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높여라"...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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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건전성 높여라"... 보험사, 후순위채 발행 러시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05.12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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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K-ICS 도입 준비 박차
업계, 후순위채 발행 잇따라 흥행
KB손보 8000억, 미래에셋생명 3000억 후순위채 발행 예정
KB손해보험 증권신고서(채무증권).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KB손해보험 증권신고서(채무증권).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제공

국내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후순위채란, 발행기관이 파산할 경우 다른 채권자들의 부채가 모두 청산된 이후 마지막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일반 채권보다 금리가 높아 신종자본증권과 함께 보험사들이 자본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무엇보다 금리 상승 흐름에 발맞춰 채권재분류를 실시해 지급여력비율(RBC)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다.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KB손해보험은 정정공시를 통해 기존 2000억원에서 1790억원이 증가한 3790억원 규모의 '제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자율은 3.40%이다. 상환기일은 오는 2031년 5월 13일이다.

앞서 KB손해보험은 공모희망금리 2.9%~3.5% 밴드로 10년 만기 5년 콜옵션 조건에 기반해 2000억원의 후순위채권을 모집했다. 그 결과 증권사 2440억원, 보험사 1650억원, 연기금 300억원, 자산운용사 200억원 등 4590억원에 달하는 수요가 예측됐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KB손보의 RBC비율은 2020년 대비 17.37%p 개선된 192.13%를 기록할 전망이다. RBC 비율이란,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하면서 부담하는 리스크(위험자산; 손실 가능성) 대비 충분한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수치화해 만든 것이다. 보험사의 경영상태와 재무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로 사용된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 총 8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며 ”하반기에도 외화·ESG채권 발행 등 다양한 조달수단을 검토해 수요 확보와 조달금리 절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도 30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후순위사채를 발행했다. 이자율은 3.9%다. 만기일은 2031년 4월 29일이다. 수요예측에서 4140억원이 몰리면서 발행 규모를 확대했다고 미래에셋생명 측은 전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후순위채 신규 발행 1000억원당 RBC비율은 9.3%p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영업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금리변동성 확대에 대한 사전 대응을 통해 내실 있는 경영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RBC비율은 150% 정도가 적정 수준이지만 2023년 IFRS17과 K-ICS가 시행되면 회계기준에 따라 180~190%를 확보해야 한다"며 "요구자본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미리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중 금리가 낮지만 보험사 후순위채 금리는 높기 때문에 투자자산으로서 매력적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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