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꿈 접은 치킨업계, 공정위에 '백기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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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 꿈 접은 치킨업계, 공정위에 '백기투항'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7.06.17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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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들이 바짝 긴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힌 BBQ에 대해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업계들이 불똥이 튈까봐 문단속에 나서는 모양새다. 소비자들의 반발과 양계협회의 불매 운동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과 BBQ는 가격 인상 계획에서 인하로 돌아섰다. BHC치킨은과 호식이 치킨은 한시적으로 가격 할인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 교촌, 가격 인상에서 인하로 급U턴

교촌에프앤비는 이달(6월) 말 계획했던 소비자권장가격 인상 대신 가맹점과 상생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가맹점에 부담이 되고 있는 부대비용 등도 면밀히 분석해 본사가 일부를 지원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 가맹점 운영비용에 대한 부담을 가격 인상이 아닌 다른 방안으로 상쇄해 보겠다는 것이다.

교촌 관계자는 "광고비용을 절감하는 자구책부터 실행하기로 했다”면서 "올해 하반기 계획된 광고비용의 30%를 줄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점진적으로 내년은 기존 연간 광고비에서 30~50%까지 절감할 것"이라면서 "광고 마케팅은 비용 대비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강화해 가맹점 매출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진=교촌치킨.

◇ '2만원치킨 시대' 연 BBQ, 가격 인상했다가 결국 철회

BBQ는 긴급 회의를 열고 최근 가격을 올린 30개 치킨 제품의 가격을 모두 원래대로 되돌리기로 결정했다. 앞서 BBQ는 지난달 초 '황금올리브치킨'을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리는 등 두 차례에 걸쳐 30개 제품 가격을 900~2,0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제품이 2만원 안팎의 가격을 형성하게 됐다.

BBQ 측은 "인건비 상승과 임대료 부담, 배달앱 수수료 등 비용 상승에 따라 가맹점의 요구대로 가격을 인상했다"며 "하지만 AI피해 확산에 따른 양계농가 보호, 서민 물가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가격 인상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BBQ.

◇ BHC치킨, '가격 할인' 결정… 최대 1,500원까지

BHC치킨은 한 달간 치킨 값을 최대 1,500원 인하 하겠다고 밝혔다. 할인 메뉴는 주력 메뉴인 '뿌링클 한마리'와 '후라이드 한마리', '간장골드 한마리'이다. 할인 인하폭은 1,000원에서 1,500원이다. 이에 따라 뿌링클 한마리(1만7000원)는 1만6000원, 후라이드 한마리(1만5000원)는 1만4000원, 간장골드 한마리(1만6000원)는 1만4500원에 각각 판매한다.

BHC치킨 관계자는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농가와 소비감소로 인한 가맹점 피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을 감안해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위축돼 있는 소비심리를 개선시키고 소비자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BHC치킨.

◇ 호식이두마리치킨도 할인 대열에 합류 

호식이두마리치킨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2주 동안 '두마리 세트메뉴'는 2000원, '한마리 및 부위별, 단품 메뉴'는 1000원 할인한다고 밝혔다. 공지에는 "죄송함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미약하나마 고객님 마음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자 한다. 앞으로 고객을 위한 브랜드, 가맹점주님과 함께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호식이두마리치킨.

◇ 또봉이통닭 할인 이벤트 '제일 먼저'

또봉이통닭은 지난 14일 가격 인하 방침을 발표했다. 할인 메뉴는 양념통닭(1만1000원→1만450원)과 파닭(1만2000원→1만1400원), 간장마늘통닭(1만2000원→1만1400원) 등이다. 신메뉴의 하락폭은 더 크다. 갈비통닭(1만3000원→1만1700원), 또봉이맵닭(1만3000원→1만1700원), 순살텐더(1만2000원→1만800원) 등은 최대 10% 가격을 내린다. 단 낮은 가격을 고수하고 있던 또봉이통닭(8900원)은 가격은 그대로다. 

또봉이통닭 복희수 본부장은 "최근 모든 먹거리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서민물가 안정 차원에서 큰 폭의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며 "가격 인하분은 본사에서 100% 보전해주기 때문에 가맹점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또봉이통닭.

◇ 나홀로 가격 인상 KFC, 돌아설까

주요 치킨 판매점 중 BBQ마저 인상을 철회하자 KFC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다른 경쟁 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하거나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어 가격 인상 방침을 계속 유지하는데 명분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칫 소비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혀서 오히려 매출이 떨어질 수 있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KFC는 지난 1일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1만7,500원에 판매되고 있는 핫크리스피 오리지널 치킨 가격을 1만8,400원으로 올렸다

사진=K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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