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에어택시도 LG엔솔 천하?... '리튬황 배터리' 왜 주목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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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에어택시도 LG엔솔 천하?... '리튬황 배터리' 왜 주목받나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5.2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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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현 사장 "2025년까지 리튬황 배터리 상용화"
리튬이온 대비 밀도 5배↑... 경량·고효율 구현
영하 70도 되는 22km 상공서 13시간 비행 성공
무게 가볍고 고효율... '게임 체인저' 기대감 솔솔
전기차 탑재 연구 활발... "2027년 이전 양산"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전기차 배터리 세계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차세대 배터리 출시와 관련돼,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하는 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리튬황 배터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리튬황 배터리는 현재 사용 중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벼우면서도 에너지밀도가 매우 높으며 제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다.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어 무인기, 드론을 비롯한 에어모빌리티 탑재에 안성맞춤이다. 황의 낮은 전기전도도, 짧은 수명 등 단점만 극복할 수 있다면 배터리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리튬황배터리 개발 선두주자는 LG엔솔이다. 최승돈 LG엔솔 자동차전지개발센터장은 지난달 진행된 '배터리데이 2021'에 참석해, 2025년까지 리튬황 배터리 상용화 계획을 밝혔다. 

LG엔솔은 지난해 8월 리튬황 배터리 시제품을 탑재한 무인기를 영하 70도의 지구 성층권으로 띄워 올렸다. 국내 최초로 고도 22㎞를 13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리튬황 배터리의 안전성과 성능을 확인하는 성과를 올렸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제, 음극제, 유기계 액체 전해질, 분리막으로 구성돼 있다.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충전과 방전이 반복된다. 이온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 액체 전해질이다.

액체 전해질은 극과 극의 연결에는 용이하지만 화재에 취약하다는 치명적 약점이 상존한다. 액체 전해질은 가연성(flammable)이 있어 고온·고압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있다.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무겁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양극 활물질에 주로 쓰이는 니켈(N), 코발트(C), 망간(M), 알루미늄(A) 등이 비교적 고가라는 점에서 제조원가 부담도 적지 않다.  

리튬황 배터리가 탑재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비행기(EAV-3)의 모습. EAV-3는 13시간의 비행테스트 중 7시간을 고도 12∼22km의 성층권에서 날았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리튬황 배터리가 탑재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비행기(EAV-3)의 모습. EAV-3는 13시간의 비행테스트 중 7시간을 고도 12∼22km의 성층권에서 날았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초경량·고효율... 에너지밀도, 5배 높아
제조원가 대폭 절감... 기업 부담 줄어 
   

리튬황 배터리는 이같은 단점을 해소한 차세대 제품 중 하나이다. 리튬황 배터리 주원료인 '황'은 리튬황 배터리 전체 부피의 45%를 차지하며, '슬라임'같은 반고체 형태로 탑재된다. 리튬황 배터리 양극 활물질에는 황탄소 복합체를, 음극 활물질에는 리튬메탈을 각각 적용한다.

이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리튬황 배터리는 같은 부피와 질량을 가진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5대 이상 높다. 그만큼 경량·고효율 배터리를 구현할 수 있다. 핵심 원료인 황은 전기전도도가 낮지만 매장량이 풍부해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무엇보다 현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설비 상당수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조원가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LG엔솔(전 LG화학)은 최근 10년간 전지사업 연구개발비(R&D)로 총 5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2년간 투자 금액만 1조8500억원, 투입된 개발인력은 2580명 수준이다. 
 

무인기·드론 등에 우선 탑재 전망
'플라잉카' 적용 가능성도 주목 

무게가 가볍고 가격이 저렴한 리튬황 배터리는 무인기, 드론은 물론 현대차 등이 추진 중인 도심 플라잉카 등에 탑재가 기대된다. 전기차 탑재를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성층권 비행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처럼 LG엔솔의 리튬황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는 완성단계에 와 있다. 충전·방전 시 부피 변화와 수명 단축 현상도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남은 문제는 '수율 안정성'이다. 업계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LG엔솔 측은 빠르면 25년, 늦어도 27년에는 본격적인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리튬황 배터리 개발은 무인기와 드론 산업 활성화를 이끌 호재임에 틀림이 없다. 국토부에 따르면 세계 드론 시장 규모는 2016년 7조2000억원에서 2026년에는 90조3000억원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드론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드론 조종 자격 취득자 수는 2만 명을 넘어섰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드론 산업은 17만명 규모의 고용을 창출하고 29조원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 한화, 대한항공 등이 뛰어든 '플라잉카'(에어택시) 시장도, 리튬황 배터리 개발과 더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이 산출한 플라잉카 시장 규모는 1700조원에 달한다. 한화는 2023년, 현대차는 2024년에 시제기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LG엔솔 관계자는 "리튬황 배터리는 무게도 가볍고 가격도 저렴해 전기차 배터리로 활용될 수 있다"며 "코발트 함량 조정, 단결정화 기술을 활용 등을 통해 제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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