용공고를 살펴보지만 대다수가 경력직을 구한다는 내용 뿐이다.

박 씨는 "스타트업 개발자 채용조건 중 대부분은 대기업·스타트업 경력이 있는 사람들을 우대하는 실정"이라며 "인턴으로 근무하며 정직원 전환을 염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스타트업 취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인한 성장 가능성과 자유로운 업무 환경 등을 이유로 스타트업 취업에 나서는 구직자들이 늘고 있지만, 신규 채용의 문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에 따르면 '스타트업 근무인력의 입직 및 이직경로' 조사 결과, 스타트업 취업자의 65%는 경력직으로 입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졸업 후 바로 스타트업에 취업하는 신입 입사(34%)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경력직의 경우 중소기업으로부터 이직하는 비중이 34.8%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스타트업(23.2%) 간 이직이 그 뒤를 이었다.

전공별로는 공학계열(33.9%)이 가장 많았고 인문.사회(20.9%), 예체능(18.3%)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스타트업 인사담당자의 신규인력 선호 연령은 25~29세가 77.7%로 1위를 차지했으며, 30~34세(68%), 20~24세(15.5%)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창업에 뛰어든 이들이 준비없는 지원자들을 모두 받기엔 무리가 있다"면서 "당장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판매해야하는데 아무런 경험이 없는 신입 지원자의 경우 별도의 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 시장 안착이 성패를 좌우하는 스타트업 특성상 업무 경험이 있는 경력직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애플리케이션 업체 대표 조 모씨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건 비단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라며 "동종 업계에서 몇년을 근무했는지, 어떤 직급까지 올라갔는지가 중요하다기 보다 얼마나 주체적으로 의사판단을 내리고 수행하는지가 경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연이은 취업난으로 인해 스타트업 열풍이 불고 있지만, 많은 업체들이 경력직을 선호해 정작 구직자들은 업무경력을 쌓기가 어렵다"며 "정부 차원의 창업지원 이외에도 다양한 스타트업 관련 취업지원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대학들 역시 이 같은 경력직 선호현상을 대비하고 학생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스타트업 채용 전문 박람회를 열고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국내 대표 대학들이 그 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트업에 취업하면 학교 이미지가 안좋아진다는 분위기가 있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참가 문의를 해와도 거절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학부모들까지 스타트업 관련 문의를 해오고 있어 취업박람회 등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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