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도 좀 살자"... 민노총 몽니에 파리바게뜨 점주들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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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도 좀 살자"... 민노총 몽니에 파리바게뜨 점주들 '울분'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4.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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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제빵사·1노조도 등돌린 민주노총 투쟁
"변한 게 없다"... 2노조 민주노총 투쟁 선포
한노총 "민노총 갈등조장 중단"... 노노갈등 확산
"근무시간·급여체계 다른데 동일 조건 억지 요구"
'사회적 합의' 3주년 기념 촬영. 사진= SPC
'사회적 합의' 3주년 기념 촬영. 사진= SPC

SPC 자회사 피비파트너즈의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임금체계 개선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을 벌이고 있다. 파리바게뜨가 3년 전 약속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노조탄압을 하고 있다며 또다시 거리로 나선 것이다. 이에 제1노조인 한국노총과 가맹점주들은 현실성이 결여된 억지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노노갈등, 노점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정의당 이정미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노동계는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을 지적하며 SPC를 고발했다. 고용노동부는 조사를 통해 제빵기사 4362명과 카페기사 1016명 등 모두 5378명의 불법파견과 연장근로수당 등 110억1700만원의 임금체불을 적발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이들을 직접고용하지 않을 시 500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고 명령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는 법원에 '시정명령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2018년 파리바게뜨지회, 가맹점주, 시민단체,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정의당 비상구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기사들을 직접고용하고, 3년안에 본사 소속 제빵기사 수준에 맞추겠다는 '사회적 합의'를 맺었다.

피비파트너즈는 지난 3년간 임금을 총 39.2% 인상하는 등 연봉과 복리후생을 파리바게뜨와 동일 수준으로 향상시키고, 매년 노사 간담회를 개최해 소통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 합의 조항을 충실히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휴무일도 협력사 소속 당시에 비해 30% 이상 늘리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력의 김종보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소속 노조원들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지난 1일 피비타트너즈가 '사회적 합의'를 충실이 이행했다고 선언하며 새로운 비전을 알리는 선포식을 가지자 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며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고 나선 것이다. 

시위 중인 피비파트너즈 민주노총 화섬노조 소속 노조원들. 사진= 화섬노조
시위 중인 피비파트너즈 민주노총 화섬노조 소속 노조원들. 사진= 화섬노조

 

민주노조, 나 홀로 주장... "노노갈등 우려"

파리바게뜨에는 두 개의 노조가 있다. 1노조는 한국노총이고, 2노조는 민주노총이다. 2노조인 민주노조는 '사회적 합의' 선포식에 불참하며 "사회적 합의 이행 발표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주노총 노조는 지난 13일 전국 기자회견을 열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김율현 민주노총대전지역본부장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지 3년이 지났지만 변한 게 없다"며 "여전히 노동조건은 열악하고 연장근로수당을 요구할 수도 없다"고 발언했다.

또 현장 발언에 나선 파리바게뜨 근로자는 "인력부족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되지 않았고, 휴무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조는 "오늘을 시작으로 전국 3000개 파리바게뜨 매장과 SPC 산하 계열사에 대한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1노조인 한국노총은 우려를 표했다. 한국노총 소속 피비파트너즈노동조합은 1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민주노총 화섬노조의 행동에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며 "2노조가 법률에 근거한 교섭 대표노조의 노력과 성과를 폄훼하고, 전국적인 집회를 진행해 지속적인 갈등과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근거 없는 선전 선동으로 4000여명의 피비파트너즈 노조 조합원은 물론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제빵기사들에게까지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더 이상 노동자들 사이에 편가르기와 소모적인 갈등 조장을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들 "억지 우기기 그만하라"

가맹점주들도 민주노총 노조의 최근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한 가맹점주는 SNS에 글을 올려 "이제 그만 좀 하지! 점주들도 좀 살자!"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 따르면 본사 소속인 파리크라상 직원과 가맹점포에 용역직 기사로 파견하는 피비파트너즈 기사들의 임금은 구조적으로 동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파리크라상은 호봉제를 기초로 하고, 피비파트너즈는 직무급제로 임금체계가 달라 동등한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 협의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민주노조의 주장대로하면 가맹점에서 하루에 빵 100개를 만드는데 1년차 기사에게 100만원을 준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10년차 기사가 오면 같은 생산량인데도 500만원을 줘야 한다. 어느 점주가 500만원이나 주고 빵 100개를 만들겠나"며 "민주노조에서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강남 같은 상권이 좋은 곳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일 매출이 500에서 1000만원까지 올리는 곳이기 때문에 보수가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만큼 하루종일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일 할 수 밖에 없다. 

반면, 가맹점들은 일 평균 매출이 100~25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기사들에게 용역비 명목으로 월 400~5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근무시간도 사실상 하루 4~6시간이면 더 이상 일 할 게 없다. 하지만 노동법상 8시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점주들은 어쩔 수 없이 기사들이 8시간을 채우게 하고 있다. 생산성 측면에서 직영점과 비교가 안되는데 똑같은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점주들은 한 달에 400만원도 가져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토로했다. 이는 점주 본인의 노동력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또한 그는 민주노조의 최근 투쟁과 관련해 "한국노총 소속 기사가 4000명이고, 민주노총 소속은 초기 700명 수준에서 최근 500명까지 줄었다"며 "노동법상 과반 노동자가 가입된 한국노총이 대표교섭권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노총이 본인들의 영향력을 늘리고 싶으면 대화로 논의를 해야지 선전만하고, 점주들을 협박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민주노총 노조들이 가맹점 앞에서 음향장비를 동원해 시위하는 것을 두고 "영업하는 가게 앞에서 대체 뭐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정식으로 집회 신고하고 진행하는 것이라 그만하라고 말도 못한다"고 호소했다. 더불어 "할거면 차라리 회사 앞에서 하지 왜 가맹점 앞에서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SNS에 글을 올린 가맹점주는 글 말미에 "경력기사들이 저매출 매장으로 파견 가고 싶어서 줄을 선다. 그럼에도 노사간 단체협약에 의한 고용조건으로 인해 최저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용역비를 내고 있다"며 "가맹점 기사와 자체 기사의 수요가 폭증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이어 "차후에 용역기사를 안쓴다면 점포 앞에 와서 시위 할건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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